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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고통 덜어줄 책임'…의료 과실 논란에 수의사 윤리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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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동물 고통 덜어줄 책임'…의료 과실 논란에 수의사 윤리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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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며 동물병원 의료사고 분쟁도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병원에선 학대 의혹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청구된 손해배상 판결에서 "반려동물은 사물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수의사에게도 의료법을 유추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수의사의 의료 과실 혹은 학대 논란과 관련, CBS노컷뉴스가 원인과 대책 등을 면밀히 짚어봤습니다.

    [동물병원 의료과실 논란③]
    수의사 진료업 발전했는데 사회적 인식 수준 및 제도 뒤처져
    동물병원 의료 사고 발생해도 수의사 단체 제재 수단 부족
    윤리강령 강화 외 수의사법 개정해 강제력 있는 조치 필요

    ▶ 글 싣는 순서
    [단독]반려견 '보리' 손 들어준 법원…"사물 아닌 정신적 교감 생명체"
    문제의 '동물 학대' 의혹 병원, 형사처벌 안 되는 이유
    ③ '동물 고통 덜어줄 책임'…의료 과실 논란에 수의사 윤리 도마
    중성화 수술 후 몸속에 스테이플러 심이 남아있는 보리 엑스레이(X-ray) 사진. 보호자 측 제공 중성화 수술 후 몸속에 스테이플러 심이 남아있는 보리 엑스레이(X-ray) 사진. 보호자 측 제공 
    "사고당하기 전엔 수의사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가족같이 관리해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겪고 나니 제도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김성태(36)씨는 재작년 충남 아산시 A동물병원에 6년 동안 키운 반려견 '보리'의 중성화 수술을 맡겼다가 수술 부위가 2차례 개복돼 피부와 조직이 괴사·감염되는 피해를 겪었다. 그는 지난 8일 병원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판결에서 전액 승소했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며 동물병원 의료사고 분쟁이 꾸준히 논란이 되는 가운데 수의사의 의료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행법상 개별 수의사의 일탈이나 범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아 동물병원 의료 과실 혹은 학대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의사 진료업은 급속히 발전했는데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자나 수의사들의 의식 수준은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죠. 윤리강령을 비롯해 제도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에서 15년 넘게 동물병원을 운영한 수의사 B씨는 "동물병원 과밀화로 경쟁이 치열해져 병원 규모를 키우거나 진료 시간을 늘리는데,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과잉 진료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수의사법에 따르면 수의사의 진료행위는 '동물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직업인으로서 생계유지 외에 따라야 할 목적이 또 있는 셈이지만 수의사가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윤리강령은 구시대적이고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수의사 윤리강령은 1992년 제정돼 1999년 일부 개정된 게 마지막으로, 대동물(산업용) 위주로 상도덕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수의사회는 발전된 동물 의료 및 사회 현황 등을 반영해 30년 만에 전면 개정을 추진했고 내년 초 개정안 발효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는 동물, 보호자, 전문직업성 증진, 동료, 사회 전체(공공)에 대한 의무가 제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해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PNR) 공동대표 박주연 변호사는 "수의사회 내부적으로 윤리강령 등을 정비해 스스로 윤리적으로 행동하게끔 하면 좋겠지만 궁극적으론 수의사법상 수의사의 의무 사항과 위반 시 규제를 강화해야 법 준수에 대한 실효적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의사는 현재 변호사나 의사 등 다른 전문직과 달리 직업 단체(대한수의사회)의 구속력이 크지 않고 수의사법이나 윤리강령 등을 위반해 징계받더라도 계속 영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수의사법상 수의사가 비윤리적 행위를 했을 때 면허에 대한 조치는 농림축산식품부만 할 수 있다.

    수의사 결격사유도 정신질환자 또는 마약 중독자이거나 동물보호법 등 직무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만 해당돼 적용 범위가 좁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행법상 '고의성'을 띄는 학대가 아니면 의료 과실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고,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는 경우도 흔치 않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동물법 전문 한재언 변호사는 "모든 수의사가 수의사회에 등록하고 등록하지 않은 사람은 수의사 업무를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법제화하는 것도 (직업윤리를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의사는 영업 실태와 취업 상황 등을 대한수의사회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지키지 않더라도 5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에 그친다.

    대한수의사회 김홍석 홍보과장은 "동물보호법이나 수의사법은 의료법이나 약사법에 비해 처벌이 약한 부분이 있다"며 "특정 법령의 문제보다는 사회적으로 동물 관련 범죄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결격사유 적용이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부터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법정 의무 교육인 수의사 연수 교육에 윤리교육 및 법규교육을 포함토록 하고 있다"면서도 "자체적인 윤리강령 준수나 교육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의사법 개정도 함께 이루어져야 민간단체인 수의사회가 실질적인 회원들의 윤리 행위 등 관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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