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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에 300억원 번다?…'불법의심' 육각수 다단계에선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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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6개월에 300억원 번다?…'불법의심' 육각수 다단계에선 무슨일이

    핵심요약

    "6개월 후 300억원 가능하다"는 말에 노후자금 투자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달라 요청하자, 지급 거절
    "모든 병 치료 가능" 회사 대표는 스스로를 신격화
    피해자들 대부분 60대 이상…일각선 "그래도 믿어"

    (주)뉴트로월드 육각수 정수기. 김나영 기자(주)뉴트로월드 육각수 정수기. 김나영 기자
    #1. "다 가짜였어요. 사기꾼이에요." 전북 군산에 거주 중인 김모씨는 작년 11월 6개월 만에 300억 원을 벌 수 있다는 친구의 소개에 1500만 원을 내고 뉴트로월드에 가입했다.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의아했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였기에 의심 없이 덜컥 큰 돈을 입금한 것이 화근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300억 원은 커녕 원금 1500만 원도 돌려받을 수 없었다. 김씨가 본인의 이름 앞으로 적립된 포인트를 돈으로 인출해 줄 것을 회사에 요청했지만 지급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지급을 거절하자 김씨는 원금이라도 되찾고 싶은 마음에 피해자 위원회에 들어갔다. 뉴트로월드는 피해자 위원회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김씨에게 평생 포인트를 찾지 못하게 하겠다며 압박했다.

    #2. 성북구 정릉에 사는 이모씨(80대·여)는 2년전 뉴트로월드에 가입하며 390만 원을 입금했다. 2명을 더 가입시켜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설명에 자녀의 이름까지 빌려 130만 원 씩 총 3명을 가입시켰다. 가입만 해두면 다달이 돈이 나온다기에 노후자금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돈을 달라고 요청한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10원도 받지 못했다.

    평소에 신실한 기독교신자였던 이씨는 뉴트로월드의 조 대표가 20일간 금식 기도를 하고, 수익도 100% 사회에 환원한다는 애기를 듣고 그를 믿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며 이씨는 사기를 당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뉴트로월드 사기 피해를 주장하는 150여 명이 지난 13일 서울남부지검 앞에 모여 뉴트로월드사가 사기 횡령 행위를 일삼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은 뉴트로월드의 조학연 대표가 "뉴트로월드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1년 내 300억 원을 벌 수 있다"고 사람들을 속여며 회원가입을 유인했다고 주장했다.

    2명→4명→8명… 6개월 후 208만명, 300억원 가능


    1년에 300억 원을 벌 수 있다는 논리는 이러했다. 한 사람이 두 명의 회원을 모집하고, 두 명의 회원이 각각 신규 회원 2명씩을 추가로 모집하면 4명이 된다. 이와 같은 모집 단계가 스무 번 진행되면 이론적으로는 최초로 회원가입한 사람의 그룹 내에 208만 명이 모이게 된다. 그룹 내의 회원 수에 따라 1인당 10달러씩 기본급이 지급되므로, 한 사람이 208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벌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이러한 영업 방식이 다단계 판매가 아니며, 자신은 합리적인 금액을 받고 물건을 판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회원들은 조 대표가 개발한 3가지 상품(육각수제조기 1대, 공기청정기 2개, 에너지 패치 1통)을 155만 원에 구매했고, 이 때 회원으로 가입할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단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물건을 주고 받았는지가 다단계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판매원의 가입이 3단계 이상 단계적으로 이뤄졌는지, 매출에 따른 후원 수당이 있는지 등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뉴트로월드는 판매원의 가입이 20단계까지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단계가 아니라는 조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공정위는 다단계 수당을 돈이 아닌 포인트로 지급했더라도 포인트에 경제적 이익이 포함됐다면 다단계 수당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는 뉴트로월드가 미등록다단계업체라는 제보를 받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피해자들은 회원가입의 조건으로 구매한 상품 또한 모두 거짓이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피해자는 155만 원을 냈으면 그 금액에 합당한 물건을 줘야 되는데 검증이 안된 10만 원 이하의 상품을 받았다며 분노했다.

    조 대표는 이 상품을 제조 원가가 10만 원 이하라는 사실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면서 일본 연구소가 직접 촬영한 육각수 사진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 연구소에서 진행한 검증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육각수를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는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식약처는 2016년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물 분자의 결합이 육각형이 되더라고 짧은 순간만 유지될 뿐"이라며 "헛된 유혹이나 거짓말에 속지말라"고 밝혔다.

