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에프앤비의 가맹점 모집 광고. 기영에프앤비 제공가맹비·로열티·인테리어 감리비·교육비 등이 없는 '6무 정책'을 앞세워 1년 만에 가맹점 300곳 을 모집했던 프랜차이즈 '떡볶이 참 잘하는 집(이하 떡참)' 본사의 과도한 물류마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맹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정부와 정치권은 떡참의 사례를 분석해 프랜차이즈 가맹본사가 과도하게 필수품목을 지정해 가맹점주의 구매를 강제하는 행위를 법으로 규제법안 제정을 예고했다.
떡참 가맹점주 17명 본사 상대 10억대 손배소송 청구
3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떡참 가맹점주 17명은 최근 본사 '기영에프앤비'를 상대로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예상수익을 과대광고해 점주들을 모았고, 반드시 본사로부터 구매해야 하는 필수품목을 과다하게 지정하고 강매해 영업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또 적자 누적으로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려해도 본사가 위약금 1400만~1900만원을 청구해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본사 측은 가맹계약 체결 전 정보공개서와 인근 가맹점 현황, 예상매출액 산정서 등을 제공하고 2주 동안 숙고기간을 부여하는 등 충분한 정보와 시간을 가진 뒤 계약을 맺고 있어 불공정한 계약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4년간 기영 에프앤비와 기영푸드의 임원 구성 및 매출액, 당기순이익, 순이익율 비교표.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프랜차이즈-제조공장-도매상으로 나눠진 이상한 사업 구조
'떡참'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의 핵심은 본사가 가맹점에 판매하는 필수품목의 마진이 사회적으로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수준인가로 정리된다. 관계자들은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떡참'의 본사인 기영에프앤비의 회사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떡참'은 찜닭 전문 '두찜'으로 성공한 프랜차이즈 기영에프앤비가 두 번째로 런칭한 브랜드다. 기영에프앤비는 현재 23개의 가맹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시중에는 찜닭 전문 '두찜'과 떡볶이와 치킨을 접목한 '떡참', 숯불치킨 전문 '기영이 숯불 두마리 치킨' 등 3개 브랜드를 런칭했다. 각 브랜드의 전국 가맹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두찜은 586곳, 떡참은 321곳, 기영이 숯불 두 마리 치킨은 71곳 등 모두 978곳이었다.
기영에프앤비는 2016년 초 대구 지역에서 '두찜'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해 이듬해 정식으로 법인을 설립한 뒤 2018년 5월 서울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빠르게 가맹점이 늘면서 2020년말 '두찜' 가맹점이 500곳을 돌파했고, 비슷한 시기에 2호 브랜드인 '떡참'을 런칭해 1년여 만에 가맹점 300곳을 모집했다. 이후 지난해 4월에는 3호 브랜드인 '기영이 숯불 두 마리 치킨'을 런칭해 8개월 동안 가맹점 70곳을 모았다.
기영에프앤비가 지난해 말 공개한 외부감사보고서와 올해 7월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한 기업 정보 등을 종합하면 기영에프앤비의 프랜차이즈사업은 육류 도매업과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기영에프앤비'와 천연 및 혼합조제 조미료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영푸드', 상품 종합 도매업을 영위하는 '기영글로벌'로 구성된다.
기영에프앤비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한 뒤 조리용 닭고기를 제공하면 기영푸드가 조리에 필요한 소스와 양념 등을 제조해 기영에프앤비를 통해 가맹점에 제공하고, 기영글로벌이 기영푸드가 제조하지 않는 나머지 필수품목을 유통하는 구조로 추정된다.
가맹사업은 3%, 제조공장은 최대 47%…편중된 단기순이익
기영에프앤비와 기영푸드는 주주구성과 비율이 동일하고, 대표이사가 동일하다. 기영글로벌은 기영에프앤비와 기영푸드의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를, 사내이사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기영에프앤비와 기영글로벌은 사무실이 같은 건물에 있다.
2019~2022년까지 최근 4년간 기영에프앤비의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9년 123억원, 2020년 361억원, 2021년 864억원, 2022년 92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9년 3억원, 2020년 26억원, 2021년 36억원, 2022년 34억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을 계산하면 2019년 2.8%, 2020년 7.2%, 2021년 4.1%, 2022년 3.6%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영푸드의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9년 3억원, 2020년 50억원, 2021년 141억원, 2022년 131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2019년 –500만원, 2020년 13억원, 2021년 52억원, 2022년 3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2019년 –1.8%, 2020년 26.8%, 2021년 37.0%, 2022년 29.6%에 달한다. 기영푸드의 매출은 모두 기영에프앤비와의 거래로만 이뤄졌다.
지난해 8월29일 설립한 기영글로벌은 이작 주주현황이나 매출액 등이 공개되지 않았다.
기영푸드의 매출과 이익이 기영에프앤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식적인 거래 관계는 아니다.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연수익률이 3~7%인 기영에프앤비가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영푸드보다 더욱 저렴하게 소스와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와 거래하는 게 더 타당하다. 서류상 두 기업은 모회사-자회사 또는 원청-하청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업체간 거래로 가장 손해를 보는 건 가맹점주들이고, 그중에서도 '떡참' 가맹점주들이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기영에프앤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두찜' 501곳 밖에 없었던 2020년 기영푸드의 순이익율은 26.8%였지만, '두찜' 가맹점 571곳과 '떡참' 가맹점 300곳이었던 2021년에는 37%로 급상승했다. 이후 두찜 가맹점 586곳과 떡참 가맹점 321곳, 기영이 숯불 두 마리 치킨 가맹점 70곳이었던 2022년에는 29.6%로 하락했다.
