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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인생은 아름다워' 감독 "류승룡·염정아였기에 가능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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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인생은 아름다워' 감독 "류승룡·염정아였기에 가능한 영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최국희 감독 <상>
    감독이 그려내고자 했던 이야기와 이를 완성한 두 배우에 관하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최국희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최국희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일러 주의
     
    스포츠 영화와 케이퍼 무비를 접목시킨 신선한 설정과 쫄깃한 전개의 데뷔작 '스플릿'으로 제21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데뷔상, 제19회 우디네 극동영화제 관객상을 받으며 충무로의 주목받는 연출자로 떠올랐던 최국희 감독이 조금은 새로운 시도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전작 '국가부도의 날'에서 최 감독은 IMF 외환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고, 고용불안과 청년실업 그리고 빈부격차 등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 문제의 시발점이 된 1997년을 통해 현재에도 유효한,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
     
    전작과는 다른 결을 가진 '인생은 아름다워'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도 최 감독에게 새로운 시도였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인생과 여정을 통해 어떠한 화두를 던진다는 점은 비슷하다. 새로운 장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에 앞서 과연 이번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왜 류승룡과 염정아와 함께여야 했는지 등에 관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물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웰다잉'에 관한 화두 던지는 '인생은 아름다워'

     
    ▷ 시나리오의 어떤 부분이 연출자로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었나?
     
    폐암으로 아내가 죽고, 남편은 괴팍한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자칫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 꼭지마다 약간씩 생각할 지점과 감흥이 있었다. 충분히 영화적이라고 생각했다.
     
    ▷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배세영 작가의 손길을 통해 탄생했다는 걸 느낀 건 어떤 부분인가?
     
    사실 그 전에 많은 작가님이 거쳐 간 걸로 알고 있다. 물론 마지막 마무리는 배세영 작가님이 했다. 확실히 배 작가님만이 가진 말맛이 있는 대사, 그리고 대사로 감흥을 배가하는 대단한 능력이 있다. 그런 지점이 많이 보였다. 만약 그게 없었다면 밋밋할 수 있는 시나리오나 이야기였을 거 같은데, 그런 부분에서 포인트가 좀 더 강조되어 있었던 거 같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는 죽음을 앞둔 세연이 첫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바탕으로 죽음을 앞둔 사람이 남은 생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 나가는지 보여준다. 자칫 세연이 가진 비극적인 상황에 초점을 맞추면 영화가 과도한 신파 혹은 빤한 이야기로 비춰질 수 있었을 텐데, 이런 부분에서 세연의 여정에서 담아내거나 덜어내고자 했던 건 무엇인가?
     
    마지막 연회장 장면에서 사전에 한 약속이 있다. 다른 사람이 울어도, 세연은 울지 말자는 것이었다. 거기서 세연까지 울어버렸다면 되게 신파처럼 보일 수 있을 거 같았다. 하지만 세연은 웃는다. 그게 우리 영화의 태도이자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크게는 웰다잉(Well-dying·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행위)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자기 삶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라는 화두도 제시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 세연의 마지막 여정을 위해 초반 매정한 듯 무심하게 보이는 진봉이란 캐릭터를 더욱더 극적으로 표현한 건가?
     
    사실 시나리오에는 훨씬 더 센 지점이 있었다. 그게 필요했던 게 과장된 문법일 수 있지만, 처음에는 괴팍하고 자기만 아는 사람처럼 보였던 진봉이 사실 나중에는 세연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고 아파해 왔는지 나온다. 끝까지 다 보면 처음에 욕하셨던 분도 이해하게 된다. 사실 진짜 화가 나면 괜찮냐고 묻는 게 아니라 화낼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그런 게 앞에 있으면 진실이 왔을 때 더 세게 마음을 울릴 거라 믿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촬영 현장에서 최국희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촬영 현장에서 최국희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류승룡·염정아 두 배우였기에 가능했던 영화

     
    ▷ 어딘지 뮤지컬 영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두 배우 류승룡과 염정아가 진봉과 세연 역을 맡았다. 두 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만약에 춤과 노래가 중요한 영화였다면 춤을 더 잘 추고 노래 잘하는 뮤지컬 전문 배우로 섭외했을 거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야기가 주는 힘이 있고, 결국 진봉과 세연의 연기가 주는 힘이 가장 클 거라 생각했기에 가장 진봉스럽고 가장 세연스러운 배우를 찾았다. 춤과 노래는 두 번째였다. 그래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캐스팅했다.
     
