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 제공지난 4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한미가 ATACMS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로 대응사격을 하는 무력시위를 펼쳤을 당시, 1발이 발사된 뒤 우리 군 탐지망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정상적으로 날아가고 있다가 갑자기 포착되지 않았는데, 표적 탄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이를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미사일이 미국제인 탓에 우리가 손대기가 어려워, 정확한 진상조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육군대령)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한미는 ATACMS 4발을 동해상으로 정상적으로 발사하였다"며 "그 중 1발이 충분한 거리를 비행하다가 추적장비에서 소실되었고, 해상에서 설정된 넓은 표적 구역에 탄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은 IRBM 발사 다음날인 5일 오전 0시 50분쯤 주한미군과 함께 ATACMS 2발씩을 동해에 표적으로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펼쳤다. 당시 합참은 "가상표적을 정밀타격하고, 추가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능력을 현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시험발사처럼 감시장비나 CCTV를 설치해서 표적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사격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측면에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취재진이 '그러면 정밀타격이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사격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느냐' 등 따져 묻자, 김 실장은 "추적장비에서 상실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후분석 중이고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관성항법시스템(INS)과 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부터 얻어지는 미사일의 위치, 속도 및 방향 등 원격측정(telemetry) 데이터를 전달해주는 전송기(transmitter)에 오작동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오른쪽)과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장이 13일 경기도 과천시 방위사업청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방위사업청 등 국정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한편 같은 날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영상 추적 등 기록이 남아 있다는데 이를 관리하나'고 질문하자,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은 "ATACMS는 미국제인데, 미국이 한국에 수출할 때 (관련 기록에) 일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 놓았다"고 답했다.
같은 당 송갑석 의원이 "미국제라도 우리 군에서 도입한 미사일인데, 조사할 권한이 없나'고 묻자 박 소장은 "굉장히 어려운 얘기로, 우리가 만든 무기가 아닌데다 유도탄이 밀봉돼 있다"며 "(평소에는) 어떻게 돼 있는지 알 수 없고, 발사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