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제보트쇼 참가업체 열전] ㈜우성아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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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필수품은 ''''마이카(My Car)''''다. 베이비붐 세대부터 불기 시작한 마이카 열풍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런데 ''''마이카'''' 시대가 지고 조만간 ''''1가구 1보트''''를 뜻하는 ''''마이보트(My Boat)'''' 시대가 도래하리라 호언장담하는 이가 있다.
18년째 레저용, 구조용 고무보트를 생산해온 이희재(53) ㈜우성아이비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수상레저산업이 해외 각국에서는 블루오션 분야''''라며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지만 수상레저산업은 초기단계인 만큼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국내 수상레저, 검정 튜브 빌려 물놀이 하는 수준''''이 대표가 수상레저산업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게 된 계기는 대학 졸업 후 1980년대 후반 무역회사의 해외주재원으로 외국에 머물면서부터다.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담만, 바레인 등지에서 3년 반 동안 무역업무에 종사한 이 대표는 노출을 싫어하는 패쇄적인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선진국 못지 않게 물놀이 문화가 발전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198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선 한강에 고무보트가 떠있으면 사람들이 구경하던 시절이었어요. 수상레저산업의 불모지였죠. 지금도 우리나라에선 수상레저가 해운대해수욕장에 100만명 모여서 비치 파라솔 밑에서 일광욕하며 검정튜브 하나 빌려 노는 수준이에요. 선진국은 물론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보다 뒤떨어져 있습니다.''''
낙후된 수상레저산업 분야가 오히려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1992년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고무보트 개발·제조에 매달렸다. 때마침 국내에도 젊은이들 사이에 래프팅 문화가 도입돼 유행하던 시기였다.
이 대표는 ''''초창기만해도 국내에서 수상레저산업이 성공하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난 한 해 래프팅을 즐긴 국내 인구만 해도 280만명에 이를 정도로 래프팅 문화는 이제 대중화했다''''고 말했다.
수상레저산업에 뛰어들 당시 이 대표가 철칙으로 내세운 것은 보트가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우수한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고무보트 생산에만 회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매혹적인 제품 트랜드를 지속적으로 개발, 출시한다는 전략이었다.
18년간 이같은 철칙을 지켜온 결과 우성아이비는 세계 고무보트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며 한 해 매출액이 200억원에 이르는 우량 중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美 그랜드캐니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ZEBEC 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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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아이비는 ''''ZEBEC''''이란 자사 브랜드로 각종 공기주입식 고무보트를 생산한다. 급류타기용 래프팅 보트, 엔진 장착이 가능한 레저용·경기용 보트, 바나나보트, 구명보트, 카약·카누, 수상공원용 물놀이 용품 등 다양하다.
특히 우성아이비가 4년 간 자체 개발한 하늘을 나는 보트, 일명 ''''플라이 피쉬''''는 6m 이상 수면 위를 나는 신개념 보트로서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전세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7년에는 손 대신 발로 젓는 페달식 카약도 개발했다. 오는 8월에는 물에서 타는 자전거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반 카약보다 3배 빠른 하이브리드 카약도 중소조선연구원과 공동개발 중이다.
ZEBEC 제품은 현재 해외 6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로 이뤄질 정도로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일례로 지난 2007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세계래프팅대회에서 ZEBEC이 선수용 공식보트로 지정된 바 있다. 미국 알래스카나 그랜드캐니언 밑을 흐르는 콜로라도강에서도 ZEBEC 브랜드를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외 인지도가 높다.
ZEBEC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1천400만달러(한화 180여억원). 국내시장 점유율도 87%에 이른다.
''''한탄강이나 동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래프팅보트 대부분이 ZEBEC 제품''''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우성아이비 본사에서는 주로 연구개발과 디자인, 고가품 생산이 이뤄진다. 베트남과 불가리아를 비롯해 중국 광저우, 웨이하이 등 해외공장 5곳에서 제품들을 대량생산한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 현지법인도 두고 있으며, 해외 60개국에서 ZEBEC 제품만 취급하는 딜러가 260여명이나 된다. 본사 직원은 75명, 해외현지 근로자는 450여명이다.
''''고무보트 수요 무궁무진…요트·보트 수와 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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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무보트 수요는 레저스포츠용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레저용으로만 고무보트 수요가 국한됐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군용으로도 많이 사용되며, 특히 선박에는 의무적으로 구명보트(Life Raft)를 비치해야 하기 때문에 상선, 어선, 여객선에 고무보트가 실린다. 따라서 세계 요트·보트 산업과도 연관성이 깊다.
단적인 예로 요트·보트 인구가 많은 뉴질랜드의 수도 오클랜드를 들 수 있다. 이 도시의 전체인구는 약 100만명, 등록된 요트·보트 수가 90만대에 이른다. 대형 요트·보트에는 반드시 구명보트가 실려야하기 때문에 요트·보트 수와 고무보트 수요는 비례한다.
여기에 구명보트도 일종의 ''''패션''''이라서 보통 5년에 1번꼴로 교체한다. 오클랜드의 경우 고무보트 교체 수요만 1년에 20만대로 추산된다. 이를 1대당 1천달러로 계산하면 2억달러란 어마어마한 시장규모가 산출된다.
이 대표는 ''''고무보트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해외에서는 고무보트 산업이 활성화된 지 오래''''라며 ''''고무보트 제조업체 중 설립한 지 100년이 넘은 해외업체들도 무수히 많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조디악''''이란 업체는 158년 전에 설립됐어요. 이처럼 역사가 깊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업체들이 고무보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죠. 1~2년 전부터는 중국에도 보트 제조공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요. 중국이 앞으로 최대 보트 생산기지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요.''''
''''수상레저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 보트쇼 개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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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요트·모터보트 수는 연간 80만대. 올해 세계시장 수요만해도 506억달러에 달하지만 국내시장 규모는 7억달러에 불과하다.
요트·보트를 즐기는 인구도 국내는 미비한 수준이다. 수상레저산업은 보통 국민소득이 2~3만달러를 넘어선 국가에서 활성화된다.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인구 6~7명당 요트보트 1척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18명당, 일본은 392명당 1척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통계조차 안 잡혀 있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요트·보트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국토해양부가 추진 중인 마리나 조성계획과 각 지자체별 수상레저타운 건립 사업도 중요하지만 보트쇼같이 수상레저산업 저변인구를 확대할 수 있는 행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경기국제보트쇼''''에 참가하는 우성아이비는 실내전시관 1동에 6개 부스를 마련하고 ZEBEC 제품을 전시한다. 해외바이어와의 거래상담도 진행한다. 신제품도 출품할 예정이다.
''''지난해 첫 행사에서는 쇼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참가 의의를 뒀었어요. 올해는 회사를 알리고 새로운 바이어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겁니다.''''
이 대표는 또 경기도가 전곡항 일대에 추진 중인 해양복합산업단지 조성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경쟁력있는 단지로 만들어지면 많은 요트·보트 관련 업체들이 이전해올 것''''이라며 ''''매혹적인 제도나 정책이 시행돼야 수상레저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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