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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승부조작 前프로게이머 '불법도박' 운영 의혹…현장 포착



사건/사고

    [단독]승부조작 前프로게이머 '불법도박' 운영 의혹…현장 포착

    식단 간판 내건 채 보드게임·홀덤 운영…'도박' 신고만 10차례 단속은 '1건'
    텔레그램 대화방 통해 게임 참가자 모집…대화방엔 '불법 환전' 정황
    前 유명 프로게이머, 출근 모습 확인…경찰 "A씨 동업 관계 김씨 입건 수사 중"

    프로게이머 A씨가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홀덤 펍에 출근하는 모습.  양형욱‧김대한 기자프로게이머 A씨가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홀덤 펍에 출근하는 모습. 양형욱‧김대한 기자
    '승부 조작'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퇴출된 전직 프로게이머가 불법 도박장 의혹이 있는 업장에 연루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해당 업장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데, 겉으로는 일반 음식점(불오징어집) 간판을 내건 채 버젓이 영업 중이다.
     
    이 업장의 문제점은 식당을 가장한 게임 공간이라는 점이며, 더 나아가 벌어지고 있는 게임 역시 합법을 가장한 불법 도박 혐의가 짙어 보인다는 점이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해당 업소에 잠입, 사행성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또 현장에서 전 프로게이머 A씨의 모습도 포착할 수 있었다. 문제의 업장은 과거 10차례에 걸쳐 '도박장 개설' 신고가 있었으며, 이중 1차례만 입건돼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불오징어' 식당 내건 '게임장'…환전 있었다는 제보 '불법 도박' 혐의 

    서울 중랑구 망우동 한 건물에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업소 내에서 홀덤펍이 운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양형욱 기자서울 중랑구 망우동 한 건물에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업소 내에서 홀덤펍이 운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양형욱 기자
    전직 프로게이머 A씨는 지인과 함께 문제의 게임장을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과거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2018년 6월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단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벌금 6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A씨 지인인 김모씨는 지난 2021년 12월 29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한 건물 2층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고, A씨와 게임장을 운영하고 있다.
     
    홀덤펍은 통상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해당 업장의 경우 외관상 식당으로 위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홀덤펍의 경우 현금 거래가 이뤄지는 게임장을 열 경우 도박장개설죄에 해당한다.
     
    경찰 관계자는 식당을 홀덤펍으로 운영한 행위에 대해서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박공간개설죄나 업체 위반일 수 있다"고도 했다. 문제의 업장이 통상적인 음식점 혹은 합법적 홀덤펍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홀덤펍 내부에 '순금', '공동등수 나올시 반씩 나눠 지급' 등 게임을 통한 경품 제공을 안내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는 모습이다. 양형욱 기자홀덤펍 내부에 '순금', '공동등수 나올시 반씩 나눠 지급' 등 게임을 통한 경품 제공을 안내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는 모습이다. 양형욱 기자
    실제 경찰은 해당 업장의 '불법 도박' 혐의를 수사 중이다. 앞서 김씨는 현행법상 불법에 해당하는 '체리 마스터(게임기)'를 업장 내부에 설치했고, 업장에서 "홀덤 게임칩을 현금으로 바꾸는 불법 환전이 이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업주 김씨에 대해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단속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총 10차례나 '도박을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1차례만 단속에 성공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해 6월 도박공간개설 혐의 등으로 업주인 김씨 외에도 게임 참가자 2명을 입건했다.
     
    김씨는 일반음식점 운영을 명목으로 보드카페를 연 뒤 게임 참가비를 받고 도박장을 운영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다른 2명인 B씨와 C씨는 불법 홀덤 게임에 참가해 확보한 칩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등 불법 도박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있다.
     
    해당 사건은 게임 참가자인 B씨의 신고를 통해서 적발됐다. 경찰은 "내가 도박을 했고 돈을 잃었다"는 신고를 접수해 해당 업소로 현장 단속을 나섰다. 그러나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당시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신고 당시 칩을 현금으로 환전했다고 진술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도박을 한 것이 아니고 게임을 했다"며 "그날 기분이 나빠 홧김에 신고했다"고 진술해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환전이 이루어진 정황만 최초 진술을 통해 파악했을 뿐 신고자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면서 수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경찰 단속 비웃듯 '버젓이 영업'…'환전' 물증 확보 쉽지 않아


    경찰의 수차례 단속에도 해당 업장은 여전히 게임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당 업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홀덤 게임에서 환전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불법 도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제보에 따르면 문제의 게임장은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비밀리에 게임 참여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과 12일에 걸쳐 취재진은 두 차례 해당 업소를 방문했다. 게임 등수에 따라 순금을 제공하는 등 사행성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다.
     
        밤에 찾은 게임장에선 홀덤이 시작됐다. 10여명의 참가자들은 카지노 테이블 1대에 모여 홀덤 게임을 진행했다. 카운터 직원은 "미리 연락했나", "텔레그램 방을 어떻게 알고 있나", "게임 참가하려면 10~15만원 참가비를 내야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단속 이후에도 영업장이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마지막 신고일인) 10월 이후에는 신고 자체가 없으니까 보통 신고가 들어와야 (불법 도박 단속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품 지급 행위와 관련, "상금이 과도하거나 사행성을 조장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전직 프로그래머 A씨, 2인 1조 도박장 관리했나


    전직 프로그래머 A씨와 김씨는 텔레그램방에 상주하며, 게임 참여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 취재진의 현장 취재 당시 업장으로 입장하는 A씨의 모습이 확인됐다.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을 보면 A씨는 김씨와 함께 관리자 직함을 달고 게임 진행 예고와 홀덤 운영에 대한 문의에 답변하고 있었다.
     
    게임 참여자들의 대화 내용에는 칩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정황도 담겨 있다.

        김씨는 "메인에 천바인 이상 2분 계세요(메인 게임에 1천만원 이상 칩 구매한 2명이 있다)", "키커없는 탑피로 100씩 먹어요(키커없는 탑피로 100만원씩 먹자)"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업장이 홀덤 게임의 판 돈으로 칩과 현금을 교환했다는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도박장 운영 혐의에 대해 A씨의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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