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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낯선 사람 · 누가 죄인인가



책/학술

    [신간]낯선 사람 · 누가 죄인인가

    한겨레출판 제공한겨레출판 제공

    낯선 사람


    부도덕함에 대항하는 부도덕한 '칠순의 포르노 스타', 극도로 존경받고 극도로 미움받는 '도발적인 소설가', 불순하지만 미학적인 '독재자의 치어리더', 누구도 입에 올리기 쉽지 않은 '패션계의 볼드모트', 파킨슨병을 냄새로 아는 '슈퍼파워의 소유자'…

    낯설고 비범한 26 명의 삶과 매력을 담은 작가 김도훈의 신간이 출간됐다.

    타고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결점 때문에 언제나 논쟁의 한가운데 휘말렸거나 치명적인 매력과 극단의 호불호를 가졌거나, 정점에 올랐다가 마리아나 해구만큼 깊은 명성의 바닥으로 침몰한 인물들에 관한 재치 있는 소개와 해석을 담은 책이다.

    '고릴라에 미친 여자'로 불린 다이앤 포시는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자로 명성이 자자한 제인 구달과 같은 시기에 활동한 동년배의 여성 동물학자다. 비슷한 시기에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영장류 연구에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지만 그는 제인 구달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녀는 르완다 사람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싸웠고 고릴라 보호 구역의 마을에 불을 질렀다.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는 오물을 던졌다.

    보수적인 이탈리아에서 국회의원이 된 포르노 스타 치치올리나는 '부도덕함에 대항하는 부도덕함'으로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세상을 뒤흔들었다.

    작가는 그녀에 대해 "당신은 포르노 배우를 진지한 여성 정치인으로 받아들이는 데 상당한 불편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중략)… 포르노를 지난 반세기 동안 합법적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해온 서구와 우리의 잣대는 조금 다를 것이 틀림 없다. 확실히 치치올리나는 진지하게 평가하기 조금 난감한 인물"이라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레니 리펜슈탈은 독일의 무용가 출신 배우이자 영화감독으로 당시에는 찾아보기 힘든 혁신적인 촬영기법과 카메라 구도, 효율적인 음악 사용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문제는 '정치적 의도'가 불순한 히틀러의 홍보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그를 최고의 영웅으로 돋보이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히틀러가 대만족한 나치즘에 대한 최고의 선전물로 꼽히는 '의지의 승리'(Triumph des Willens)와 정치 선전의 장이 된 베를린올림픽을 담은 '올림피아'는 지금의 국제 스포츠 영상 제작 기술에 영향을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큐에는 고(故) 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장면도 담겨 있다. 작가는 이 미학적인 창작물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해보게 한다.

    김도훈 지음ㅣ한겨레출판ㅣ280쪽ㅣ1만6800원



    돌베개 제공돌베개 제공

    누가 죄인인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유우성 사건)의 기록을 다룬 책이 출간됐다.

    이제는 현역 국회의원인 당시 민변의 변호사 김용민이 유우성 씨와 함께 재판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했던 기록과 이후 10년 간의 치열했던 기록들을 담았다.

    이 사건은 2013년 국가정보원이 서울시청에 근무하고 있던 탈북 공무원 유우성 씨가 간첩 활동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국정원의 간첩 조작 의혹을 제기시킨 대표적 사건으로 꼽힌다.

    유우성 사건은 이미 최종심까지 나왔다. 사건의 당사자 유우성 씨는 간첩 혐의를 벗었고 국정원 직원들은 처벌을 받았다. 우리 사법 역사상 최초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보복 기소)도 인정됐다. 하지만 저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일을 수행한 국정원 수사관들, 조선족 협력자들도 기소됐지만 대부분 집행유예 또는 무죄 판결이 났다. 국정원 수뇌부와 국정원의 조작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조한 검찰은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저자는 이 사건을 조작한 범죄자들의 죄상을 이 책에 기록하고 언젠가는 이들에게 법적·사회적·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용민 지음ㅣ돌배게ㅣ292쪽ㅣ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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