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후 수척해진 모습으로 당 대표실 앞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19일 차를 넘긴 가운데, 의료진의 중단 권고와 당 내외의 만류에도 이 대표는 여전히 단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해 당내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 들며 또다시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단식 한계' 119 구급대도 거절한 李…"입원해도 단식하겠다"
17일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가 단식을 즉시 중단하고 입원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소견이 나오자 119 구급대를 불러 병원 이송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거부로 결국 무산됐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이 대표가 단식 중인 국회 당 대표실을 직접 찾아 1시간 가까이 단식 중단을 요청했으나 이 대표의 의지가 완강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날 전체 의원들에게 "국회 경내에서 대기해달라"는 공지를 보내는 등, 대표 단식 만류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당 대표실에서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쇼크가 온 상태는 아닌데 한계를 벌써 넘어섰다. 언제든 쇼크가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겨우 말씀을 나눌 수 있는 정도의 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입원하더라도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최고위원은 "(의원들이 며칠 전에) 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려고 하니까 (이 대표가) '병원에 가더라도 단식을 끊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했었다"며 "과거에 김영삼 대통령이 8일 단식하고 강제 입원당해서 보름을 더 했다고 하더라. 일단 '생명은 구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계속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늘 檢 영장 청구 가능성…또다시 떠오른 체포안 뇌관
박종민 기자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르면 18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보고 후 25일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대표 및 의원들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천명한 바 있지만, 이 대표가 대정부 투쟁의 일환으로 단식을 이어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표결을 둘러싼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친명계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부당한 정치 수사'라며 부결 명분을 쌓아올리면서 비회기 기간 내 구속영장 청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최고위원은 "일단 영장 집행 자체가 '부당하다, 정치 탄압이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식을 분명하게 했다"며 "금요일날(15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가결이냐 부결이냐 이전에 영장이 정당하냐 정당하지 않느냐를 따져야 되지 않겠냐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하면, 찬반을 물어보는 표결이 없는 비회기 때 해라. 그러면 그때 당당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대변인 또한 이날 브리핑을 통해 "거듭 촉구한다. 검찰은 자신 있다면 정기국회가 마무리된 이후 비회기 기간에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며 "정치탄압과 무관한 수사라면 국회 표결 핑계 댈 일 없게 비회기 기간에 영장 청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비명계는 사실상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명분을 만들어나가려는 것 아니냐고 이 대표를 비판하면서도 일단 단식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한 비명계 의원은 "지난 주말 의총을 통해 나온 결의문에 '윤석열 정권의 정치 탄압과 싸우겠다'는 것은 이 대표 수사를 염두에 둔 문구"라며 "체포동의안 부결 흐름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영장 청구 뒤 의원총회를 통해서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비명 중진 의원도 "한숨만 쉬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광온 원내대표가 잘못하고 있다. 선을 확 그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질질 끌려다니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한편, 당은 대정부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당은 조만간 '비리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하는 등 대정부투쟁에 초강경카드를 연이어 꺼내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대화를 이어나갈 의사가 없어 당분간 대치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