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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국힘 유정복, '김포의 서울 편입'에 찬물 끼얹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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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뒤끝작렬]국힘 유정복, '김포의 서울 편입'에 찬물 끼얹은 이유

    편집자 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총선 주도권 선점' 여당 분위기에 "정치 쇼" 맹비난
    검단 서울 편입 저지·체급 키우기·김포 애정·대통령실 배후 등 의도 해석 난무
    '선출직 최고참' 유정복의 일성 "정치 불신"…"자기 소신"으로 해석한 김동연

        "저는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한 찬반이 아닌 실현 가능성을 얘기하는 겁니다. 여당의 계획대로 특별법을 발의한들 지금 국회가 그걸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결국 혼란만 초래하다가 국민 불신만 야기할 텐데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 정치가 정상화되고, 국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이끄는 게 정치인의 양심이고 책무 아닙니까"
     
    6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시의회 본회의를 참석하기 직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그는 국민의힘이 특별법으로 추진하는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해 '실현 가능성 없는 정치 쇼', '선거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고 맹비난했다.
     
    '김포의 서울 편입'과 같은 지방행정체제 재편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과 공감대가 필요한데 이런 과정은 생략한 채 정치권이 먼저 결정하고 지역주민을 설득하는 건 '포퓰리즘'이라는 게 유 시장의 생각이다.

     

    '총선 주도권 선점' 여당 분위기에 "정치 쇼" 맹비난

    지난 6일 인천시장이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포의 서울 편입은 정치쇼"라고 비판했다. 인천시 제공지난 6일 인천시장이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포의 서울 편입은 정치쇼"라고 비판했다. 인천시 제공
    '김포의 서울 편입'은 김병수 김포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김포 정치권이 먼저 띄우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를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김포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인접한 일부 지자체장과 주민들도 '서울 편입'을 요구하면서 '메가 서울'이 전국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야당은 '지방분권, 균형발전에 어긋난다'며 반대에 나섰고, 여당 내부에서도 '서울은 이미 메가시티'라며 반발하면서 논란으로 확대됐다. 내년 총선의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에서 '신의 한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여당 광역단체장인 유정복 시장이 '정치 쇼'라고 맹비난하며 찬물을 끼얹자 정치권에서도 매우 당황하는 분위기다. 유 시장이 이렇게 강한 어조로 여당을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과 야당 모두 유 시장의 속내와 의도를 알아내기에 분주하다.

     

    검단 서울 편입 저지·체급 키우기·김포 애정·대통령실 배후 등 해석 난무

    연합뉴스연합뉴스
    가장 먼저 나온 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주민들의 서울 편입 요구 저지다. 검단지역은 김포시 고촌·장기·양촌 등과 맞닿아 있고 서울시 강서구와 붙어 있다. 이곳 주민 역시 김포시와 마찬가지로 서울을 오가는 광역교통망이 부족해 불편을 겪고 있다.
     
    김포도시철도가 출퇴근 시간대 혼잡으로 '지옥철' 오명을 얻게 되자 김포와 검단 주민들이 모여 '김포검단시민연대(이하 김검시대)'를 발족해 해결을 요구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 주민들과 비슷한 처지인 검단신도시 주민들도 '서울 편입'을 요구할 경우 유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검단구 신설'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유 시장이 선제적으로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의견은 유 시장의 '체급 키우기'다. 인천에서는 유 시장이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유정복 국무총리설'이 끊임없이 나온다. 현 정부에서 거론되는 국무총리 후보로는 국회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미 두 차례 장관으로 임명되며 청문회를 통과한 유 시장이 차기 국무총리가 될 수 있다는 '설'이다.
     
    이번 논란이 수도권 집중 문제를 키운 만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나아가 국가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전국에 이름을 알려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유 시장이 20년간 김포에서 선출직으로 지낸 인연이 '쓴소리'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유 시장은 인천에서 태어났지만 김포와 인연이 많다. 그는 1994년 만 36세 나이에 관선 김포 군수로 임명돼 전국 최연소 군수가 된 이후 2002년까지 인천 서구청장으로 지낸 두 달을 제외하고 내리 김포군수·시장을 지냈다.
     
