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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텃밭' TK 민심은…'정권 안정' 반면 '윤핵관' 회의론도



국회/정당

    [르포]'텃밭' TK 민심은…'정권 안정' 반면 '윤핵관' 회의론도

    대구·경북, 국민의힘 전통 '텃밭'…3·8 전당대회 표심 주목
    과거 윤 대통령 당선 때 힘 실어줘…'윤심' 김기현에 상대적 소극 지지
    김 후보, 결선투표 없는 당권 잡으려면 반드시 접수해야 할 요충지
    "대통령에게 힘 실어야" 여론에도 '윤핵관' 회의론 만만치 않아
    대구 젊은 유권자 "서로 공격하고 대결하는 정치, 누가 되든 차이 없을 것"

    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황교안·천하람·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기현(왼쪽부터)·황교안·천하람·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8 전당대회 당권 접수를 위한 핵심 요충지인 대구·경북(TK)의 표심은 어떻게 작동할까.

    TK는 국민의힘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손 꼽히며, 과거 박근혜 대통을 배출하는 등 강경 보수 성향 후보들의 손을 들어줬던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 전대 과정에서 '윤심' 낙점을 받은 김기현 후보가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각 후보 캠프에는 공략을 위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김 후보는 부산·울산·경남(PK)을 지역 기반으로 하고 있고, 소지역주의가 불리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일부 제기된다. 때문에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들도 발돋움을 위해 지역 공략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지지율 과반의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데, 이번 전당대회 지역별 선거인단 중 TK의 비중(21.03%)이 가장 큰 만큼 이 곳 당원의 표심은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이런 가운데 28일 대구에서 TK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김 후보는 승기를 잡기 위해 나경원 전 의원과 '연대'를 이날 대구 방문에서 첫 가동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찾은 대구의 바닥민심은 김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권 안정론'에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그간 경쟁 후보들을 배척해온 데 대한 반감도 여전했다. 이른바 '윤핵관' 의원들을 내세워 완장이라도 찬듯 정적을 제거했던 거친 '정치 문법'이 상당 부분 부작용을 낳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TK 민심 '김기현 대세론' 끄덕이면서도…'윤핵관 회의론' 균열

    대구 서문시장의 모습. 김명지 기자대구 서문시장의 모습. 김명지 기자
    지역 국민의힘 지지층의 민심은 '김 후보 대세론'에 일정 부분 손을 들어주면서도 현재 전당대회 경쟁 상황이나 이른바 '윤핵관' 문제를 비롯한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회의감을 표하고 있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의류 가판대 장사를 하고 있던 오진철(70)씨는 "김 후보는 경험도 많고, 민주당에 물러서지 않을 후보"라며 그를 추켜세우면서도 전당대회 갈등상에 대해 "김 후보 땅 문제나 안철수 후보의 과거 민주당에서의 일 등 이미 다 지난 얘기를 왜 자꾸 꺼내는지, 민주당에 왜 자꾸 공격의 빌미를 주는지 모르겠다. 절대 반대"라고 비판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권용찬(44)씨는 "김 후보가 가장 적절한 선택지라고 본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이른바 '윤핵관' 인사들을 거론하며 "(나 전 의원 관련) 공정하게 후보자들이 다 나와서 경선을 했다면 보기 좋았을 텐데, 몰아가는 방식이 정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정 간 견제와 균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천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건어물가게를 하는 이미남(54)씨는 "대통령과 친한 것도 좋지만, 그러다 보면 잘못된 걸 말하기 쉽지 않지 않겠나"라며 "평상시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 천 후보가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걸 딱 맞게 말씀해주시더라"고 말했다.
     
    한편 전당대회 '윤심' 논란 등에 대한 반감이 커져 '이도 저도 다 싫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삼제품을 판매하는 김성근(56)씨는 김 후보를 가리켜 "당 대표가 대통령과 친한지 안 친한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의회는 의회가 할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야당과의 협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안 후보는 오히려 민주당과 척지고 있고, 황 후보는 이미 실패를 겪은 옛사람이며, 천하람 후보는 나이는 젊지만 오히려 생각이 치우친 '꼰대'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대의 모습. 김명지 기자대구 경북대의 모습. 김명지 기자
    젊은층에선 이같은 회의론이 상대적으로 더 강했다. 대구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원생 정모(27)씨는 전당대회 상황에 대해 "강 건너 불구경을 할 뿐"이라고 딱 잘라 말했고, 권모(29)씨 역시 "뜬구름 잡는 얘기, 나와 다른 세상 얘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원생 이모(29)씨는 "당이 작으니 당정 간 협력도 필요하고, 적당한 쓴소리도 필요하다"면서도 "후보자들이 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서로 공격하는 게 중심이더라. 대결이 진행되는 걸 보니 누굴 뽑아도 별 차이가 있겠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구서 나경원과 손 맞잡으며 '사실상 연대' 과시한 김기현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사실상의 '연대 제스처'를 여러 차례 내보이며 보수 당심 공략에 나섰다.
     
    주최 측 추산 약 5천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김 후보는 공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나 전 의원과 나란히 서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했고, 함께 손을 잡고 주먹을 들어 올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는 연설 중에도 청중을 향해 "이 자리에 나 전 원내대표가 오셨는데, 여러분 좋아하시죠?"라고 묻는 한편, 나 전 의원을 향한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반면 자신과 각을 세우고 있는 다른 후보들을 향해서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와 비방, 흑색선전,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분들은 허무맹랑한 궤변을 그만하시고 그 시간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싸워주셨으면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당초 목표로 한 '결선투표 없는 당선'이 불투명한 만큼, 집중적인 호소가 불가피한 것이다.

    다른 후보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안철수 후보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초기 자신과 함께 대구에 의료 봉사를 하러 온 아내 김미경 교수를 대동했으며, 천하람 후보는 "TK 국회의원의 보신주의와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는 게 지금 TK 민심"이라고 직격했고, 황교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자신의 공로를 언급하며 "그 시절 여기 후보들은 무엇을 했나. 안 후보는 탄핵에 앞장섰고, 김 후보는 울산시장으로 있으면서 대통령 퇴진을 최대한 앞당기자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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