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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거에서 56년 이후 첫 반대표 등장…0.1% 안팎 반대

北 선거에서 56년 이후 첫 반대표 등장…0.1% 안팎 반대

26일 지방인민회의 선거에 개정 선거법 첫 적용
통일부 "반대표 나와도 실질적 선거권 보장과는 거리 멀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룡성기계연합기업소에 마련된 선거장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룡성기계연합기업소에 마련된 선거장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선거에서 56년 이후 처음으로 반대표가 나왔다. 지난 26일 진행한 지방인민회의 선거에서이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투표에 참가한 선거자들 가운데서 도(직할시)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들에 대하여 찬성 투표한 선거자는 99.91%, 반대 투표한 선거자는 0.09%"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시(구역), 군인민회의 대의원후보자들에 대하여 찬성투표한 선거자는 99.87%, 반대 투표한 선거자는 0.13%"라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방인민회의 선거에서 반대표가 나온 것을 공개한 것은 지난 1956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56년 11월 리 인민회의 선거에서 99.73%, 시·군 인민회의 선거에서 99.89%의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선거에서는 찬성률 100%를 주장해왔다. 
 
가장 최근 선거인 지난 2019년 7월 진행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99.98%가 투표에 참여해 100%가 찬성했고, 같은 해 3월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선거 때도 유권자의 99.99%가 선거에 참여해 역시 100% 찬성률을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 선거에서 반대표가 등장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정 선거법이 처음 적용된 이번 선거에서 반대표가 등장하고 이를 보도한 것은 대중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충분히 표명한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으로 실질적인 선거권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북한 선거제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계속 있어왔기 때문에 자유로운 선거임을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투표에서) 파란 색이 찬성 투표함이고 빨간 색이 반대 투표함이었는데 눈에 보이게 공개투표를 한 것"이라면서, "이런 식의 공개투표가 자유로운 민주국가에서 볼 때 얼마나 이상한 모습으로 비춰질 지에 대한 인식도 없이 노동신문에 사진을 게재한다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8월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법'을 개정한 바 있다. 이번 지방인민회의 선거에 처음 적용된 개정 선거법은 먼저 대의원 후보자를 선정하는 단계에서 예비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가렸다.
 
아울러 투표실 구조도 바꿔 '찬성'과 '반대' 글자를 붙인 서로 다른 색깔의 투표함 2개를 마련하도록 했다. 과거 선거에서는 반대투표를 할 경우 펜으로 해당 투표지에 선을 그어 투표함에 넣었으나, 이번 선거부터는 선을 긋는 절차 대신 별도의 반대 투표함을 마련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6일 오전 10시부터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전국 각지의 모든 선거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6일 오전 10시부터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전국 각지의 모든 선거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북한이 선거법 개정을 통해 후보자 등록 전에 경선을 거치는 등 경쟁 요소를 일부 도입하고 반대투표에 대한 부담도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여 0.1% 안팎의 반대투표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선거 투표율이 99.63%로 "다른 나라에 가있거나 먼 바다에 나가 투표하지 못한 선거자는 0.37%, 기권한 선거자는 0.000078%"라고 밝혔다.
 
과거 통상적으로 발표되던 '99.98%'의 투표율에서 0.35%가량 투표율이 감소한 것은 '국가통제력 약화의 징후'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북한 체제를 볼 때 최근에 갑자기 특별하게 통제력이 약화되고 그런 결과가 이번 투표 결과에 반영되었다고 추정할 만한 근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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