떡참의 매출과 수익 산출 분석표. 떡참가맹협의회 제공대파·계란 등 필수품목만 137개…점주만 떠안은 고통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키운 건 기영에프앤비의 무리한 계약 조건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떡참 가맹점주가 기영에프앤비와 맺은 가맹계약서를 보면 점주는 반드시 본사 또는 본사가 지정한 업체가 공급하는 원·부재료를 취급해야 하고, 판매가격은 본사가 정하는 가격에 팔도록 했다. 또 만약 점주가 판매가격을 변경하려면 인근 경쟁 업체의 가격과 상권의 특성 등을 비교분석한 자료를 제시해야 하며, 본사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고 규정했다. 이 밖에도 점주들은 월 평균 소요수량의 10% 이상의 재고를 유지하고, 사전에 정기 주문하는 등 재고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정했다.
사실상 원자재 공급처와 판매가격을 강제하고 있는데 본사가 지정한 필수품목은 136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본사가 직접 제조하는 품목(PB상품)은 39개고, 나머지 97개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필수품목이면서 본사로부터 구매해야 하는 품목에는 대파, 양배추, 계란, 쌀, 백설탕, 탄산음료 등도 포함됐다.
필수품목은 프랜차이즈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맹점주가 반드시 본사를 통해서 구입해야 하는 품목이다. 그러나 본사가 브랜드 통일성과 관계없는 품목까지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단가만 올려 팔아 점주들에게 부담을 강제하는 모습이다.
가맹점주들은 공통적으로 기영에프앤비의 가맹구조가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본사의 과도한 물류마진 외에도 배달 주문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특성상 본사가 애초 설명하지 않았던 배달비와 판촉행사 관련 지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가맹점주가 제공한 떡참의 매출·수익 산출표를 보면 소비자가 1만5000원의 기본 메뉴를 주문할 경우 가맹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배달비 등을 포함하면 1만2265~1만4765원이다. 즉 기본 메뉴 1개당 점주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235~2735원인데, 여기에 인건비 지출을 더하면 사실상 적자다.
수도권의 한 떡참 가맹점주는 "1년 5개월 동안 매출 3억원을 찍었지만 종합소득세는 마이너스 870만원이 나왔다"면서 "이런 사업구조가 정상이냐"고 토로했다.
3년간 회사 순이익은 최대 130억원…오너 수익은 100억원
한편 기영에프앤비와 기영푸드 창업자인 이기영 대표이사가 얻은 수익은 회사가 얻은 전체 수익과 맞먹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기영 대표는 2021년 3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를 23억원에 매입했고, 같은 해 6월21일에는 서울 강남구의 지하2층빌딩·지상 9층 규모 건물과 토지를 225억원에 매입한 뒤 기영에프앤비의 본사를 이곳으로 이전했다. 당시 이 대표는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20억1000만원을 시중은행의 대출로 충당했고, 강남의 건물과 토지를 사면서 12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대표가 아파트와 건물, 토지를 매입하면서 지출한 개인 돈은 매입액만 107억1000만원이다.
기영에프앤비의 당기순이익은 2019년 3억원, 2020년 26억원, 2021년 36억원이었다. 기영푸드는 2019년 3억원, 2020년 50억원, 2021년 52억원이었다. 이 대표가 강남의 아파트와 건물, 토지를 매입한 시점에 기영에프앤비와 기영푸드가 얻은 누적 당기순이익은 100억원~130억원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기순이익은 매출에서 인건비와 재료비, 각종 세금과 공과금 등을 제한 나머지 금액을 일컫는다. 이 대표가 해당 부동산들을 구매하려면 이 기간 동안 적어도 세후 월 3억원 이상 급여를 받아야 가능하다.
가맹점 1곳당 3천만원 이득…칼 빼든 정부·정치권
떡참을 비롯한 일부 가맹사업체들의 과도한 물류마진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자 정부와 정치권도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6일과 26일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과도한 물류마진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특히 치킨·피자·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업계의 사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의동(경기평택을) 의원실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넘겨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외식업종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은 2047만원이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점이 가맹본사로부터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필수품목'의 유통 마진이다. 따라서 가맹점 한 곳이 늘 때마다 가맹본부가 가져가는 평균 순 이득인 셈이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치킨 가맹점의 차액가맹금이 311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제과제빵(2977만원), 피자(2957만원) 등도 3000만원에 육박했다. 차액가맹금이 매출액보다 빠른 속도로 늘면서 매출액에서 차액가맹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가맹점주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치킨 가맹점의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비중은 2020년 8.7%에서 2021년 10.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과제빵 가맹점의 차액가맹금 비중은 4.6%에서 6.4%로 뛰었고, 피자 가맹점의 차액가맹금 비중도 7.4%에서 8.4%로 상승했다. 이 차액가맹금은 브랜드별 가맹점 수 기준으로 차액가맹금을 가중 평균한 결과다.
공정위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 법으로 제재" 입법 예고
담당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도 가맹사업체들이 과도하게 필수품목을 지정해 점주에게 구매를 강제하는 행위를 법으로 제재하기로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필수품목 거래 관행을 기존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이 아닌 법을 통해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0년 본사의 과도한 물류마진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나 업계의 참여가 부진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본사에게 관행 개선에 대한 의무를 지울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편 기영에프앤비 측은 기영푸드로부터 매입하는 물품의 가격이 적정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당사는 모든 거래처와의 관계에서 시장가에 준하는 가격으로 적법한 절차를 통해 가격을 협상해 거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맹거래 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맹계약체결 전 예비 점주들에게 정보공개서와 인근 가맹점 현황,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하고 2주간 숙고기간을 줘 정보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확인한 상태에서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면서 "허위·과장된 내용으로 가맹점주에게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의 주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