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노컷체크]'건폭' 만들어 노조압박…타워크레인 월례비 불법?



사회 일반

    [노컷체크]'건폭' 만들어 노조압박…타워크레인 월례비 불법?

    CBS 주말 뉴스쇼 모아모아 팩트체크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대담 : 선정수 (뉴스톱 기자)

    윤석열 "건설현장의 갈취와 폭력 강력 단속"
    '건폭' 신조어 만들어 노조 압박
    타워크레인 월례비 법원에서는 임금 성격 인정
    노조 "월례비 없애고 안전한 노동조건 보장해달라" 주장

    ◇조태임 > 한 주를 팩트체크로 정리하는 모아모아 팩트체크입니다. 오늘도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 선정수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했나요?
     
    ◆ 선정수 >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노조를 향한 공세가 '때리기'를 넘어 '악마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지지층 결집과 국정 장악을 노리고 노조를 향한 공세를 퍼붓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여부가 의심스런 발언들이 있어서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조태임 > 윤석열 대통령 발언 가운데 '건폭'이라는 말이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저는 이번에 처음 듣는 말인데요. 원래 있던 건가요?

    1천억원 고액납세의 탑 수상한 김윤태 (주)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연합뉴스1천억원 고액납세의 탑 수상한 김윤태 (주)에코프로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연합뉴스
     
    ◆ 선정수 > 윤석열 대통령이 만든 신조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건설현장의 갈취·폭력 등 조직적 불법 행위에 대해 검찰, 경찰,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강력하게 단속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어 "단속이 일시적으로 끝나선 안 될 것"이라며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건설 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울 것"을 지시했습니다. 건설현장의 '건'과 조직폭력의 '폭'을 끌어다 붙인 '건폭'은 건설 현장 노조원들을 폭력배에 빗대 윤 대통령이 만들어 낸 말입니다. 이런 뜻의 '건폭'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말입니다.
     

    ◇조태임 > 그러니까, 건설현장에서 노조가 마치 조폭처럼 갈취와 폭력을 자행한다. 이런 의미를 담아서 만든 말이군요. 그럼 이렇게 말을 만들 정도로 사례들이 많이 있나요?
     
    ◆ 선정수 > 정부가 꼽은 건설현장 갈취·폭력의 대표 사례는 타워크레인 월례비입니다. 마치 노조가 사업자를 갈취해 주지 않아도 되는 월례비를 뜯어가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많이 다릅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화물연대 탄압 공동대책위원회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공안시대 회귀·노조탄압 자행하는 경찰청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민주노총 건설노조·화물연대 탄압 공동대책위원회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공안시대 회귀·노조탄압 자행하는 경찰청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조태임 > 관련해서 법원 판결도 나왔다고요?
     
    ◆ 선정수 >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사업체로부터 월례비를 받는 것은 갈취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무리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법원에선 타워크레인 월례비가 임금 성격을 갖는다고 본 판결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노조는 월례비 지급 관행을 멈추자는 제안을 여러차례 사측에 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월례비가 장시간 근로와 위험한 작업의 대가로 주고받는 성격이 짙기 때문입니다.
     
    월례비를 없애는 대신 안전한 노동 조건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 그동안 타워크레인 노조의 요구였습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타워크레인 월례비 관행을 지목해 '건폭'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조태임 > 최근 정부가 월례비 받는 타워크레인 조종사는 면허를 정지시킨다는 대책도 내놨어요.
     
    ◆ 선정수 > 국토부는 지난 2일 건설기계 조종사의 면허정지 처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건설기계를 활용한 부당 금품수수, 공사방해, 태업 등의 불법 부당행위를 한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 조종사는 최대 12개월 간 면허가 정지된다고 합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부당행위는 건설업체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공기를 연장시키는 한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실정"이라고 주장합니다.
     
    ◇조태임 > 월례비를 주고받지 않으면 비용이 낮아지고 공기가 단축되고 분양가가 낮아질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겠네요.
     
    노조 파업 때문에 초등학교 신설 공사가 늦어져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봤다. 이런 이야기도 했던 것 같은데요.

    도심 집회 연 민주노총. 연합뉴스도심 집회 연 민주노총. 연합뉴스
     
    ◆ 선정수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노사관계 주무부처 장관이 아니지만 '노조 때리기'의 최선봉에 서있습니다.
     
    지난번 화물연대 파업 때도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고, 이번 '건폭 단속'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원 장관은 지난 1월 부산 명문초 신설 현장을 찾아 "후진국 같고 무법지대에 있는 조폭들이 노조라는 탈을 쓰고 설치는 것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다시는 집단이기주의로 인한 불법행위가 교육 현장에 피해를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레미콘 운송기사·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사에 차질을 빚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조태임 >: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관련 발언을 했죠?
     
    ◆ 선정수 > 윤 대통령도 앞에서 언급한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 학교 사례를 언급합니다. "건설 현장에서는 강성 기득권 노조가 금품요구, 채용 강요, 공사방해와 같은 불법행위를 공공연하게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공사는 부실해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개교와 신규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는 등 그 피해는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태임 >: 그럼 실제로, 강성노조의 불법행위로 공사가 늦어졌는지 살펴볼게요.
     
