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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대미 외교당국자 연쇄교체…국빈방문에 한미일 현안들은?

    핵심요약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사퇴로 이어진 '블랙핑크-레이디 가가' 공연 차질
    신임 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주미대사엔 조현동 외교부 1차관
    4월 초 한미일 연합훈련, 4월 말 한미정상회담, 5월 중순 G7 정상회의
    '일본에 끌려가고 있다'는 비판 큰 상황에서 어려운 협상 될 듯
    한편으론 조태용-조현동-김준표-김준구 모두 외교부 북미국 '원 팀'
    전문가 "오히려 그전보다 효율성 발휘할 수도 있다"
    대일외교 '레버리지'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도 제기돼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이번 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한미정상회담, 다음 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교가가 술렁이고 있다. 3월 29일 사퇴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후임으로 조태용 주미대사가 임명됐고, 그의 후임으로 조현동 1차관이 내정되면서 이른바 '회전문' 또는 '리볼버(회전탄창식 권총)' 인사라는 모양새가 됐다.

    문제는 지난 3월 6일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한 정부의 '해법' 발표 이후로 한미·한일·한미일 협력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강대국들 사이에 낀 우리의 국익을 위해 세심한 조율이 필요한 대형 이벤트를 제대로 치뤄낼 수 있느냐다.

    '블랙핑크-레이디 가가' 공연 차질 때문에 외교안보 라인 문책?…결과적으로 김성한 사퇴로 이어져

    최근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되면서 시작된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잡음은 이번 달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주요 일정이 누락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백악관이 우리 걸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협연을 제안했는데,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이 보고를 누락해 조율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3월 3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공연은 대통령의 방미 행사 일정에 없다"고 밝혔다. 보고 누락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든, 차후에 취소됐든 이 행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추진한 것으로 전해져 심각한 문제가 됐다는 것이 대통령실 내부 기류다. 이것이 김 실장 거취설로 번지면서 빠른 수습을 위해 김 실장이 사표를 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외교뿐만 아니라 통일, 국방 문제까지 외교안보 관련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중책인 국가안보실장은 하루도 비워둘 수 없는 자리로, 윤 대통령은 2월 29일 김 전 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 자리에 조태용 현 주미대사를 임명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5년 10월 임명돼, 해당 정부의 마지막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면 주미대사 자리가 비는데, 당연히 그 자리에도 누군가 가야 하니 '미국통'으로 꼽히는 조현동 1차관이 여기에 내정됐다. 다자·공공외교를 담당하는 2차관과 달리 1차관은 우리와 각 국가 사이의 직접적 외교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므로, 그가 원래 담당하고 있던 업무 중에 대미외교 조율도 포함돼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미대사관은 상당히 큰 공관 중 하나로, 미 국무부와 백악관과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외교부는 이제 사람에 의해 움직이지 않고 시스템으로 움직이기에 원만하게 잘 움직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 박종민 기자조현동 외교부 1차관. 박종민 기자
    조 차관은 주미대사로서 아그레망(주재국 부임 동의)과 임명장을 받기 전까지는 1차관의 업무를 계속할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의 후임이 누가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선 김홍균 주독일대사, 장호진 주러시아대사 등이 조 차관처럼 '미국통'으로 꼽히기는 한다.

    북미국 출신으로 외교안보라인 재정비해 오히려 효율적?…대일외교 조율 관련 우려도

    문제는 외교 현안, 특히 복잡한 한·미·일 관계 속에서 국익을 위해 미묘하고도 섬세한 조율을 해야 할 수 있는 외교안보 라인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특히 4월 초 한미일 해상 연합훈련을 시작으로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일들이 연달아 이어진다.

    3월 28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 해군의 니미츠 항공모함 강습단을 지휘하는 크리스토퍼 스위니 11항모강습단장(소장)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일본 자위대와도 같이 계속 훈련할 것이고, 한국 해군과도 같이 훈련할 것이다. 그런 훈련을 통해서 상호운용성을 키울 수 있다"며 "부산에서 출항한 뒤 한미일 3자 훈련을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 갑판에서 열린 한미 기자회견에서 미 제11항모강습단 크리스토퍼 스위니 단장이 발언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지난 28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 갑판에서 열린 한미 기자회견에서 미 제11항모강습단 크리스토퍼 스위니 단장이 발언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국방부 관계자는 3월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훈련과 관련된 협의가 진행 중이고 일정이 구체화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사일 방어 또는 대잠전 훈련이 물밑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대잠전 훈련은 그 성격상 정치적으로 민감한 성격을 띤다.

    이어 4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와 함께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는 강제동원 '해법' 발표 이후로는 처음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며, 이어서 5월 19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자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강제동원 '해법' 자체가 일본의 외교안보 이니셔티브에 끌려가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큰 상황에서 우리가 어려운 협상을 해야 하는 셈이다.

    긍정적인 요소도 있기는 하다. 김 전 실장은 학자 출신이지만 김태효 1차장과 임종득 2차장을 제외한 외교안보 라인업이 모두 정통 외교관 출신, 그것도 현 김준표 북미국장을 포함해 모두 외교부 북미국 출신이라는 점에서다. 조태용 신임 실장의 후임 주미대사가 오기 전까지 대행을 맡을 김준구 정무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평정책연구소 왕선택 글로벌외교센터장은 "오히려 외교부 관료 중심으로 보다 효율성을 발휘할 수도 있으며 정책의 연속성에서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강제동원 '해법' 이후에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복귀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독도와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 후쿠시마 오염수·수산물 등 한일간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즉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압박하고 일본은 이를 십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레버리지를 제대로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주오사카 총영사를 지냈던 북한대학원대 조성렬 초빙교수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미국은 미사일 방어를 위해 한미 그리고 한일의 협력에 관심을 가지지만, 일본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권이나 권리를 가지려고 해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며 "그런데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은 미국과 일본이 우리를 보는 시각이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이 하는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의전·외교비서관에 이어 국가안보실장까지 물러나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각 부처에서야 직업 공무원들이니 1년 안에 바뀔 수도 있는데, 국가안보실은 장기적인 전략을 만들고 정권의 색을 드러내는 곳"이라며 "조태용 실장이 이미 국가안보실에 있었던 적(1차장)이 있다고 하지만, 정권에서 그려 놓은 그림이 있을 텐데 (좋지 않은 쪽의)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닐까 싶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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