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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감청 표현 직접 안쓴 대통령실 두고 '저자세 외교' 비판제기

국방/외교

    도감청 표현 직접 안쓴 대통령실 두고 '저자세 외교' 비판제기

    관계자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 소극적 대응으로 파장 축소 급급
    도청은 불법행위, 美언론도 'Wiretapping'…감청은 영장 있으면 합법
    2013년 스노든 사건 때는 정부도 '도청' 적시…美에 해명 요구도


    대통령실이 우리 정부에 대한 미국 측의 '도청' 정황과 관련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하겠다며 소극적 대응에 나서 대미 저자세 비판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은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해 도청인지 감청인지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이 모호하게 대처하며 파장 축소에만 급급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9일 이 사안에 대해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과거의 전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한번 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 정보기관의 한국 정부 감청'이라는 모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만 답변하고 도청 또는 감청 표현은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거의 대다수 국내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안을 '감청'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실과 정부는 여기에 적당히 편승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도청과 감청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정부가 처음부터 이를 분명하게 구분 짓고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중대한 국익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도청은 말 그대로 불법 행위다. 이 사안을 처음 공개한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도 불법성이 강한 'Wiretapping'이나 'Evesdropping' 등의 표현을 썼다. 
     
    이에 반해 감청은 수사기관이 법원 영장을 받아 합법적으로 대화나 통신을 엿듣는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범죄 수사를 위한 감청 등 통신제한조치의 허가 요건을 규정하고, 불법 감청 등에 의한 증거는 재판에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결국 미국 정보기관의 행위는 '도청' 또는 '불법 감청'은 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감청'이 될 수 없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연합뉴스
    과거 선례도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7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주미한국대사관 도청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도청'이라고 적시했다. 도청을 도청이라고 제대로 부른 것이다.
     
    당시 외교부는 더 나아가 "도청 여부에 관련된 정확한 사실관계를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확인 요청 중"이라며 "폭로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필요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물론 이 때는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직원의 폭로가 영국 언론에 이어 미국 언론에까지 이어지며 파장이 확대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전력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도청 대상도 대통령실 핵심 당국자임을 감안하면 우리 측 대응이 너무 소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권 보수인사인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조차 "한심하고 비굴하기 짝이 없다"고 대통령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강력 항의와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설 전 육군 군사연구소장(예비역 준장)은 "한국의 언론과 윤석열 정권은 미국의 도청을 당연한 그들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비꼰 뒤 "정상적인 정부라면 한국에 주재하는 미국 CIA 책임자를 즉각 추방하겠다고 엄포를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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