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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대 해외송금…김치 프리미엄 '환치기' 일당 무더기 기소



법조

    4조원대 해외송금…김치 프리미엄 '환치기' 일당 무더기 기소

    검찰 11명 구속·9명 불구속 기소
    4조3천억원 해외송금해 환치기
    범행 일당 챙긴 돈 131억원 달해
    은행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 무용지물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시중은행을 통해 4조원대 불법 외환 거래를 해온 일당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붙잡은 일당을 재판에 넘기는 한편, 아직 출처나 행선지가 드러나지 않은 수조원대 송금에 대한 추가 범행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나욱진 부장검사)는 수조원대 불법 해외송금 사건을 수사한 결과, 주범 및 은행 브로커 등 11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범행은 해외 공범들로부터 넘겨받은 가상화폐를 국내 거래소에서 팔고, 그 대금을 다시 해외 공범에게 보내 다시 가상화폐를 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가상화폐가 해외보다 국내에서 비싼 값에 팔린다는 점을 노려 발생하는 차익이 범죄수익이 되는 식이다.

    공범들은 김치 프리미엄, 그러니까 국내·외 가상화폐 가격의 차이가 커진 시점을 골라 반복적으로 송금하면서 이같은 범행을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100억원의 자금을 100번 순환하면 1조원대 해외 송금 규모가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검찰에 덜미를 잡힌 조직은 총 4곳으로 해외송금 규모만 4조3천억원에 달한다. 범행 기간인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김치 프리미엄을 평균 3~5%로 봤을 때 약 1200~2100억원 상당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 일당이 투기 자금을 제공한 이들에게 준 돈을 제외하고도 총 131억원의 범죄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은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인 송금업체가 하루에도 여러번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을 해외로 보내는 데도 자금세탁 연루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 본점 차원의 의심거래보고(STR)가 이뤄졌지만 영업점에 제대로된 피드백이 없어 이같은 불법 송금이 계속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 지점은 무려 5개월 동안 '반도체 개발비'라는 명목으로 320차례 1조4천억원의 외화가 송금됐다. 정상적인 송금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증빙자료를 요청한 사실도 없고, 담당 직원은 포상까지 받았다고 한다. 검찰은 "외환 영업 실적 경쟁 분위기 속에 일부 영업점이 고객 유치에만 혈안이 돼 송금사유나 증빙서류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은행이나 금융당국이 불법 송금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이런 범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범행으로 외화 4조3천억원이 해외로 고스란히 유출됐고 국내에는 그만큼의 가상화폐만 유입됐다. 유출된 외화는 보통 무역대금 명목으로 송금됐지만 모두 허위로 파악됐다. 검찰은 "국내 실물 경제와 무관하게 투기세력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찰이 넘겨 받은 수상한 외환 거래액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검찰은 나머지 1조7천억원 규모의 불법 송금액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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