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저출산·고령화 탓에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무디스가 발표한 한국 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 경제 성장의 장기적인 리스크는 인구 통계학적 압력이 심화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 0.78명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노년부양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걸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노년부양비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을 가리킨다.
무디스는 이어 "이같은 인구 통계적 압력은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유엔(UN)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1998년에서 2017년 사이 11% 늘었으나, 2020년부터 2040년 사이에는 24% 쪼그라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40년 2852만명, 2060년 2066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020년과 비교할 때 2040년에는 886만명, 2060년에는 1672만명이 사라지는 셈이다. 총인구도 2020년 5184만명에서 2040년 5019만명, 2060년 426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도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06명 줄어 1분기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24만9000명에 그쳤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적을 수도 있다.
저출산·고령화는 결국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 약화로 돌아올 여지가 크다. 무디스도 이같은 사정을 반영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이후 약 2.0%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이 성장률 경로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가 계속 젊은 외국인 노동자의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편다면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을 향상하고 노년부양비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