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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우려했지만…'추석 연휴' 활기 되찾은 수산시장



사건/사고

    日 오염수 우려했지만…'추석 연휴' 활기 되찾은 수산시장

    오염수 걱정있었으나 시민들 "아직 우려 안돼"
    상인들 "방류 전에는 걱정됐지만 지금은 덜었다"
    '온누리 상품권' 효과 노량진수산시장 이용객 늘어
    전문가 "단기적 영향 미미하지만 중장기적 대책 마련해야"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정록 기자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정록 기자
    일본 오염수 방류 사태로 손님이 끊길까 우려했던 수산물 시장이 추석 연휴 대목을 맞아 다행히 활기를 띠었다.

    추석 연휴를 맞는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은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붐볐다. 특히 코로나19 종식 이후 첫 추석 명절을 맞아 장을 보는 시민들은 더욱 들뜬 분위기였다.

    어르신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 생각에 웃음꽃이 피었다. 한 어르신 부부는 "애들이 꽃게를 좋아해서 사러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꽃게와 각종 생선이 가득 담긴 검은 봉지를 양손에 들고 시장을 둘러봤다.

    붐비는 손님 덕에 시장 상인들도 활기찼다. 한 상인은 "키조개 싸다고 놀라면 피조개 값 들으면 놀라 자빠지겠네"라며 농담을 건넸다. 새우를 파는 한 상인은 "딱 2일만 열심히 일하고 삼겹살 구워 먹자"며 동료들을 북돋웠다.

    한 홍어 가게 앞에는 손님 7팀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키오스크 주문기 앞에는 10명이 넘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수산시장에서 상인들과 직접 '흥정 거래'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시민들은 키오스크를 찾아 이용했다.

    그동안 수산시장 상인들은 일본 오염수 방류 사태가 자칫 우리 수산물의 불매 사태로까지 이어질까 우려했다. 수산시장 입구에는 '우리 바다, 우리 수산물 안전합니다'라는 파란색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근거 없는 허위·과장 정보, 국민 불안 야기마라!'라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실제 추석을 맞은 상인들은 대부분 '기우'였다고 입을 모았다. 홍어를 파는 한 상인은 "보다시피 장사 잘된다"며 "지난해 추석보다는 (손님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량신수산시장상인회 차덕호 회장은 "차례상에 많이 올라가는 조개나 홍어, 전집은 무척 바쁘다"며 "상인들 중에도 오염수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온누리 상품권'이 도입되면서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20여 년째 수산시장에서 일했다는 한 상인은 "방류 전에는 걱정이 됐지만 손님이 많다"면서도 "그래도 '오염수'라는 것이 뉴스에 나오거나 하면 부정적으로 보일까 (상인들이) 다들 말하길 꺼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오염수 방류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0일부터 31일까지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예약판매 기간 대비 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도 35% 뛰었고, 이마트 역시 11% 가량 늘었다.
    수산시장 이용객들이 온누리 상품권 환급을 위해 줄을 서고있다. 김정록 기자수산시장 이용객들이 온누리 상품권 환급을 위해 줄을 서고있다. 김정록 기자
    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일본 오염수 유출에 대해 아직까지는 큰 우려를 보이지는 않았다.

    추석 선물세트와 제삿거리를 잔뜩 손에 든 60대 오모씨도 오염수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오씨는 "딸은 좀 걱정하는 것 같은데 나는 신경이 안쓰인다"며 "이 시간에 오면 '떨이'로 싸게 살 수 있어 좋다"며 웃었다.

    관악구에서 장을 보러 온 70대 최영숙씨는 "(이제 막 방출했으니) 오염수가 퍼져야 좀 신경이 쓰이지, 아직은 괜찮을 것이라고 본다"며 "몇 달이든 몇 년이든 지나고 (수산물을) 잡아 오면 안 좋겠지만 아직은 신경이 안 쓰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누리 상품권을 주니까) 5만 원을 사면 2만 원을 돌려주는데 먹고 죽을망정 우선은 먹고 가야지"라고 덧붙였다.

    실제 온누리 상품권을 배부하는 수산시장 2층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11시 40분쯤부터 상품권 배부처에는 시민 100여 명이 줄을 섰다. 온누리 상품권은 시장에서 수산물을 구입하면 최대 2만 원을 환급해 주는 상품권인데, 도입된 이후 매출이 종전보다 1.5배쯤 늘었다.

    수협 노량진수산물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토요일 시장 방문 차량 입차 대수는 8583대로 지난해 9월 24일 토요일 8074대보다 500여 대 늘었다.
    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정록 기자서울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정록 기자
    수협 노량진수산물시장 김상훈 기획홍보과장은 "최근 축제도 진행하고 추석도 겹쳐서 (오염수 걱정은) 없다"며 "방문 고객도 많고 시장도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위축됐던 것이 정상화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전년대비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일본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마당에 중·장기적으로 한국 수산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도 더 이상 한국 어업인 보호를 명분으로 문제를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 대표는 "지금 당장 (오염수 방류)로 영향이 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일본의 농·수산식품과 가공물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우리 국민 안전을 위해 농·수산식품과 가공물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우리 국민이 마음 놓고 국내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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