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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의혹' 고기동 실버타운…주민들 "감사 해 달라"



경인

    '특혜 의혹' 고기동 실버타운…주민들 "감사 해 달라"

    편집자 주

    실버타운은 노인의 주거 복지를 위해 마련된 시설이다. 하지만 경기도 용인시가 고기동에 추진 중인 '대규모 실버타운 조성사업'은 본래의 취지를 잃고 여러가지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복지시설의 탈을 쓴 고기동 실버타운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

    1천 세대 실버타운…천혜자연 훼손될라
    고기동 주민들 "15층 아파트…이해 안 돼"
    용인시, 한경유역청 높이 제한 권고 무시
    주민들, '특혜 의혹'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

    고기동 실버타운 사업부지 인근 전원주택. 이준석 기자고기동 실버타운 사업부지 인근 전원주택. 이준석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단독]복지시설 탈 쓴 용인 고기동 '실버타운'…수상한 인·허가
    ②[단독]'특혜 의혹' 용인 실버타운…'뇌물 연루' 개발사의 그림자
    ③'특혜 의혹' 고기동 실버타운…주민들 "감사 해 달라"

    용인서울고속도로 서울방면으로 달리다 고기터널을 지나 서분당 IC를 나오면 고기동 초입이 나타난다. 이내 서쪽에는 백운산이, 남쪽에는 광교산이 펼쳐진다.

    동막천을 따라 여러 특색 있는 음식점들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있고, 그 양옆으로는 옹기종기 전원주택들이 모여 있다.

    고기동 주민 조모씨(55)는 "겨울에도 이정도로 수목이 푸른 지역은 수도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맞은편에는 낙생천 저수지에서 파생된 석기천이 흐르고 있어 배산임수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뜬금 없는 고층 주택…조망권 침해 위기 맞은 주민들


    고기동 실버타운 사업부지. 이준석 기자고기동 실버타운 사업부지. 이준석 기자
    하지만 조금만 올라가다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사뭇 다른 풍경이 눈에 띈다. 나무들은 여기 저기 뽑혀 있고, 붉은 땅이 그대로 드러나 상태다.

    ㈜시원이 1천 세대 규모의 실버타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실버타운 개발이 완료되면 이곳 주민들의 산 조망권은 더 이상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고기동 주민들이 자연경관을 무시한 실버타운 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0년 넘게 이곳에 살아온 주민 민모씨(58)는 "이렇게 자연 경관이 훌륭한 곳이 없었는데, 지금 고기동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당장 실버타운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1년 용인시가 고기동 실버타운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한강유역환경청이 높이를 산의 6부 능선(196m)로 제한하고, 자연경관을 최대한 유지하라고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용인시는 이를 무시한 채 높이를 205.92m로 승인했고, 지상 15층짜리 아파트 14개동에 대한 허가를 내줬다.

    "아름다운 고기동 돌려달라"…주민들 공익감사 청구

    감사원. 연합뉴스감사원. 연합뉴스
    자연녹지에 대한 보존보다는 오히려 특정 개발사의 이익을 우선한 용인시의 행정에 주민들은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해 12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부적격 사업자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 특혜 의혹 △도시계획위원회의 부실 심의, 직권남용 △건축허가 과정에서 용인시의 불법, 배임, 유착 의혹 △불법적 건축기간 연장 및 건축허가 기간 위반에 대한 미조치 △건축허가 조건인 '공사차량 우회도로 설치'에 대한 이행조치 미비 △사업자의 재무행위 일탈에 대한 용인시의 관리감독 미비 및 미조치 △기타 용인시의 불법 비리 행위 등 인허가 과정에 불법 행위가 없었는지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공익 감사 청구에 참여한 한 주민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용인시에 감사 청구를 하는 것 보다 공정한 판단을 받아보고 싶어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며 "감사원은 관련 내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용인시는 원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지지부진 하던 고기동 실버타운 사업이 용인의 부동산 개발사 DSD삼호가 뛰어들면서 용인시의 특혜를 받아 일사천리로 추진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관련 기사:[단독]'특혜 의혹' 용인 실버타운…'뇌물 연루' 개발사의 그림자 ]

    당초 고기동 실버타운은 자연 경관을 심각하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지상 8층, 559세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또 연면적 1만1천㎡ 규모의 요양병원 건립도 포함됐다.

    하지만 인허과 과정에서 15층으로 높아졌고, 세대도 969세대로 400세대 이상 늘었다. 반면 요양병원은 649㎡ 규모의 의료지원시설(입주민들을 위한 간호사실)로 바뀌었다.

    또 분양과 임대를 절반씩 배분했던 애초 계획과는 달리 분양을 90%로 늘려, 개발업자의 초기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특히 용인시는 실버타운의 분양을 금지하는 노인복지법 개정안 시행을 하루 앞두고 고기동 실버타운에 대한 실시계획 인가와 건축허가를 동시에 내주면서 특혜 의혹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에 용인시 관계자는 "감사원의 요구에 성실히 대응하고 있으며, 현재 감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용인시로부터 제출받은 인허가 관련 서류를 검토해 조만간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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