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골령골 유해 발굴 작업. 제주도 제공대전 골령골에서 제주4·3 희생자가 발굴됐다. 4·3 희생자가 제주가 아닌 다른지방에서 신원이 확인된 첫 사례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를 유전자 감식한 결과 4·3 희생자의 신원이 74년만에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제주가 아닌 다른지방에서 4·3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 사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대절 골령골에선 올해까지 1441구의 유해가 발굴돼 200구의 시료가 채취됐고 이가운데 70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 결과 1구가 4·3 희생자로 확인된 것이다.
유해는 2021년 골령골 제1학살지 A구역에서 발굴돼 현재 세종추모의집에 안치돼 있다.
4·3 희생자로 밝혀진 유해는 고(故) 김한홍 희생자로 제주시 조천면 북촌리 출신이다.
제주4·3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서 숨어 지내다 1949년 1월 말 군에 와서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소문에 자수하고 주정공장수용소에 갇힌 후 행방불명됐다.
수형인 명부에는 김한홍 희생자가 1949년 7월 4일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한 사실이 등재돼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김한홍 희생자의 아들로부터 지난 2018년 채혈을 했고 손자에 대해서도 유전자 감식을 벌여 김한홍 희생자의 유해를 확인헀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김한홍 희생자를 최고의 예우로 맞이한다는 계획이다.
유해는 다음달 4일 유족과 제주4·3 희생자유족회, 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이 배석한 가운데 인계 절차를 거쳐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유족회 주관으로 제례를 진행한 후 화장된다.
특히 다음달 5일에는 항공기를 통해 제주로 돌아오고 고향에서 유해 봉환식이 열린다. 이어 희생자를 위령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신원확인 보고회가 진행된다.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됐다가 도내에서 발굴된 유해는 올해 9월 현재 413구로, 이가운데 141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대전 골령골 발굴 유해에 대한 4·3희생자 유전자 감식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도 유전자 감식작업을 진행한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진실화해위원회와 협업을 통해 대전 골령골 유해에 대한 유전자 정보를 공유하고 행방불명 4·3희생자를 포함한 대전 산내사건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공동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