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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트로이카 이끈 윤정희, 시대에 안주하지 않은 '참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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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

    60년대 트로이카 이끈 윤정희, 시대에 안주하지 않은 '참배우'

    핵심요약

    1966년 1200:1 뚫고 '청춘극장' 주인공으로 스크린 데뷔
    대종상 신인상 등 8개 신인상 거머쥐며 '스타' 등극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성 배우 트로이카'로 시대 중심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배우'로서 필모그래피 쌓으며 활약
    1974년 파리 유학 떠나…유학 중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열애 후 결혼
    1994년 '만무방'으로 여우주연상 이후 휴식기
    16년 만에 이창동 감독 '시'로 복귀해 여우주연상 휩쓸어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영화를 할 거예요"

    배우 윤정희. 자료 사진배우 윤정희. 자료 사진남정임, 문희와 함께 1960년대 여성 영화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이끈 주역이자 시대를 가로지르며 한국 영화를 대표했던 배우 윤정희가 영원한 별이 됐다.
     
    20일(한국 시간)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투병 중이던 윤정희가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지난 1966년 무려 1200 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합동영화주식회사의 신인배우 오디션에 합격한 윤정희는 1967년 김내성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청춘극장'(감독 강대진)으로 스크린에 데뷔, 대종상 신인상 등 8개 신인상과 청룡영화제 인기상까지 거머쥐며 일약 스타로 등극했다.
     
    이후 한국 영화의 황금기라 불리던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이른바 '여성 배우 트로이카'로 불리며 한 시대를 이끌었다.

    영화 '만무방' 속 윤정희. ㈜대종필림 제공영화 '만무방' 속 윤정희. ㈜대종필림 제공

    스타덤에 안주하지 않고 '배우'로서 종횡무진

     
    배우로서도 쉴 틈 없이 활약하며 스크린을 종횡무진했다. '감자' '슬픔은 파도를 넘어' '여로' '이수' '장군의 수염' '절벽' '황혼의 부르스' '독 짓는 늙은이' '명동 나그네' '세월이 흘러가면' '7인의 숙녀' '무녀도' '여대생 또순이' '광복 20년과 백범 김구' '태백산맥' '화려한 외출' '위기의 여자' '시로의 섬' '눈꽃' 등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시대를 가로질렀다.
     
    단순히 스타덤에 올라 안주하지 않은 윤정희는 다수의 영화에 참여하며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려 하지 않았다.
     
    '트로이카'라는 수식어 안에서 안주하지 않고 당대 여성 배우들에게 요구했던 여성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백치 연기 등에 도전하는 등 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 이처럼 임권택, 이만희, 신상옥 등 영화계를 이끌었던 거장 감독들과 작업하며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 윤정희'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 1973년 '석화촌'으로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궁녀'로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여우주연상, '효녀 심청'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윤정희는 그해 프랑스 유학을 발표한 뒤 이듬해 파리3대학에 입학했고, '영화사적 측면에서 본 한국 여배우 연구: 1903-1946년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중 윤정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를 만났고, 비밀리에 열애를 이어가던 중 1976년 결혼에 골인했다. 이후에도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야행' '화려한 외출' '위기의 여자' '눈꽃' '만무방' 등 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한국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눈꽃')과 대종상 여우주연상('만무방') 등을 받으며 배우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영화 '시'에서 양미자 역을 연기한 배우 윤정희. NEW 제공영화 '시'에서 양미자 역을 연기한 배우 윤정희. NEW 제공

    "하늘나라 갈 때까지 영화 할 것"

     
    '만무방' 이후 오랜 시간 배우로서 활동을 중단했던 윤정희는 이창동 영화 '시'(2010)를 통해 1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시'에서 윤정희는 60대의 나이지만 소녀 같은 순수함을 가진 동시에 그 내면에는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이가 숨어 있는, 자신의 본명과 같은 미자 역을 열연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시'를 통해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윤정희는 대종상 여우주연상,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여우주연상, LA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석권하며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또한 제27회 청룡영화상 심사위원장, 제17회 디나르영화제 심사위원, 제12회 뭄바이영화제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다방면에서 활약한 영화인이었다.
     
    영화 '시'에서 양미자 역을 연기한 배우 윤정희. NEW 제공영화 '시'에서 양미자 역을 연기한 배우 윤정희. NEW 제공이후 공교롭게도 '시'에서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미자 역을 맡았던 윤정희는 실제로 지난 2019년 남편 백건우씨를 통해 10여 년째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시기로 치자면 '시' 촬영 당시 윤정희는 알츠하이머 초기였음이 밝혀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배우로서도, 영화인으로서도 시대의 중심에 섰던 배우 윤정희는 인기가 주는 안락함에 몸을 맡기지 않고 '여성'이 아닌 자신만의 색채를 지닌 '배우'로서 시대를 가로지르며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리고 그의 말마따나 '시'를 통해 자신과 닮은 미자로서 마지막까지 배우로서 대중 앞에 섰다.
     
    "제 마음은 항상 희망적이고 낭만적이기에 제 얼굴도 로맨틱한 색깔 같아요. 전 항상 영화 속에서 살고 있어요. 저는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영화를 할 거예요. 영화는 인간을 그리는 건데, 인간이 젊음만 있나요? 100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웃음) 좋은 시나리오만 있으면 그때까지 할 거예요." _2016년 데뷔 50주년 기념 JTBC '뉴스룸'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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