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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외계+인'과 최동훈 감독 비하인드, PD에게 다 들었다



영화

    [EN:터뷰]'외계+인'과 최동훈 감독 비하인드, PD에게 다 들었다

    핵심요약

    6년 대장정 '외계+인' 프로젝트에 도전한 사람들 <하> 프로듀서 편 ②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와 함께 살펴본 '외계+인' 비하인드와 성취

    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 스포일러 주의
     
    '도둑들'(2012) '암살'(2015) 그리고 '외계+인' 1부(2022)를 거쳐 '외계+인' 2부(2024)까지 최동훈 감독이 뛰어다닌 현장에는 항상 김성민 프로듀서(PD)가 있었다. 늘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최 감독을 홀로 뛰게 할 수 없어서 김 PD가 늘 곁에서 함께 뛰었다. 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최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든든하게 지켜왔다.
     
    '외계+인' 프로젝트라는 녹록지 않은 도전에 뛰어든 후 최 감독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그 역시 최선을 찾아, 가능성을 찾아 현장 안팎을 누볐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다. 바로 '사람'과 '자신감'이다. 언제든 함께해줄 수 있는 든든한 동료,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는 자산은 '외계+인'이 그에게 남긴 커다란 성취이기도 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외계+인' 프로젝트를 통해 새삼 느낀 최동훈 감독이란 어떤 연출자였는지, 또 최 감독과의 러닝타임은 할 만했는지, '외계+인' 완성을 위해 그가 어떤 노력까지 했는지 그리고 '외계+인'이 그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에 관해 풀어봤다. 제법 재밌는 그리고 놀라운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 

    프로듀서가 본 최동훈 감독

     
    김 PD는 '도둑들' '암살'에 이어 '외계+인'까지 최동훈 감독과 함께 작업했다. 오랜 시간 최 감독을 지켜본 그는 "가장 존경하는 건 빠른 판단력"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님은 예를 들어 원했던 장소가 섭외가 안 됐다고 하면 차선책을 '최선'의 장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신다"며 "주어진 환경에서 빠른 판단과 함께 최선을 다한다는 건 일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점"이라고 했다.
     
    또 "물론 영화는 협업의 예술이지만 한편으로는 감독의 예술이기도 하다. 한국은 또 감독이 작가이기도 해서 감독에게서부터 모든 게 출발한다"며 "그러면 외골수가 되기 쉬운데 감독님은 스태프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디어가 영화에 반영되는 걸 보는 연출제작팀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오랜 시간 최 감독의 변하지 않는 또 다른 점은 바로 현장을 종횡무진 뛰어다닌다는 것이다. 배우들과 이야기할 때도 무조건 현장을 뛰어다닌다. 현장에서 배우와 이야기하고 뛰어오는 와중에 그 시간도 아까워서 "슛!"을 외치는 게 최 감독이다. 덕분에 김 PD도 최 감독과 열심히 현장을 뛰어다녔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암살' 촬영할 때 전지현씨가 스나이퍼가 돼서 일본군을 저격하는 장면을 찍는 날이었어요. 정말 멀었거든요. 전지현씨가 있던 곳과 모니터 사이 거리가 한 200m는 되는데, 그 밤에 거기까지 달려가는 거예요. 감독님이 달리니까 저도 같이 뛰고, 뛰면서 이야기하고. 정말 힘들었어요." (웃음)
     
    그는 이번엔 다행히 세트 촬영이 많아서 현장과 모니터 사이 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 뛰어다니기 비교적 편했다며 웃었다. "전력 질주 안 해도 되는 거리가 대부분"이었다며 "다행이었다"고 또 한바탕 웃었다.

    영화 '외계+인' 1부 화면 캡처.영화 '외계+인' 1부 화면 캡처.

    우왕좌왕 그리고 아기 이안의 비밀

     
    '외계+인' 현장의 여러 가지 비하인드를 들려주던 김 PD는 무륵의 부채 속에 사는 고양이 콤비 우왕(신정근)과 좌왕(이시훈)의 탄생 과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해 줬다.
     
    영화의 귀여움을 담당하는 고양이 우왕좌왕은 디지털 캐릭터다. 그러나 이 디지털 고양이를 '진짜'처럼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실제' 고양이가 있어야 했다. 원하는 위치에 두고 촬영할 수 없기에 현장에 풀어놓고 고양이를 찍었다. 그렇다면 이들 고양이 모델은 어디서 왔을까.
     