    진봉은 자칫 잘못하면 욕을 먹기 십상일 정도로 모나 있는 극단적인 남편이다. 욕을 안 먹고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로 류승룡 선배님 말고는 찾을 수 있는 배우가 없었다. 세연도 마찬가지로, 폐암 말기의 엄마 역할을 어둡지 않게 할 수 있는 배우는 염정아 선배님밖에 없었다. 춤과 노래는 못해도 상관없고, 또 연습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진 노래와 안무를 보여줘서 놀랐다.
     
    정말 연습을 많이 하셨다. 안무팀이 '상-중-하' 버전의 도안을 만들면, 두 선배님 모두 욕심이 있으셔서 언제나 '상'을 짜서 연습해보고 안 되면 내려가자, 처음부터 내려가지 말자고 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안 되면 내리고, 또 안 되면 내리는 과정이었다. 진짜 두 분이 다 열심히 해주셨다. 염정아 선배님은 촬영하다 다리도 삐끗하셨는데, 진통제를 맞고 촬영했다. 두 분이 안 계셨으면 만들 수 없는 영화였다. 정말 감사하다.
     
    ▷ 어린 세연과 세연의 첫사랑 정우 역을 박세완과 옹성우가 연기했다. 두 배우 캐스팅은 어떤 부분을 고려해서 이뤄진 것인가?
     
    박세완 배우는 연기도 되게 잘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세연과 이미지가 너무 닮아 있더라. 그래서 만나봤는데 연기도 잘하고 만나보니 이미지가 더 닮았기에 한 번 보고 바로 캐스팅했다. 정우 캐릭터는 '국민 첫사랑' 느낌이 들어야 하는 배역이다. 거기에 춤과 노래도 잘하는 옹성우 배우는 가장 적합하나 배우였다. 많은 사람이 아이돌로 인지하고 있지만, 사실 예전부터 연기를 준비해왔고 연기하고 싶어서 연기 연습생으로 있었던 배우다.
     
    ▷ 세연과 진봉의 젊은 시절을 류승룡, 염정아가 그대로 한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게 가능한 게 뮤지컬은 '판타지'라는 공식이 있기에 가능했던 거 같다. 워낙 연기력이 출중한 두 배우이기에 그들이 해도 관객들이 '이게 뭐야?'라고 안 하고 따라올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10대 시절 첫사랑의 풋풋함을 이야기할 때는 그건 다른 느낌이기에 다른 배우들을 선택했지만, 20대까지는 충분히 가능할 거라 믿었다. 그리고 관객들이 더 좋아하시더라.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세연과 진봉의 자식으로 나오는 서진 역 하현상과 예진 역 김다인 캐스팅 과정도 궁금하다. 특히 하현상은 배우가 아닌 가수고,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콘티를 짜고 여기는 연기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노래를 잘 불러서 관객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때 당시 '핫'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온 하현상을 보고 만난 뒤 노래를 딱 들었는데, 그냥 쑥 빨려 들어가게 됐다. 사실 배우에 대한 꿈이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처음에는 고사했다. 진짜 삼고초려 느낌으로 끝까지 "당신의 목소리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며 거의 모셔 오다시피 했다.
     
    딸 예진 역할도 분량이 많지 않지만 딱 사춘기 말 안 듣는 여중생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했다. 한 광고를 봤는데 너무 귀엽고, 진짜 같은 중학생 얼굴이었다. 다른 아역 배우들을 만나보면 물론 연기를 되게 잘했지만, 이 친구는 정말 풋풋한 연기를 하는 친구였다. 하현상 배우와 조합도 잘 맞는 거 같아서 캐스팅하게 됐다.

     
    ▷ 세연의 시부모 역 박영규, 김혜옥을 비롯한 쟁쟁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고창석 선배를 비롯해 신신애, 박영규 등 쟁쟁한 선배님들이 어떻게 보면 정말 작은 역할일 수 있지만 정말 열심히 해주셨다. 마지막 연회장 장면을 파주에서 찍었는데, 영하 14도에 밖에서 가을옷을 입고 이틀 동안 촬영했다. 화면에 작게 보이는데도 그 추위에 한 마디 불평도 없이 정말 끝까지 춤추고 노래해 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그분들의 프로페셔널함에 진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근사하고 멋있었다. 그분들이 있어서 화면에 빈틈이 없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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