    이후 2004년부터는 17~19대 3선 국회의원을 김포에서 지냈다. 유 시장은 관선 김포군수 시절 갑자기 서구청장으로 발령나자 김포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로 두 달 만에 다시 김포군수로 돌아왔다는 일화는 당시 유 시장에 대한 김포 주민들의 애정을 드러낸다. 유 시장 역시 한때 '김포에서 뼈를 묻겠다'고 발언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 시장이 자신을 정치인으로 키워낸 김포시가 정치공학적 이유로 서울시에 편입되는 걸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여당과는 교감이 없었지만 유 시장과 대통령실이 서로 짜고 이같은 비판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내년 총선에서 이겨야 '레임덕'을 막을 수 있는 대통령실이 '김포 서울 편입'이 오히려 선거 패배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김기현 대표를 저지할 카드로 유 시장을 선택했다는 '설'이다. 대통령실이 직접 당대표에게 불편한 얘기를 하는 것보다 같은 당의 또다른 이해당사자의 입을 빌려 김 대표를 설득하려 한다는 것이다.
     
    유 시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예비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는 등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우호적이다. 윤 대통령도 이후 재외동포청 개소식,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등 대통령 주요 일정이 아님에도 인천을 방문하는 등 유 시장의 체면을 세웠다.

     

    '선출직 최고참' 유정복의 일성 "정치 불신"…"자기 소신"으로 해석한 김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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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의견이지만 눈에 띄는 의견도 있다. 의도나 속내를 따지려 하지 말고 유 시장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른바 '자기소신론'이다. 이같은 의견을 낸김동연 경기지사다.
     
    김 지사는 유 시장이 '김포 서울 편입'을 '정치 쇼'라고 맹비난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유정복 시장은 내각에서 같이 국무위원을 지낸 분입니다. 경기도에서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했고 김포군수, 행안부 장관을 지냈고 선출직으로 국회의원과 인천시장까지 한 아주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선거에 상관없는 자기 소신을 얘기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앞서 김 지사 역시 유 시장과 마찬가지로 '김포의 서울 편입'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선거용 변종 게리맨더링'이라고 맹비난했다. 당적이 다른 두 수도권 자치단체장이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같은 의견을 낸 것인데 김 지사의 평가에는 유 시장에 대한 예우가 담겨 있다.
     
    유 시장은 우리나라 현역 정치인 가운데 최고참이다. 유 시장이 처음 선출직으로 당선된 건 지방자치 첫해인 1995년이다.
     
    제1회 전국동시 지방자치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가는 정치인은 유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경남 양산을) 의원 등 단 2명뿐이다. 국민의힘 내부만 놓고 보면 유 시장과 비슷한 정치경력을 가진 정치인은 제15대 총선(1996년)에 당선된 홍준표 대구시장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유 시장은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상태에서 편입을 추진해도 최소 1년 이상 소요되는 데 지금의 '김포, 서울 편입'은 최소한의 공감대도 없어 정치권이 추진한들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을 '정치 쇼'라고 규정했다.
     
    유 시장의 이번 비판에는 정당과 지역을 넘어 "이렇게 하다간 다 죽는다"는 절박함이 묻어나온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정치 불신"이다.
     
    김 지사와 유 시장은 1957년생으로 동갑내기인 데다 첫 공직생활을 1980년대 초 전두환 정부 때부터 시작했다. 이후 김 지사는 기획·예산 분야에, 유 시장은 행정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했다. 지금은 당적이 다르지만 둘 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국무위원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수도권단체장이 된 이후에도 자주 만나고 술 한 잔하면서 현안을 논의할 만큼 동업자 정신과 신뢰가 크다.
     
    김 지사가 유 시장의 비판을 "자기 소신"이라고 정의한 건 유 시장을 가장 가까이서 본 동업자의 제대로 된 평가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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