    "한 마리는 한국 특유의 얼룩 고양이, 한 마리는 검은 고양이로 해서 여러 고양이를 스캔했어요. 한 여섯 마리 스캔해서 그중 두 마리를 선택하고, 그 두 마리를 현장에서 촬영했어요. 그 중 한 마리가 이경미 감독님 고양이예요."
     
    고양이 모델이 정해진 후 우왕과 좌왕을 연기한 배우 신정근과 이시훈은 고양이 연구에 몰두했다. 꾹꾹이 하는 모습, 고양이가 뛰어올라 할퀴는 모습 등 고양이 특유의 행동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서 열심히 따라 했다. 김 PD는 "배우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디테일하게 보면 그런 잔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영화 '외계+인' 비하인드 스틸컷. CJ ENM 제공'외계+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촬영하면서 많은 것이 유동적으로 바뀌었다. 기차 신도 당초 야외 촬영이 실내로 바뀌었고, 장소 섭외가 이뤄지지 않아 장소도 숱하게 바뀌었다. 가장 난관은 아기 이안 역을 섭외하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팬데믹에 갓난아이를 촬영장에 보내려는 부모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PD가 결단해야만 했다. 바로 크랭크인쯤 태어나 당시 7개월이던 자신의 딸을 출연시키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아내가 흔쾌히 동의해 줬다. 김 PD는 아내 그리고 장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9월 어느 날 밤, 아이를 포대기에 업고 나타난 한 여성의 모습에 스태프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한밤중에 아내와 아이만 문경으로 내려보낸 무정한 아빠를 향한 원성의 소리였다. 그때까지 김 PD의 아내와 아이인 줄 몰랐던 거였다. 당시 이야기를 하던 김 PD는 "신기한 게 그때 아이가 많이 울었는데 기가 막히게도 김우빈씨가 나타나자 울음을 멈추더라. 7개월짜리도 알아보는 김우빈씨의 미모였다. 그 아이가 이제 다섯 살이 됐다"며 웃었다.
     
    7개월 아이가 다섯 살이 되는 시간, 한국영화 사상 최장기 프로덕션이 남긴 또 다른 재밌는 에피소드는 바로 '프로덕션 베이비'다. 엔딩 크레딧에는 프로덕션 기간 태어난 일곱 명의 아이 이름이 나온다. 김 PD는 "엄마 아빠가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소중하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영화 '외계+인' 제작사 케이퍼필름 김성민 프로듀서. 박종민 기자

    '외계+인' 프로젝트가 김성민 프로듀서에게 남긴 것

     
    하이라이트 액션이라 할 수 있는 2부 후반부, 가드(김우빈) 집 앞 액션 신을 찍을 당시 눈이 내렸다. 촬영 장면에 눈이 들어가면 안 됐기에 모든 스태프가 달려 나와 눈을 치웠다. 이처럼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스태프가 함께했다. 최장 프로덕션임에도 각자 사정으로 하차한 열 명도 안 되는 스태프 외에 전 스태프가 그 긴 시간을 '외계+인'을 위해 힘을 모았다.
     
    김 PD는 "혹시나 힘든 사람이 없는지, 정말 힘들면 교체해 주겠다고 했는데 아무도 그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다들 새로운 역사를 이루는 작업을 완주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던 거 같다"며 "사람을 얻은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쉽지 않은 도전을 끝까지 해준 스태프들 덕분에 김 PD 역시 '외계+인'이라는 도전을 후회 없이 마칠 수 있었다. 그는 "오롯이 국내 기술로, 우리 역량으로 만들어보자는 목표가 있었다. 다들 정말 최선을 다해 임해줬고,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김 PD 역시 자신감을 얻었다. 그 어떤 프로젝트가 주어져도 할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의 표현대로 하면 '도둑들'과 '암살'은 아이들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로 '외계+인'은 도전적인 프로젝트였다.
     
    "이보다 더 힘든 영화는 별로 없을 거 같아요. 감독님이 '외계+인' 3부를 하자고 하지 않는 이상은…(웃음) '외계+인'이 다른 감독, 다른 팀들에게 '이렇게까지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을 심어주는, 한국영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만든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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