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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왕에 대한 헌사, 새로운 시대의 과제 '블랙 팬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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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왕에 대한 헌사, 새로운 시대의 과제 '블랙 팬서 2'

    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감독 라이언 쿠글러)

    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포일러 주의
     
    '마블 첫 흑인 히어로'란 상징성을 지닌 '블랙 팬서'의 주인공이자 히어로 채드윅 보스만이 세상을 떠난 후 누가 그의 왕좌를 물려받을 것이며, 또 어떠한 방식으로 티찰라 없는 와칸다를 보여줄지 많은 관심이 쏠렸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고(故) 채드윅 보스만에 대한 헌사라는 답을 내놨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와칸다의 왕이자 블랙 팬서 티찰라의 죽음 이후 거대한 위협에 빠진 와칸다를 지키기 위한 이들의 운명을 건 전쟁과 새로운 수호자의 탄생을 담았다.
     
    지난 2018년 개봉한 '블랙 팬서'는 마블 역사상 첫 흑인 히어로를 내세우며 흑인 문화와 그들의 역사를 히어로 무비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첫 흑인 히어로인 블랙 팬서와 이를 연기한 채드윅 보스만이 있었다. 지난 2020년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마블은 그를 대신할 다른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영구결번처럼 티찰라의 블랙 팬서는 영원히 채드윅 보스만의 모습으로 기억하게 됐다.
     
    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그렇게 마블 페이즈 4를 마무리하는 작품이자 채드윅 보스만 없는 '블랙 팬서' 후속작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와칸다의 왕인 티찰라 역의 고 채드윅 보스만에 대한 헌사가 됐다.
     
    현실 세계에서 죽음을 맞이한 그를 감독은 스크린 안으로 데려와 영화적인 죽음과 추모를 선보였다. '마블 첫 흑인 히어로'라는 상징성을 가진 인물을 다른 인물로 대체하지 않고 온전히 그의 죽음을 기리는 방식을 취했다. 이를 위해 영화 안에서 티찰라 역시 죽음을 맞이하고, '슬픔'과 '상실' 속에 티찰라의 유산을 누가 어떻게 이어받을지가 후속작의 기본 줄기다.
     
    헌사와 애도가 주요 키워드이기에 영화는 각 인물이 슬픔과 상실을 직면하고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보여준다. 영화는 티찰라의 가장 가까운 동료이자 가족인 슈리(레티티아 라이트)에게 티찰라가 남긴 유산을 전한다.
     
    이미 성인이었던, 그리고 고결했던 티찰라와 달리 슈리는 아직 청소년과 어른 사이에 놓인 인물이다. 그런 슈리를 한 존재로서는 물론 왕위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성장시키기 위해 영화가 선택한 방식은 또 하나의 '상실'을 더하는 것이다. 잇따른 상실과 이로 인한 슬픔이 아이를 빠르면서도 강제적으로 어른으로 만들게 됐다.
     
    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이 과정에서 티찰라와 달리 슈리는 복수심, 슬픔, 분노가 뒤엉켜 이를 외적으로 표출한다. 혈육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을 넘어 진정한 왕으로서 각성한다는 설정은 티찰라와 비슷하다. 영화는 여기서 나아가 슈리가 '왕'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새로운 빌런 쿠쿨칸/네이머(테노치 우에르타 메히아)와 대비해서 보여준다. 어린 나이에 혈육의 죽음과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들을 위협하는 서구의 위협 속에서 나라를 이끌어야 할 책임을 안게 된다는 스토리를 비슷하게 부여한다.
     
    와칸다의 거울과도 같은 탈루칸을 새로운 배경으로 나오게 하면서 슈리와 네이머 역시 거울 혹은 동전의 양면처럼 대비시킨다. 그러한 가운데 어떤 의지를 이어받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서 슈리와 네이머는 차이를 드러낸다.
     
    히어로가 완전무결하고 고결해야 할 필요만은 없고, 아이는 그렇게 세상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성장해나간다. 더군다나 개인적인 슬픔과 고민은 슈리가 놓인 위치로 인해 오롯이 혼자만의 것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슈리와 그의 내면을 바탕으로 캐릭터적으로는 오히려 티찰라보다 한층 더 깊게 내면으로 들어간다.
     
    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슈리의 안에 어떠한 감정들이 들끓고 그것이 그를 극한으로 모는지 보여주기 위해 전편에서 흑인이 처한 현실의 문제를 오히려 깊게 건드렸던 인물인 킬몽거(마이클 B. 조던)를 소환한다. 이는 '블랙 팬서'가 어떻게 흑인 사회와 그들 역사의 문제를 어떻게 영화 안으로 끌고 들어왔는지 상기시킨다.
     
    전편과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세계관을 통해 폐쇄성을 고수해왔던 와칸다의 진짜 면모가 전 세계에 드러난 가운데, 세계 질서의 최상위층을 구성하고 있던 서구 열강들은 불편함을 드러낸다. 와칸다라는 강력한 나라의 등장은 기존 힘의 질서를 무너뜨릴 존재가 됐고, 세계 질서의 재편 역시 불가피하게 됐다. 와칸다를 향한 강대국의 불안과 야욕은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이를 초반부터 라몬다 여왕(안젤라 바셋)은 똑바로 지적한다.
     
    와칸다가 강대국의 위협에 놓인 상황에서 영화는 제국주의 역사가 만든 비극을 간직한 탈루칸이 싸워야 할 상대를 '식민개척자'인 서구 열강이 아닌 탈루칸과 비슷한 역사를 거쳤고, 비슷한 위협을 받고 있는 거울과 같은 존재인 와칸다로 설정한다. 서구 열강의 침략과 약탈의 역사, 그로 인한 유색인종의 차별 문제 등을 영화 한가운데로 가져온 가운데 과연 '블랙 팬서'의 세계관과 마블이 제3세계를 향한 서구의 위협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티찰라에 대한 애도, 상실과 슬픔을 겪는 과정, 지도자의 고뇌, 역사적 슬픔, 나라의 위협, 블랙 팬서의 유산 잇기 등 161분의 러닝타임 안에는 여러 서브플롯이 동시에 존재한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블랙 팬서' 이후의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현실의 슬픔을 영화 안으로 가져오고, 마블 페이즈 4를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마블 페이즈 5를 예고해야 했다.
     
    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런 많은 숙제와 책임을 안고 있다는 게 부담이었음이 영화 안에 드러난다. 그리고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에는 부담감이 그대로 새 시대를 연 '블랙 팬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마블이 흑인 히어로 시대를 연 것을 넘어 이러한 숙제를 어떻게 스크린에 구현할 것인지는 결국 마블 페이즈 5라는 새 시대의 몫으로 넘어갔다.
     
    영화 안에서 가장 많은 책임과 부담 속에서도 레티티아 라이트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냈다. 전편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이야기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그들의 활약 또한 두드러진다. 슈리를 비롯해 라몬다, 나키아(루피타 뇽오), 오코예(다나이 구리라), 리리 윌리엄스/아이언하트(도미니크 손) 등 여성들은 서로 연대하며 와칸다와 개인에게 닥친 위협과 슬픔을 헤쳐 나간다.
     
    161분 상영, 11월 9일 개봉, 쿠키 1개 있음, 12세 관람가.

    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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