    포인트→현금 전환 요청하자… 회사는 지급 거절

    코드가 잠긴 계정. 제보자 제공코드가 잠긴 계정. 제보자 제공
    조 대표의 말을 믿고 가입한 사람들은 300억 원은 커녕 300만 원도 벌기 힘들었다. 뉴트로월드는 회원에게 현금이 아닌 사내 포인트으로 기본급을 지급했는데 포인트를 현금으로 교환하려 하자 이를 회사가 거절했기 때문이다.

    피해자 한모씨는 "포인트를 현금으로 교환하려고 하면 회사가 어려우니까 (교환이) 안 된다고 거절당했다"며 "노동력의 대가로 받은 건 0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라면서 월급도 아예 안 나왔다"며 "고용노동부에 처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회사에서는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주지 않으며, 포인트는 회사의 물건을 사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의 물건을 사고 싶은데 포인트가 부족할 경우 회원들끼리 개인적으로 포인트를 현금으로 사고팔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회원들의 개인 아이디(ID)인 '코드'를 잠그는 방법으로 특정인을 회사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코드'가 막히면 적립된 포인트를 영원히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매우 큰 타격이다. 조 대표는 지난 8월 조직된 피해자 위원회 가입자들을 두고 "피해자 위원회에서 나오지 않으면 코드를 잠그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개인의 돈으로 만든 코드는 개인이 소유한 재산인데 이를 회사에서 잠근 것은 도둑질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지만, 조 대표는 이들이 기존 회원들을 다른 사기 업체로 빼돌렸기 때문에 코드를 잠글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20일 금식기도를 100번 했다… CIA도 나를 보호한다


    여전히 조 대표를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뉴트로월드가 곧 정상화 될 것이라고 믿는 피해자도 있었다. 박모씨(80대·여)는 "조 대표가 수익을 사회에 100% 환원하겠다는 말을 믿고 자녀들의 이름까지 모아서 910만 원을 내고 계좌 7개를 개설했다"며, "스무 번 이상 금식기도를 할 정도로 신실한 조 대표가 회사를 잘 일으켜서 돈을 돌려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해 "나는 CIA의 보호를 받는다", "남북통일을 이루겠다" 등을 주장하기도 했으며, 주일에는 직접 전국 6개 지사를 돌면서 강연과 목회를 했다.

    (주)뉴트로월드 조학연 대표. 김나영 기자(주)뉴트로월드 조학연 대표. 김나영 기자
    C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하나님에게 2020년에 바이러스로 세상이 뒤집어질 것이며, 2023년에는 바이러스 변종으로 더 뒤집어질 것이고, 2년 후에는 노아의 홍수와 같은 재앙이 올 것이라는 예언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5세 때 모든 학문을 마스터했으며, 인체의 수 만 개 혈자리를 다 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 5만여 명을 치료했다며 본인이 세상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병은 없다고 자부하며 스스로를 신격화하려 했다.

    한 피해자는 조 대표가 엄마 뱃속에서부터 예수님을 믿고 여러 사람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라는 계시를 받아서 이 사업체를 차리게 됐다는 주장에 홀려 가입했다고 털어놨다.

    뉴트로월드 회원은 주로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고 40대가 가장 어린 나이다. 한씨에 따르면, 조 대표는 본인을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라고 소개하며 하느님의 뜻으로 한국의 배고픈 사람들을 구하러 왔다고 회원들에게 이야기했다. 한씨는 "조 대표가 훤칠하고 종교를 이용해서 말하니까 노인들이 많이 속는다"고 밝혔다.


    시스템 구축 위해 6~10만원 더 내라


    조 대표는 플랫폼 관리비라는 명목으로 기존 회원에게는 10만원을, 신규 회원(2022년 12월 12일 이후 가입자)에게는 6만원을 납부하게 하기도 했다. 뉴트로월드 상품 판매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플랫폼 관리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조 대표는 지난 2월부터 강의에서 "플랫폼이 열리면 누구나 다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1만 4400명이 1인당 최대 10만원씩을 납부한 상태다.

    피해자위원회 부위원장인 한모씨는 "회사는 경영자가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성장하는 것인데 플랫폼 하나 생겼다고 전부 다 부자가 될 것처럼 강의를 하는 것은 사기 아니냐"며 "플랫폼 개발회사에서도 요구하지 않은 관리비를 내라는 것은 그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대표가 이렇게 걷은 돈이 8억원이 넘을 것으로 한씨는 추산했다.

    조 대표는 지난 3월 플랫폼 시연회를 마쳤다며, 이 플랫폼이 세계적인 은행과 연결만 되면 바로 구동이 가능하다며 물망에 오른 글로벌 은행을 언급했다.

    앞서 피해자들은 현재 뉴트로월드 조학연 대표를 상대로 작년과 올해 9월 2번에 걸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며, 해당 사건은 남부지검의 지휘를 받는 영등포서에서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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