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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독도에 '영토분쟁 있다'? 정신줄 놓은 軍 정신전력 교재[안보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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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우리 땅 독도에 '영토분쟁 있다'? 정신줄 놓은 軍 정신전력 교재[안보열전]

    편집자 주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김형준 기자


    [앵커]
    국방부가 최근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다시 만들었는데요, 이 곳에 독도를 일본과의 분쟁지역이라고 표기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오늘 전량 회수가 결정됐습니다.

    마침 국방과 외교, 통일 이슈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안보열전' 코너, 오늘 마련돼 있습니다. 김형준 기자에게 자세한 내용 들어 보겠습니다. 일단 기본교재에서 문제가 된 부분이 뭔가요?

    [기자]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독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198페이지. 국방부 제공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198페이지. 국방부 제공
    198페이지에 보시면 한미동맹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언급한 구절이 있어요.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얼핏 들으면 그렇네 할 수 있는데, 이건 우리 정부 공식 입장과 다른 얘기거든요. 외교부 임수석 대변인의 오늘 브리핑 내용입니다.
    "독도는 역사적·지리적 그리고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입니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독도는 외교 교섭이나 사법적 해결의 대상도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앵커]
    아니, 한국 사람이면 다 아는 내용 아닙니까? 독도는 우리 땅이니까 영토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잖아요?

    [기자]
    그런 건 없다.

    [앵커]
    이게 우리 정부 공식 입장인데 국방부는 영토분쟁의 대상이다, 이렇게 교재에다가 써 놨다는…

    [기자]
    (영토분쟁이) 있다고 써놨다는 거죠. 임 대변인은 외교부와 국방부가 이 교재를 갖고 사전 협의를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62페이지. 국방부 제공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62페이지. 국방부 제공
    그리고 교재에 한반도 지도가 한 10여개가 나와요. 이 지도에서 독도가 다 빠진 점도 문제로 지적이 됐습니다. 울릉도는 나와 있는데 독도가 없어요.

    이게 국방백서처럼 대외에 발표하는 문서는 아니예요. 사실 군 내부 자료에 더 가까운데 이걸 가지고 향후 5년 동안 우리 국군 장병들이 전에 제가 나와서 말씀드린 정신교육, 정훈교육을 받게 되거든요.

    국방부는 오늘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전하규 대변인입니다.
    "주어들이 이들 국가지 않습니까? 주변 국가. 주변 국가들이 영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하고 있다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우리 국가가 독도를 영토분쟁으로 인식한다, 그런 식의 기술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아니 그렇게 써놓고 그런 식의 기술은 아니라고 하니까, 해명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기자]
    그러니까 이 브리핑 직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크게 질책하고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하라고 지시했겠죠?

    국방부는 중요한 표현상의 문제점이 식별됐다면서 전량 회수해서 보완하고, 문제점들은 감사 등을 통해 조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재 집필진 명단에 보면 국방부 김수광 정책기획관, 김성구 정책기획차장, 추동호 정신전력문화정책과장 등이 적시돼 있는데 책임을 면하기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도대체 어떤 배경으로 이런 기술이 들어갔는지 확인을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은데, 앞서 말씀하셨던 게 한두개가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또 어떤 부분이 잘못됐습니까?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83페이지. 국방부 제공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83페이지. 국방부 제공
    [기자]
    83페이지에 보시면 민주화 과정을 설명하면서 "북한이 일으킨 6.25 전쟁과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로 반공의식이 강화되었고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오도 발생했다", 이렇게 적어 놨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는 12.12 군사반란을 일부 과오라고 퉁쳐놓은 거예요.

    바로 뒤에 "우리 국민은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을 통해 민주화를 이뤄냈다", 뭐 이래 적어 놓긴 했는데요, 2019년에 나온 교재에서는 "수십년에 걸친 장기간의 권위주의 정부 체제 하에서 민주화를 지연시키면서 부정부패와 과도한 중앙집중현상 등 여러 폐단이 나타났다" 이렇게 적어 놓은 것과 좀 대조되네요.

    [앵커]
    이게 이전 버전엔 이렇게 적혀 있었단 거죠.

    [기자]
    네. 군부 독재정권의 과오는 사실 부당한 명령에 복종해야 하느냐 아니냐, 이 문제로 이어집니다. 왜냐면 군인은 합법적으로 국가폭력을 독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군인정신을 다룬 항목이 또 있는데 여기에 보면 '상관에 대한 충성'과 규율, 기강 이런 건 강조하고 있는데 기존에 있었던 '명령과 복종의 한계'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습니다.

    이건 무슨 말이냐면 불법적인 명령은 복종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복종하면 그게 잘못이다, 이런 건데 이런 기술은 아예 사라졌어요.

    [앵커]
    상당히 문제가 크네요. 또 있습니까?
    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22페이지. 국방부 제공국방부가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 22페이지. 국방부 제공
    [기자]
    22페이지에 보면 "이승만을 비롯한 지도자들의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대한민국의 정치체제로 선택"했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83페이지에 '4.19 혁명'이 언급되긴 하는데요, 3.15 부정선거나 사사오입 개헌 등 이 전 대통령의 과오는 이 교재 전체적으로 봐도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마침 국가보훈부가 지난 성탄절날 '세계 속 독립운동'을 주제로 우리나라 독립을 세계에 호소했던 독립운동가들을 2024년 독립운동가로 선정해서 발표했어요. 1월이 이승만 전 대통령입니다.

    [앵커]
    근데 과오도 많잖아요. 그런 부분이 이번엔 다 빠졌다는 건가요?

    [기자]
    이게 끝이 아닙니다. 사실관계가 아예 틀린 것도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 '20세기 북한문화예술사전'북한대학원대 '20세기 북한문화예술사전'
    북한은 국가로 김일성 찬양가를 사용한다, 이런 말이 17페이지에 있거든요. 근데 북한 헌법에 따르면 국가는 애국가입니다. 우리나라 거랑은 다릅니다.

    근데 이 가사에는 김일성 찬양 내용이 없어요. 왜냐면 1947년에 만든 노래입니다. 김일성이 1인 독재 체제 확립하기 전에 만든 거거든요.

    다만 이 애국가를 작곡한 김원균이란 사람이 '김일성 장군의 노래'라는 찬양가를 작곡한 건 맞아요. 그러니까 틀린 얘기를 부풀려 적어 놓은 겁니다. 북한 체제를 비판할 수 있는데, 사실에 맞는 비판을 해야죠.

    [앵커]
    근데 김 기자가 보시기엔 일련의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났을까요?

    [기자]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는데 군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문민 정치인에 복종해야 하는 신분입니다. 정치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군에 개입하면 군에서는 사실관계까지 뒤트는 이런 일이 생기는 거예요.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을 지냈던, 커뮤니케이션 앱 '마편'을 운영하는 엄효식 대표입니다.
    "교재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나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교재를 좀 들여다봤어야 되거든요. 레드 팀 차원에서 이것을 다르게 해석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좀 다양하게 들어봤어야 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반영을 했더라면 이런 독도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은 좀 사전에 거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게 좀 부족했던 것 같아서 좀 아쉽죠."

    [앵커]
    사실관계까지 틀린 내용도 들어갔다. 오늘 김형준 기자와는 본방송 이후에 유튜브 '뒷담'에서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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