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의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검·경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의 억대 금품수수 정황을 잡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용식 부장검사)는 임정혁(사법연수원 16기) 전 고검장과 곽정기(33기) 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총경)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20일 "검경 수사와 구속을 막아주겠다"며 백현동 시행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로부터 1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동규 KH부동산디벨롭먼트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이 법조 브로커인 이 회장을 통해 정 대표 변호인으로 선임됐고, 이후 변호사 수임료 명목으로 억대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임 전 고검장은 1억원대, 곽 전 총경은 7억원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들이 받은 돈 중 일부가 정당한 수임료가 아니라 수사 무마 로비 명목이라고 보고 있다.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청탁 및 알선 명목으로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실제 이들이 수사 기관을 상대로 로비를 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변호사가 수사 기관에 변호인 선임서나 위임장을 내지 않고 수사 중인 사건을 변호하는 것도 불법이다.
정 대표는 경찰 수사를 받고 검찰 단계에서 회삿돈 약 480억여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임 전 고검장은 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등을 역임한 공안통으로 평가된다. 서울고검장과 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등을 거쳐 2016년 2월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사법고시 경정 특채인 곽 전 총경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장(현 중대범죄수사과장), 서울청 지수대장 등 경찰 내 수사 분야 요직을 거쳤다. '버닝썬'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2019년 돌연 사직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를 소환해 정확한 사건 수임과 금품수수 경위, 수사 무마 등 청탁의 실현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