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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양서 '조기경보통제기' 만드는 정황 위성에 포착됐다



국방/외교

    北 평양서 '조기경보통제기' 만드는 정황 위성에 포착됐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소속의 연구원이 엑스(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위성사진. 엑스 캡처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소속의 연구원이 엑스(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위성사진. 엑스 캡처
    북한이 Il-76 수송기를 개조해 '하늘의 레이더'로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또는 특수목적 항공기를 만들고 있는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측이 공개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의 11월 30일자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이 이 곳에서 소련 일류신 설계국의 Il-76 수송기에 개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보인다.

    AWACS는 쉽게 말해 비행기에 레이더를 달아 공중에 띄워 탐지 범위 등을 늘린 무기체계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지상에 배치된 레이더는 목표와 멀리 떨어질수록 일정 고도 이하의 목표를 탐지하지 못하며, 가까울수록 탐지 정확도가 높아진다. 그런데 AWACS를 활용하면 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다만 전자장비 등을 탑재할 공간이 필요해 여객기를 개조해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E-737 '피스아이'의 원형은 유명한 보잉 737 여객기다. Il-76도 AWACS 버전이 있는데 러시아가 운용하는 모델은 A-50, 중국이 독자적으로 만들어 운용하는 모델은 쿵징(空警)-2000이다. A-50은 2019년 7월 동해에서 독도 영공을 넘어와 우리 공군 F-15K가 실탄으로 경고사격을 했던 바로 그 기체이기도 하다.

    사진을 보면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Il-76 위에 무언가를 올리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미국의 항공우주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 김민석 한국 특파원은 "사진에서 안테나를 설치하고 있는 위치는 항공기의 무게중심 근처로, 만약 조기경보 안테나라면 해당 위치가 맞다"며 "완성된 형태라면 안테나의 둘레는 현재보다 2배 정도 커야 한다. (A-50보다) 레이더가 작아 보이지만 설치하는 과정 중에 있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군사 커뮤니티 '밀리돔' 대표이자 칼럼니스트 최현호씨는 "지지대를 올리는 모습은 (AWACS 외에) 별다르게 볼 것이 없다"며 "다만 외국의 AWACS와 성능 비교를 할 수 없다는 특성상 대내선전용일 듯하다"고 설명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은 "AWACS 개조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다고 해도 성능이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다"며 "러시아의 도움이 없이는 쉽지 않다. 즉 러시아의 도움이 있다면 가능하고,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욱 연구위원은 AWACS 외의 다른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상통제소와 통신을 중계하는 등의 역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특파원도 "전자전기로 개조해, 안테나를 통해 광대역 재밍(전파방해)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느 쪽이든 개조한 비행기가 제대로 날아다닐 수 있을지는 또다른 문제다. 이를 검증하는 것을 '감항인증'이라고 한다. 김 특파원은 "기존 항공기를 개조해 특수목적기로 만들려면 감항인증이 필요한데, 항공기 비행제어는 매우 어려워 대충 개조하는 식으로 했다간 추락한다"며 "우리조차도 이 감항인증 역량이 완전하게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그렇게 멀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은 9월 북러정상회담 이후로 최근 러시아와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A-50에 쓰인 여러 기술들을 러시아가 제공하고 있을 수도 있는 셈이다.

    단 이러한 개조 작업이 정말로 특수목적 항공기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혹은 한미 정보당국을 속이기 위한 기만책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한 소식통은 "AWACS로 운용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어 보이지만 북한이 그럴 만한 기술이 있는지 의문이다"며 "아직은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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