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美 소비자물가지수 '훈풍'에 韓 기준금리 속도조절 나설까

美 소비자물가지수 '훈풍'에 韓 기준금리 속도조절 나설까

핵심요약

미국 11월 CPI 7.1%로 시장예상치 하회
당장 14일 미 연준 FOMC…금리인상 속도조절 명분 획득
제롬 파월 의장, 최종금리 수준 관련 기자회견 주목
한국은행, 금통위원들 속도조절 놓고 충돌

연합뉴스연합뉴스
내년도 금융시장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슈퍼위크'인 이번 주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는 신호가 나왔다.

우리나라 역시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시장예상치보다 밑돈 美 11월 소비자물가지수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1%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 7.3%를 하회하는 것은 물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던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당장 이날부터 14일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시장예상치보다 낮은 CPI로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 명분을 쥐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CPI는 지난 6월 정점(9.1%)을 찍은 이후 소폭 하락 전환했지만, 9월에도 8%가 넘었고 10월에는 7.7%로 내려왔지만 시장예상치를 훌쩍 넘어선 수치였다.

하지만 이번에 7% 초반대로 내려온 동시에 시장예상치를 밑돌면서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연합뉴스연합뉴스
특히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해 역시 시장 전망치(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2% 각각 올랐지만, 역시 각각 시장 예상치(전년 동월 대비 6.1%, 전월 대비 0.3%)를 하회했다.

당장 미 연준은 14일(현지시간)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 데,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시장 상황이 악화되지 않고 받쳐줬기에 지난달까지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미 연준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미국 내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지난달 2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에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다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자 같은 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시기가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바로 올 수 있다"며 일명 '속도조절론'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14일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최종금리 수준을 놓고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한미금리 격차 일단 '한숨 돌리기?'…금통위원들 속도조절 놓고 충돌


연합뉴스연합뉴스
미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보폭을 줄여 '빅스텝'만 단행할 경우, 미 기준금리는 현재 3.75~4.00%에서 4.25~4.50%로 높아지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3.25%로 미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 금리격차는 상단이 1.25%포인트로 벌어지게 된다.

1%를 넘는 금리격차가 적은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의 11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면, 미 연준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크다. 이럴 경우 한미 상단 금리격차는 1.50%까지 격차가 벌어진다.

한미 금리격차 확대는 결국 강(强)달러 효과 지속을 의미해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키고, 가뜩이나 무역적자 누증에 시달리는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게 되면 한국은행 역시 내년 금리인상 속도조절 필요성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3일 공개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놓고 위원들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금융 안정이 우려되는 만큼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2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공동취재단사진공동취재단
금통위는 지난해 8월 연 0.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지난달까지 9차례에 걸쳐 2.75%포인트(빅스텝 두 번 포함)나 급격히 인상했다.

향후 우리 경제 성장률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3명은 연 3.50%를, 2명은 3.75%를 제시했고, 나머지 1명은 현 수준인 3.25%를 적정하다고 봤다.

당시 매파적 의견을 낸 한 금통위원은 "향후 물가경로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외환시장 불안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물가상승세가 다소 완화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대로 빠르게 근접해 나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런 가운데 미 연준이 14일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경우, 한은 금통위 입장에서도 한미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부담감을 어느정도 털어버릴 수 있게 돼, 내년 초 금통위에서 속도조절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0

0

전체 댓글 0

새로고침

    제 21대 대통령 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