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제주. 고상현 기자기후변화로 강수량이 늘어나고 기온이 올라가면 실외 생산활동에 영향을 받는 건설·부동산 업종 등을 중심으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역적으로는 제주·경남 지역의 피해가 클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위험)의 실물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후 조건을 반영해 피해 함수를 추정한 결과, 어떤 지역의 연간 총강수량이 1ｍ 늘어나면 해당 지역 내 총생산(1인당 기준) 증가율이 2.54% 하락했다.
특히 고온과 강수량 등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건설업(-9.84%), 비금속광물·금속제품업(-6.78%), 기후 피해 관련 보험금 지급 등이 늘어나는 금융·보험업(-3.62%) 등의 부가가치 성장이 타격을 받았다.
연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성장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산업별로는 도소매업과 부동산업 등 일부 업종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확인됐다는 게 이번 보고서의 골자다.
도출된 강수량·기온 피해 함수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영향이 5년간 누적(향후 관측 가능성이 큰 강수량·기온 변화분의 중간값 적용)되는 상황을 가정하자 건설업(-4.90%)·부동산업(-4.37%)·섬유의복 및 가죽제품(-2.53%)·비금속광물금속(-1.76%)·금융보험(-1.13%)에서 피해가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남쪽에 위치하면서 도시·산업화 수준이 높은 제주(-3.35%)·경남(-2.39%)·대전(-1.54%)·부산(-1.31%).대구(-1.03%) 등의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이지원 금융안정국 과장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기온과 강수량 증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홍수·가뭄·산불 등 급성 기후 변화에 따른 직접 피해 영향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