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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행진을 불법이라며 표적 연행" 전장연, 경찰 규탄

"합법 행진을 불법이라며 표적 연행" 전장연, 경찰 규탄

경찰, 11일 전장연 활동가 2명 현행범 체포…공무집행방해 혐의
전장연 "미리 협의된 평화로운 행진을 불법 도로점거라며 몰아냈다" 반발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희영 기자13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희영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도심 집회 후 행진 중 경찰관을 밀친 혐의로 전장연 소속 활동가 2명을 연행한 것은 부당하다고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예고했다.

13일 오전 전장연은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대문경찰서가 전장연의 합법적 행진을 불법 점거로 몰아 표적 연행했다"며 "법적 자문을 거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 남대문경찰서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 11일 서울지하철 서대문역에서 독립문역까지 이어지는 통일로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경찰과 충돌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행진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선전전을 준비하는데 경찰이 갑자기 행진 경로를 중간에 차단했고 우리를 민주노총 등 행진 무리로부터 고립시켰다"며 "경찰, 민주노총 집회 담당자 등과 평화롭게 협의해 이동하는데 갑자기 남대문서 경비과장이 두 차례 경고방송을 하고 휠체어 탄 중증장애인들을 인도로 몰아내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사인 정동은 활동가는 "경찰이 장애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팔다리를 잡아 사람을 짐짝처럼 들어 올렸다"며 "이 과정에서 장애인이 다칠 수 있고 폭력이라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정 활동가는 "제가 활동지원사라고 수차례 밝히며, 휠체어에서 추락한 중증장애인 여성을 휠체어에 안전하게 앉힐 수 있도록 돕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갑자기 저를 잡아채 연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경찰은 저를 뒤따라오며 항의하던 중증장애인 이창준 활동가가 탄 전동휠체어를 강제로 수동 변환하려고 시도했다"며 "경찰은 제 머리채를 잡고 머리를 눌러서 검은 봉고차에 밀어 넣었고, 차량 바닥에 고꾸라져 엎어진 제 다리를 꺾어 봉고차에 실었다"고 증언했다.

남대문서 조사 과정에서도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됐다. 정 활동가는 "온몸에 통증이 느껴져 '병원 진료를 받겠다'고 요청했으나 '포승줄과 수갑을 차야 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또 "한 수사관은 얼굴에 입김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대고 비아냥대 강압적이고 불쾌하게 느껴 '비켜달라'고 요청했으나 두 번이나 그런 행위를 저질렀다"며 울먹였다.

이날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는 "집회 현장은 수사기관의 채증이 이뤄지고 사람이 많아 도망 또는 도주 우려가 없지만 경찰은 현장 안전을 위해 항의하는 활동가를 현행범 체포했다"며 "체포 필요성이 없는데 영장 없이 체포하는 건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1일 오후 5시쯤 서울 중구 서소문로 도로에서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참가해 함께 행진하던 중증장애인 이창준 전장연 활동가와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사인 정동은 활동가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정씨 등 2명은 거리 행진에 참여하던 중 전동휠체어 손잡이가 부서지는 등 경찰과 활동가 간 실랑이가 벌어지자 이에 항의하며 서소문로를 통제하던 경찰관을 밀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고 12일 오후 6시쯤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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