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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용산구 핼러윈 '엉터리 대책회의'…뒤죽박죽 인사까지



사건/사고

    [단독]용산구 핼러윈 '엉터리 대책회의'…뒤죽박죽 인사까지

    감사담당관이 질서·사고 담당…참사 당일 "해당 업무 안 해"
    회의 결과 허위였나…인사 발령으로 수장은 '공석' 상태, 직무대리
    구청장 바뀌며 수차례 인사 단행…전문성 결여로 사태 키웠나

    박희영 용산구청장. 연합뉴스박희영 용산구청장. 연합뉴스
    핼러윈 참사 발생 이틀 전 용산구청은 부구청장 주재로 '핼러윈 데이 대비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핼러윈을 대비해 부서별 추진 계획을 세우는 자리였는데, 사고 관리와 질서 유지 업무가 생뚱맞은 부서에 배정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대책은 현장에 그대로 적용되지도 않아 회의 결과가 허위인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당시 용산구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회의 때 강조된 내용은 '핼러윈 기간 특별 방역'과 '안전사고 예방', '거리 청결 확보' 등이었다. 그러나 취재 결과 핼러윈 때 사고 예방과 질서 유지를 담당한 공무원이 사실상 없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구청이 졸속 대책을 세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박희영 용산구청장 취임 후 여러 차례 인사이동이 나면서 구청 직원들의 업무 전문성 부족이 이번 사태를 키운 배경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구청 감사가 사고·질서 담당? 현장에선 업무 안 맡아

    2022년 용산구 '핼러윈 데이 대비 긴급 대책 회의' 문건 일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 제공2022년 용산구 '핼러윈 데이 대비 긴급 대책 회의' 문건 일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 제공
    10일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용산구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대책 회의에는 △방역추진반 △행정지원반 △민원대응반 등 3개 대책반에 포함되는 11개 추진 부서의 부서장들이 참석했다. 추진 기간은 회의 당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였다.

    부서별 추진 사항에는 '감사담당관'이 행정지원반에서 '사건·사고, 질서유지 등'을 주요 기능으로 맡는다고 적혀 있었다. 본래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재난 대비 시설물 안전을 관리하는 '안전재난과'는 방역추진반에서 '이태원 일대 시설물 안전점검'을 맡았다.

    용산구 감사담당관 부서 관계자는 '핼러윈 때 사건·사고를 담당하고 질서유지 업무를 맡았던 게 맞느냐'는 질문에 "저흰 그런 업무를 하지 않았고 자세한 내용은 경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 중이라 설명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공무원 감사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감사담당관 역할이지 않느냐'고 묻자 "본래 업무는 그렇다"고 말했다.

    관련해 용산구청 측은 "통상 계획은 특정 범위 안에서 하겠다고 하고 실제 활동은 추후에 결과 보고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럴 겨를 없이 참사가 났다"면서 "저희도 직원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긴급 대책 회의다 보니 회의록이나 형식 없이 과별로 어떤 일을 하겠다고 이야기가 됐다"며 "작년과 재작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감사담당관이 현장에서 지원 활동한 것에 준해 (회의 때) 보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 올해 핼러윈 직전 긴급하게 연 회의에서 질서 유지 업무를 직무 관련성이 없는 부서에 배당해 시민 안전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취임 넉 달 구청장, 인사 논란에도 수차례 인사 단행



    아울러 감사담당관이 '공석'이었던 탓에 회의에 직무대리인 감사팀장이 참석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긴급 대책 회의에서 감사담당관이란 수장 없이 팀장이, 그것도 자신들의 업무와는 무관한 질서유지 업무를 맡게 된 셈이다.

    지난달 31일자 용산구 직위표에는 감사담당관이 공석이라고 적혀 있다. 직전 감사담당관은 개인적 사유로 지난달 초 주차관리과장에 전보된 상태였다.

    용산구청은 9월 30일 감사담당관(개방형 직위) 채용 공고를 내고 지난 7일 신임 감사담당관을 발령했다. 채용 기간 약 한 달 동안 감사팀장이 감사담당관 자리를 직무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구청의 인사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참사 대비부터 사후 대응까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배경엔 구청 내부 인사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축제 주무 부서장들이 몇달 새 바뀌며 업무 연속성 결여와 전문성 부족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올해 7월 취임한 박 구청장은 지난 7~10월 수차례 구청 국장, 과장급 등의 인사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정기 인사는 1월과 7월에 있다.

    박 구청장 취임 후, 문화환경국장을 포함해 안전건설교통국장, 행정지원과장, 안전재난과장, 스마트정보과장(관제탑 CCTV관할) 등이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핼러윈 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한 행정지원과장, 자원순환과장 역시 9월 7일 새로 발령된 이들이었다.

    특히 지난달 1일 핼러윈 행사 주무부서인 문화환경국장을 부당하게 교체했다는 논란이 구청 내부에서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월 1일 발령됐던 전 국장이 상대 당 측 인물로 분류돼 박 구청장 눈 밖에 났다는 후문이다.

    또 박 구청장은 취임 후 기존 7명이었던 비서진을 9명으로 늘린 것으로도 나타났다.

    구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구청장이 바뀌고 인사가 뒤죽박죽 났다"며 "본인 업무와 부서 파악하는데 경황이 없었을 것이다. 경험 많은 분들이 있었으면 핼러윈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용산구청 측은 "인사는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으로 알고 있다"며 "또 공무원 조직의 인사 이동은 매번 있다. 국·과장은 공석이 나면 채우는 건 일반적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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