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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

    증발한 K팝 공룡의 꿈…하이브 SM 인수전 '타임라인'

    핵심요약

    2월 초부터 3월까지 한달 넘게 이어진 인수전
    하이브-이수만 동맹부터 SM-카카오 세력까지
    카카오 vs 하이브 '쩐의 전쟁' 결정적 순간들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연합뉴스SM엔터테인먼트 사옥. 연합뉴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의 승기를 잡았다. 이수만과 손 잡고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에 나섰던 하이브는 결국 인수 중단을 택했다. 이로써 명암이 엇갈렸던 K팝 공룡의 탄생은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남게 됐다.

    하이브에 따르면 카카오는 SM 인수 카드를 얻은 대신 플랫폼 협업 등을 합의했다. 그러나 카카오 입장에는 구체적 협업 내용이 없어 단정 짓긴 이르다. 일단 하이브 인수 저지 총력전을 펼쳤던 SM은 양사 합의를 환영하며 카카오와 협력해 SM 3.0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 역시 SM 3.0의 조속한 이행을 강조하면서 독자적 운영 보장에 힘을 실었다.

    카카오·하이브의 SM 인수전은 그야말로 총칼 없는 '쩐(錢)의 전쟁'이었다. 전통의 엔터테인먼트 명가 SM을 향해 두 기업은 치열하게 러브콜을 보냈고, 각자 빈틈없이 여론전을 펼쳤다. 무엇보다 대중적 관심과 맞물린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인수전이라 '갑론을박'도 뜨거웠다.

    장장 한달 간 이어진 카카오 대 하이브의 SM 인수전 타임라인을 정리해봤다.

    2월 7일: 카카오, SM 2대 주주 등극?→이수만 가처분 신청

    SM·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3자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사실과 함께 사업협력 및 카카오와 SM의 신주·전환사채 인수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전환사채 전환으로 카카오는 SM 보통주 114만 주를 추가 확보, 전환 후 SM 지분율 9.05%를 차지하는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SM은 조달 자금을 SM 3.0 전략 추진을 위한 글로벌 음악 퍼블리싱사업, 글로벌 사업확대, 국내외 레이블 인수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SM 최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이하 이수만)는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이에 제동을 걸었다. 이수만 측은 단순 협력이 아닌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최대 주주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임을 주장했다.

    2월 9일: 하이브, 이수만 지분 14.8% 인수…최대 주주 등극

    처음엔 SM·카카오·카카오엔터 3사 대 이수만 구도로 경영권 분쟁이 흘러가는 듯 했다. 그러나 이수만이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넘기면서 사태는 변곡점을 맞았다. SM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였던 하이브가 한 순간 SM 최대 주주가 된 것.

    하이브는 SM 인수가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K팝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결국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성공에 의존적인 수익 구조를 개선, 'K팝 공룡' 기업의 탄생을 꿈꿨던 셈이다.

    하이브는 10일부터 이수만 지분 인수가와 동일한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를 시작했다. 지분 최대 25%(595만 1826주) 확보 목표로, 필요 자금 규모는 714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됐다.

    2월: SM vs 하이브 이유있는 여론전→카카오 등판

    왼쪽부터 하이브, SM 로고,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 카카오 로고. 각 사 제공/제작: 김수정 기자왼쪽부터 하이브, SM 로고,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 카카오 로고. 각 사 제공/제작: 김수정 기자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이사를 비롯한 SM 경영진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하이브의 인수 시도가 경영진 협의와 실사 한 번 없는 적대적 M&A(인수 합병)란 주장이었다. 무엇보다 하이브가 이수만과 손잡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해외판 라이크기획을 통한 역외 탈세 의혹, '나무심기' 프로젝트의 해외 카지노 사업 연관성 등을 폭로했다. SM 직원들도 평직원 협의체를 구성해 하이브 인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기점으로 양사의 여론전도 점차 격렬해졌다. SM과 하이브는 연일 공식 입장을 내며 이수만에 대한 각종 폭로 및 가처분 쟁점인 경영권 분쟁, SM과 카카오의 계약 관계 등을 두고 반박에 반박을 거듭했다. 양사는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비롯해 가처분 신청, SM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칠 새 이사 후보 등 주주제안에도 적극 나섰다.

    혼란이 계속된 가운데 지난달 27일 카카오·카카오엔터가 본격 등판했다. 하이브가 SM·카카오·카카오엔터의 전략적 제휴가 지나치게 카카오에 유리한 계약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카카오엔터는 공개 반박을 펼쳤다. 카카오엔터는 SM과 '수평적 협력관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하이브가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침해하고 있어 본사인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을 알렸다. '하이브-이수만'·'카카오-SM' 세력이 명확히 나뉘어지는 순간이었다.

    3월 3일: 이수만 가처분 신청 인용…하이브·카카오 엇갈린 희비  

    서울동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김유성 부장판사)는 이날 이수만이 SM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이수만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채무자가 긴급한 자금 조달 및 사업 확장, 전략적 제휴 등 채무자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 등을 배제하고 카카오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배정, 발행할 필요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신주 및 전환사채로 인해 기존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지분에 따른 비례적 이익이 침해되거나 지배력 약화 등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결정의 이유를 전했다.

    이렇게 카카오가 SM 2대 주주 등극에 실패하며 하이브가 인수전의 고지를 점하는 것처럼 보였다.

    3월 6~8일: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카카오 주당 15만원 승부수


    격변의 3일이었다. 6일 하이브는 당초 목표한 25% 공개매수에 실패했다. 카카오가 인수전에 뛰어든 이후 SM 주가가 12만원을 웃돌면서 결국 지분 0.98% 확보에 그쳤다. 하이브가 확보한 공개매수분까지 합쳐도 15.78%에 불과해 매수 목표 수량을 한참 밑돌았다.

    곧바로 7일 카카오의 역습이 시작됐다. 카카오는 26일까지 SM 지분 35%(833만 3641주)를 하이브보다 높은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현재 보유한 4.9%까지 더해 모두 39.9%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카카오는 "SM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그동안 견지해온 'SM과의 사업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라며 "카카오는 SM 고유의 전통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자율적·독립적 운영과 기존 아티스트의 연속적·주체적 활동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8일 SM 주가는 다시 요동쳐 5%대 급등세를 타고 16만원 선에 다가섰다. 결국 공개매수가인 15만원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카카오도 하이브의 전철을 밟는 듯했다.

    3월 12일: 하이브 인수 포기…카카오 품에 안긴 SM

    평행선을 달리던 하이브·카카오는 결국 극적인 대타협을 이뤘다. 하이브가 카카오와 플랫폼 협업을 합의하며 SM 인수를 중단하게 된 것.

    하이브는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카카오·카카오엔터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며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SM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카카오엔터도 이날 함께 입장을 내고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 SM과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카카오 협력 하에 추진키로 했던 SM 3.0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SM 경영진은 하이브의 결정을 환영하며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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