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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정원은 고위직을 100명씩 대기발령 해도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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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국정원은 고위직을 100명씩 대기발령 해도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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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연합뉴스국정원. 연합뉴스
    요즘 국정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놀랍고 괴이하기까지 하다. 국정원 댓글 수사를 계기로 환골탈태 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들리는 이야기들을 종합하면 겉만 바뀌었을 뿐 속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복구적 반정 움직임이 팽창해진 것 같다.
     
    국정원에서 2인자라고 불리는 조상준 전 기조실장이 돌연 사임했을 때 이미 징조가 있었다. 그 사건 즈음, 국정원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1급 직원 전원이 대기 발령 조치됐다는 얘기가 있었다. 한두 달이 지난 지금 그들은 모두 퇴직 처리됐다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방송에서 밝혔다.
     
    조상준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윤창원 기자조상준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윤창원 기자
    정권이 바뀌었으니 '그럴 수 있겠다' 라고 처음엔 이해했다. 그런데 작금의 국정원에서 또 '인사 피바람' 소식이 터져 나온다. 이번엔 국정원에서 실무 최고 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2·3급 간부 100여 명이 대기 발령 조치됐다는 것이다. 국정원 인원은 모두 비밀이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국정원에 2·3급에 해당하는 고위간부가 도대체 얼마나 많길래 인사에서 100명이 넘는 인력을 한꺼번에 대기발령 시킬 수 있는 건지 기함하게 한다. 민간에선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 이다.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일련의 인사 파동은 국정원의 과거 정치과 출신들이 중심이 되어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김규현 원장 비서실장이었던 김준영씨가 핵심 중 한 명이라 한다. 그는 국정원 내부 인사로 알려져 있다. 국정원내에서 이들은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라 할 수 있는 조상준 전 기조실장과 맞붙어 흐름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과 법조계 주변에선 이들이 '대대적 숙청' 대신 '순차적 숙청'을 주장하는 조 전실장과 대립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과정에서 조 전 실장의 신상 문제까지 거론됐다는 괴소문(?)마저 떠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수사 팀장이었을 때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을 단연코 반대했다. 국정원법 제 4조(직무)를 거론하며 그가 불법적 행위라고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선연하다. 대통령은 CIA나 모사드 같은 해외 선진국 정보기관을 실례로 들며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간주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국정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정권 교체로 반복되는 참담한 현실이다. 정권이 들어서면 '일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라는 명분으로 물갈이를 하고, 또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이번엔 반대 편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니들은 안 그랬냐'라는 식으로 물갈이와 보복 논리가 혼재되어 분란이 무한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재인 정부시절, 국정원의 국내 정보를 줄이자, 떨어져 나간 '관련 IO'들의 불만이 특히 컸다. 국정원은 첩보기관이라 하지만 국내 정보가 국정원의 가장 큰 '힘'의 원천이었다. CIA나 모사드 같은 정보기관은 언감생심이었는지 모른다. 정보기관들은 모두 대통령의 비서기구이다. 대통령의 정확한 판단을 돕기 위해 정보기관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해외 선진국과 달리 국정원은 '대통령이 원하는 정보를 수집해서 대통령 귀를 잡았고 그것이 과도해지면서 국내 정치에 적극 개입했으며 그 결과로 지난 몇 년간 줄곧 사법적 조치를 받아온 것이다.
     
    국정원 제공국정원 제공
    국정원은 이 '선'을 중시해야 한다. 지금, 과거 정치과 출신들을 중심이 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피바람이 걱정되는 것은 그러한 배경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그들이 국정원에서 정치 업무영역을 다시 확보하고 싶은 욕망에서 지금의 상황을 만들고 있는지 우려된다. 국정원 내부에는 국내 정치와 절연하지 않으면 국정원이 진정한 국가의 최고 정보기관으로 존립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국정원에서 인사 난리가 이렇게 요동칠 즈음, 대통령의 존안자료를 부활하려고 국정원의 신원조사 기능을 대폭확대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사검증 시스템에 구멍난 것을 메꾸겠다는 논리를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인사와 정보 수집은 종이 한 장 차이이며 그것을 '무 자르듯' 구분하기란 불가하다. 마치 교도소 담장 안과 밖의 차이라 해도 무방할지 모르겠다. 국정원이 잘못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또 다른 조직 내 피바람을 반드시 수반하기 마련이다. 지나 온 시간은 그것을 증명하고도 남는데 그것을 모른 채 하거나 당장 유혹에 이끌려 알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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