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솔로몬재판에서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25일 오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원한 당원'을 자처하면서 "출마 결정은 쉬웠을지 모르지만, 불출마 결정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의 출마가 '분열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고, 국민에게 안 좋은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당을 사랑하는 '진짜 엄마'의 마음으로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솔로몬왕이 재판에서 갓난아이의 친모임을 자처하는 두 여인에게 '아이를 두 쪽으로 가르라'는 명을 내린 뒤 울부짖으며 아기를 포기한 여인이 진짜 엄마라고 판단했다는 이야기에 자신의 결정을 빗댄 것이다.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대표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나 전 의원은 "어떤 시련 앞에서도 한 번도 숨지 않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웠다. 그런 제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는 한편 "국민의힘이 더 잘하고,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출마 결정 자체는 자신의 판단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 "출마해 캠페인을 한다면 지지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지율이 높고 낮은 것은 제게 중요하지 않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께 눈살 찌푸리는 장면이 다시 연출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의사를) 접었다"고 강조했다.
황진환 기자향후 다른 당권주자 중 누구를 도울 거냐는 질문엔 "불출마 결정은 어떤 후보나 다른 세력의 요구, 압박에 의한 게 아니다"라며 "저 스스로 당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결정했고, 앞으로 전당대회에 제가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불출마 압박과 관련한 질문에도 "구태여 말씀드리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 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더 화합하고 통합하는 미래로 갔으면 한다"고 답하는가 하면, "포용과 존중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도 구체적인 해석에 말을 아꼈다. 아울러 초선 의원들이 대거 자신을 비판하는 취지의 성명을 낸 데 대해선 "초선의 처지는 이해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