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친강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미중간 공급망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3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의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30일 중국을 방문 중인 머스크가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장관)과 면담을 가졌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 자리에서 "테슬라는 (공급)망 디커플링에 반대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중국의 발전 기회를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인은 근면하고 지적이기 때문에 중국의 발전 성과를 당연하게 여긴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샴쌍둥이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는 물론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전지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 CEO 가운데 한명인 머스크가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쏟아 낸 것.
실제로 중국 상하이에서 연간 45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거점 '기가펙토리'를 가동중인 테슬라는 지난달에는 상하이에 메가팩(산업 설비용 대용량 에너지저장 장치)를 짓겠다고 발표하는 등 다른 미국 기업들이 중국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머스크의 발언에 친강 외교부장은 "중국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고히 추진할 것이며 테슬라를 포함한 전 세계 기업을 위해 더 나은 시장지향적이고 합법화되고 국제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 외교부장이 외국 기업 대표를 따로 면담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머스크를 통해 '미국의 공급망 디커플링 반대'라는 중국의 입장을 홍보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