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40여년 전 부모가 있는데도 고아인 것처럼 꾸며져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 입양을 알선한 홀트아동복지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다만 국가의 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박준민 부장판사)는 16일 1979년 미국에 입양됐던 신송혁(48·아담 크랩서)씨가 홀트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홀트는 신씨에게 1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국외 입양의 불법성을 인정해 배상 책임을 지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79년 세 살의 나이로 미국에 입양된 신씨는 아동학대와 파양을 거쳐 홀로 생활하다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했다. 2014년 영주권을 재발급받는 과정에서 청소년 시절 경범죄 전과가 드러나 2016년 한국으로 추방됐다.
신씨는 2019년 홀트와 한국 정부가 자신을 입양보낸 뒤 국적을 취득했는지 확인하지 않는 등 입양 절차를 책임지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홀트는 입양 과정에서 친부모가 있는데도 기아호적(고아호적)을 만들어 신씨를 해외로 보냈다. 고아의 경우 친부모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홀트와 같은 입양알선기관의 기관장 동의만으로 입양할 수 있다.
또 신씨의 이름도 본명인 '신성혁'이 아닌 '신송혁'으로 잘못 기재됐다. 홀트는 이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입양 보낸 뒤 고액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씨는 멕시코에서 거주하고 있어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리인 자격으로 법정에 나온 김수정 변호사는 "불법 해외입양을 관리하고 용인해 온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크게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