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모습. 연합뉴스대한항공이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 발권을 오는 3월말부로 종료한다. 해당 서비스는 현행 마일리지 제도와 함께 2021년 3월 31일까지 운영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편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점을 고려해 관련 서비스 폐지와 개편안 시행 모두 2년 연장됐다.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은 여론의 거센 반발로 시행이 불발됐지만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은 예정대로 다음달 31일 종료될 방침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31일까지만 스카이팀 세계일주 보너스 서비스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당초 이 서비스를 2021년 3월 31일까지만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폐지 시행을 2년 연장했다. 대한항공은 추가 연장없이 서비스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스카이팀은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 △에어유럽 △차이나에어라인 △델타 △베트남에어라인 등 항공동맹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가 운항하는 구간을 활용해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상품이다.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을 발권하면 동쪽 또는 서쪽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천에서 출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뉴욕, 프랑스 파리, 중국 홍콩을 거쳐 인천으로 귀국하거나 인천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그리스 아테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을 거쳐 인천으로 귀국하는 식이다.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은 경유 규정 등이 까다롭기 때문에 이용률 자체는 높지 않았다. 동쪽 또는 서쪽 한 방향으로만 계속 여행할 수 있고, 경유지에서 24시간 이내 체류시에만 총 9회 경유가 가능하며 24시간 초과 체류시 최대 경유 횟수는 5회다. 지역(북미·중미·남미/유럽·중동·아프리카/아시아·대양주)별 최대 도중 체류 횟수도 4회로 제한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마일리지 항공권 발권 승객 중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 사용 비율은 0.01%다.
관련 규정이 복잡하긴 하지만 비교적 적은 양의 마일리지로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 있어서 일부 여행자들은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을 '갓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남)'라고 부르기도 했다. 예를들어 인천에서 미국 뉴욕까지 왕복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발권시 필요한 마일리지가 이코노미석 기준 7만 마일인데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 발권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이코노미석 기준 14만마일이다. 이런 이유로 여행 커뮤니티에는 최적의 경로 등 세계일주 서비스 항공권 활용법이 다수 공유되어 있다.
대한항공은 관계자는 "세계일주 서비스 항공권은 유상으로 판매하던 상품자체도 활용율이 떨어져 2022년 4월에 사라졌다"며 "항공사별 운임규정이나 마일리지 운영규정 등이 달라 운영상 고충이 많았고 유지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스카이팀 항공사들도 아에로멕시코를 제외하고는 전부 관련 상품 운영을 폐지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제공대한항공은 세계일주 서비스 항공권 폐지와 함께 시행이 2년 연기됐다가 '개악(改惡)이라는 여론의 거센 반발에 떠밀려 다시 시행이 잠정 연기된 마일리지 개편안과 해당 서비스 종료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은 스카이패스 제도개편과 별개의 사안으로 중단 예정이었다"며 "스카이팀 항공사들끼리 (재개) 하기로 협의가 되지 않으면 (부활하기) 어려운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항항공은 오는 4월부터 마일리지 서비스 항공권 발권 기준을 지역에서 거리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을 시행하기로 했다가 소비자들의 비판과 정부, 정치권의 압박에 못이겨 시행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9년 12월 발표한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 준비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며 "마일리지 제도 전반을 재검토하는 만큼 새로운 개편안 발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