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후보.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3·8전당대회 레이스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22일 열린 제3차 TV토론회에서는 1위 주자 김기현 후보에게 공세가 집중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질문이 주를 이뤘고, 안철수 후보의 과거 행적 및 발언 등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차기 총선 공천 개혁 방안도 거론됐다.
이날 KBS 주최 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해명하려면 왜 도로에 노선이 바뀌었는지 그 과정을 해명하시기 바란다"며 "이제 당과 대통령, 나라를 위해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해당 의혹을 제일 먼저 제기했고, 이후 가장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황 후보는 "(김 후보는) 해당 의혹을 제기했던 울산 MBC PD에게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었다"며 "울산지검은 그 보도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김 후보는 2년 동안 재정신청, 항고, 재항고 등 다 해봤지만 결국 검찰에서 기각 당했다.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했다. 그런데 그 패소에 대한 항소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 판결문에서는 이 사건 방송에서 주요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합치되고 허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후보는 "(해당 방송사에서) 의혹이라고 표현했을 뿐이지 단정적으로 '이렇다'라고 단정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의혹을 공익적 차원에서 검증하라고 한 것이다. MBC가 보도한 것이 사실이라고 되어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황 후보가) 마구잡이로 하시니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셨으니 선거에서 참패했던 것"이라며 "자기 땅에 터널 뚫으라고 하는 지주가 어디있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황교안 후보야말로 정계 은퇴하셔야 할 것 같다. 무지몽매한 사람의 말을 듣고 나서 가짜뉴스 퍼나르면서 전당대회를 진흙탕 만들고 어떻게 대표하시려 하나"라며 "권력형 토건 비리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지시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황 후보가 김 후보에게 땅을 판매한 사람의 실명과 소속 법인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안철수 후보도 김 후보 공격에 가세했다. 안 후보는 "이틀 전 인터뷰에서 '공천할 때 대통령 의견을 듣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며 "굉장히 위험한 발언을 하고 있다. 헌법 제7조를 보면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가 있다. 만약 대통령과 공천에 대해 의논한다면 법적 문제 소지가 있다. 스스로 자꾸만 위험한 발언을 거듭해서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불안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대통령이 당의 현안 관련해서 논의하고 여러 의견을 전달하면서 토론하는 것을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혼자만의 해석이다. 그럼 당을 떠나야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의 과거 행적을 갖고 역공을 펼쳤다. 그는 "안 후보의 그동안 행적을 보면 밀실공천, 측근공천, 낙하산 공천의 대명사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며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광주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파동이 있었다. 여론조사 50%, 배심원 투표 50%였는데 경선룰을 배제하고 측근을 공천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그동안 계속해서 측근·밀실 공천해놓고, 이번에 시스템 공천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신뢰성 있겠나"라고 공격했다.
이에 안 후보는 "왜곡하고 편집하고 있다. 그 정도 노력을 갖고 우리 당이 어떻게 하면 좀 더 공천시스템을 강화시킬까, 그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며 "지난 10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큰 성공도 했고 실패도 했다. 그러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이런 경험 바탕으로 정말 시스템 공천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황교안 당대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황 후보도 안 후보의 과거 행적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그는 안 후보를 겨냥해 "2012년 7월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출판하고 구매자 1천명에게 신영복의 서화가 담긴 부채를 증정했나"라고 물었고, 안 후보는 "제가 드린 것이 아니고 출판사에서 드린 것이라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또 황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 안 후보의 창당 이력을 캐물으면서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깨지게 될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적하자 안 후보는 "여러 가지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말 우리당 잘 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해졌다"며 "민주당을 잘 알기 때문에 (총선에서) 잘 싸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와 친윤계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이른바 '김장연대'를 언급하며 전당대회 레이스 직전 친윤 세력들이 나경원 전 의원에게 행했던 집단 공격 사태를 끄집어내기도 했다. 천 후보는 "(김 후보가) 장 의원만큼 훌륭한 사람이 없다고 했는데, 그러면 장 의원한테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유할 수 있겠느냐"라고 압박했다.
그는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 "지금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수사를 하거나 기소까지 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판단된다"면서도 "김 후보가 해명하는 태도가 더 문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태도와 유사하다. 어떤 의혹이 있다면 정면돌파를 하고 내용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그런 설명 없이 이재명 대표가 하듯 '전 정부에서 다 털었던 것' 이런 식으로 계속 다른 핑계를 댄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 국회사진취재단또 김 후보가 '천 후보의 SNS 글 중 90% 이상이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천 후보는 "윤핵관이 (곧) 국민의힘인가. 저는 윤핵관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윤핵관 손아귀에 있어서 윤핵관이 마치 국민의힘 전부인 양 생각하고 있다. 권력 줄 세우기 행태는 당을 망친다. 여기에 대해서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이 비겁하고 간신배"라고 반격했다.
내년 치러질 총선과 관련해 김 후보는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하고 당원 동지들과 단합해서 반드시 총선 압승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권력의 힘을 빌려 서울 강남이나 영남권 나가려는 사람 많으면 그러면 내년 총선 망한다. 이런 공천 파동 막아야 한다. 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 신념과 가치가 확고한 사람, 싸워 이길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대표가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고, 천 후보는 "윤핵관의 막장공천 막아내고 소신 있고 능력 있는 뛰어난 인재들이 국민과 당원들 위해 국회 안에서 역할할 수 있도록 공정과 상식있는 공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