    ◆ 선정수 > 학교 공사가 파업 때문에 늦어졌다는 주장을 살펴봤습니다. 원 장관은 지난 1월 12일 학교 공사현장을 방문해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돼야 할 시기에 68일간 공사가 지연되면서 완공이 4월로 미뤄져 신입생이나 전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1.5㎞ 떨어진 임시 가교로 등교를 해야한다고 하니,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많은 불편과 상처를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노조 파업 때문에 학교 건물의 준공이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조태임 >장관이 부산의 초등학교 공사 현장에 내려가서 이야기를 한 거네요. 노조 파업 때문에 공사가 늦어졌다는 이야기인데요.
     

    무거운 표정으로 간담회장 향하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무거운 표정으로 간담회장 향하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
    ◆ 선정수 > 원 장관의 발언이 지난 1월에 있었는데요. 그보다 2개월 전인 2022년 11월9일 열린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 행정감사 회의록을 살펴봅니다.
     
    대통령과 국토부장관이 언급한 바로 그 초등학교, 부산 명문초 신설 공사 지연에 관한 원인을 따지는 부분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소속 윤일현 부산시의원이 "지금 37% 같으면 내년 2월까지 공사해 가지고 이거 다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습니다. 부산시교육청 행정국장은 "공기가 원래 우리가 25개월 내지 30개월 정도를 잡아야 되는데 중투가 늦게 통과되는 바람에 14개월밖에 공기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조금 어려운 점은 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조태임 >: 중투가 늦게 통과되는 바람에 공기가 줄었다. 중투가 뭡니까?
     
    ◆ 선정수 > 교육부에서 새로 학교를 지을 때 심사를 하는 중앙투자심사위를 줄인 말입니다. 이 과정이 지연되면서 30개월 정도 걸리는 학교 신설 기간이 14개월로 공기가 줄어든거죠. 여기에 또 여러가지 변수가 발생한거구요.
     
    ◇조태임 >: 어떤 변수들이 있었나요?
     
    ◆ 선정수 > 부산시교육청 행정국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던 레미콘하고 화물연대 파업 그리고 태풍으로 인한 공사 지연 치면 전체 한 45일 정도가 소요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3월 1일 자 개교가 되어야 되는데 전에 예결위에서도 말씀 올렸지만 3월 1일 자 개교가 불가능합니다" 라고 하는데요.
     
     이 회의에선 이것 말고도 혹서기 공사 중단도 공사 지연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조태임 > 개교가 늦어진 것은 사실이고, 학교 신설 공사가 지연된 원인으로는 노조 파업과 태풍, 혹서기 공사 중단 이런 것들이 꼽히네요.
     
    근본적으로는 공기를 너무 짧게 잡아서 이런 돌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기간이 없었다는 것이구요.
     
    ◆ 선정수 > 그렇습니다. 시교육청이 말하는 것처럼 다른 학교 공사는 보통 25~30개월 공기를 잡는데 이 학교는 14개월로 설정이 된 거죠.
     
    ◇조태임 >: 원희룡 장관은 국토교통부 장관인데 노조 때리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인 것 같아요. 노조 관련 발언을 많이 쏟아냈었는데요.
     
    ◆ 선정수 > 지난해 11월 30일 포스코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결의하는 조합원 투표를 했는데요. 포스코스틸리온이라는 자회사의 주가가 급등합니다. 이를 두고 원 장관은 SNS를 통해 "포스코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직후 주가 급등은 개미 투자자들 평가를 그대로 반영", "민폐노총 손절이 민심"이라고 글을 올립니다.
     
    ◇조태임 >: 민주노총을 탈퇴했기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 연관관계가 있나요?
     
    ◆ 선정수 > 투표 마감은 오후 5시, 결과 공지는 5시 29분으로, 장 마감 2시간 반 뒤 투표 결과가 나왔습니다. 게다가 당시 투표는 4주 전 첫 투표에 절차적 문제 제기가 있어 이뤄진 재투표였습니다. 11월 4일 첫 투표 때도 민주노총 탈퇴가 가결됐는데 그때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민주노총 탈퇴를 결의한 포스코지회 포항지부는 조합원 247명의 소수 노조로, 교섭 대표 노조는 조합원 6천여 명의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입니다.
     
    투표율과 찬성율을 적용하면 이번 투표에서 탈퇴에 표를 던진 조합원은 100명으로 계산되는데 포스코 노사관계에 큰 변화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인 겁니다.
     
    탈퇴를 결의한 포스코지회의 포항지부장 역시 YTN 취재진에게, 민주노총 탈퇴와 주가 상승의 연관성을 못 찾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가가 급등한 계열사 포스코 스틸리온은 노동조합 자체가 없다고도 밝혔습니다.
     
    ◇조태임 > 노조 자체가 없는 자회사의 주가 상승과 연관 짓기엔 좀 무리가 있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선정수 > 완전히 억지라고 볼 수 있죠. 노조를 비판할 수 있고 노동개혁 추진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좀 사실에 기반한 정책을 펼치고 말하기 전에 사실 관계를 좀 따져보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건전한 토론이 되고 사회가 발전하겠죠.
     
    ◇조태임 > 물론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당연히 고쳐야겠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너무 한 쪽 탓으로만 돌리려는 건 아닌지. 노조를 너무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오늘 모아모아팩트체크는 여기까집니다. 지금까지 뉴스톱 선정수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팟캐스트, 오디오클립을 통해 다시듣기가 가능합니다.■ 방송 : CBS 라디오 <주말 뉴스쇼> FM 98.1 (07:00~08:55) ■ 진행 : 조태임 앵커 ■ 팟캐스트, 오디오클립을 통해 다시듣기가 가능합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