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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계단식' 부동산 가격 그래프…조작인가, 보정인가

    文정부때 서울아파트 매매가 4차례 솟구쳐
    완만-급상승 반복하며 곡선 아닌 계단식 궤적
    감사원 "눌렀던 가격 현실화한 결과" 조작 의심
    文정부 인사들 "집값 상승기 표본 교체한 결과"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는 감사원 결과를 놓고 진실 공방이 한창이다. 감사원은 청와대에서 전 정권 초반부터 약 4년 5개월 간 94회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문 정부 청와대 참모 및 장관급 인사 모임인 사의재는 "조작 감사"라고 반발하며 "통계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이상사례를 제거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 그래프를 놓고도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며 충돌했다. 수차례의 급상승 구간을 거치면서 곡선이 아닌 계단식 궤적이 그려진 것을 두고서다.

    감사원은 이를 통계 조작의 정황이라고 결론 지었고, 문 정부 측은 '표본으로 바꾸면서 생긴 당연한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순간 치솟은 그래프…무슨일이 있었나

    23일 CBS노컷뉴스가 문재인 정부 시설 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을 비교해 보니, 부동산원 매매가격만 계단식으로 우상향했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게 아니라 특정 시기에 가파르게 치솟는 모양을 4번 연출했다.

    먼저 2017년 11월 5억8751만원이던 평균 매매가는 한달 후인 같은 해 12월 6억5990만원으로 상승했다. 2018년 12월에 7억1774만원 하던 가격이 2019년 1월에 8억1012만원으로, 2020년 12월 8억2722만원 한던 것이 2020년 1월에는 8억7712만원으로 뛰었다.

    한달새 아파트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가장 드라마틱한 상승은 2021년에 있었다. 같은 해 6월 9억2812만원이던 가격이 7월에는 11억930만원을 기록한 것이다. 한달새 2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상승폭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원은 홈페이지릍 통해, 2019년 1월, 2020년 1월에 대해선 '정기표본 보정'과 '표본 확대'가 이뤄졌고, 2021년 7월에는 표면 전면 재설계가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계열 해석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은 가중치 조정, 평균·중위가격 상위단위 산정방식 변경 등이 뒤따랐는데 이는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얘기로 이해된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박종민 기자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박종민 기자

    "표본 교체로 당연한 현상" vs "눌렸던 가격 용수철  효과"

    문재인 정부때 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또다른 특징은 갑자기 뛰기 전에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됐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의 매매가격은 상대적으로 일정한 기울기로 꾸준히 오른 것과 상반된다.

    감사원은 매매가가 급상승하는 과정을 통계조작의 정황으로 봤다. 감사원은 이를 '표본가격 현실화'라고 부르면서 "정상적인 통계가 작성됐다면 시장가격과 표본가격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아 필요하지 않은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억지로 눌렀던 가격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게 되자 현실화하면서 계단식 그래프가 그려졌다는 얘기다.

    정기표본 보정과 표본확대는 문 정부에서만 있었던 건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월과 같은해 7월, 2016년 9월 등 세차례다. 이런 과정에서 눈에 띄는 가격 변동은 없었다.

    다만, 이 기간은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내놓은 강력한 규제정책의 효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사의재 측은 집값 상승기에 거래가 많은 단지로 표본을 바꾸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사의재 관계자는 "부동산원에서는 1년~1년 반마다 표본 교체를 한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 거래량이 많은 단지로 바꾸면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세를 더 정확히 반영하면서 기존가격과 차이가 커졌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이어 "표본을 바꾸는 시기는 같은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에 상승률 계산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원 매매가 갑작스런 상승폭을 보였지만, 꾸준히 오른 KB에 비해 전체 오름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문 정부 초반인 2017년 5월 두 기관의 매매가는 각각 5억7028만원, 6억708만원으로 3천만원대 차이로 출발했다. 하지만 정점을 찍은 2022년 상반기에는 11억5172만원(1월), 12억7818만원(5월)으로 격차가 1억2천만원대로 더 벌어졌다.

    이를 놓고서도 감사원 측은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른 결과라고 판단한 반면 사의재 쪽은 KB시세가 실거래가가 아닌 호가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원 측은 "검찰 수사를 앞둔 상황에서 특별히 언급하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4일자로 노컷비즈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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