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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의 미래, 권노갑의 길일까 진박감별사 길일까



국회/정당

    윤핵관의 미래, 권노갑의 길일까 진박감별사 길일까

    핵심요약

    대표적인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2선 후퇴 선언에 대해 '위장 후퇴'라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고도 주요 의사 결정과 인사 등에 영향력을 끼치고 집권 이후 '윤심'을 매개로 화려하게 복귀한 전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내에서는 DJ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인 권노갑 전 의원의 정신처럼 윤핵관들이 실질적으로 2선 후퇴해야,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길이 열릴 것이라는 제언이 나옵니다.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뒤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장제원 의원도 2선 후퇴를 선언하면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무대 아래로 퇴장했지만, 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윤심'을 거론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당내에서는 이들이 김대중 정부의 1등 공신이었지만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권력과 거리를 둔 권노갑 전 의원의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선 후퇴를 공식화한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에게 진정성이 없다고 보는 쪽에서는, 이들이 이미 지난 대선 당시에도 전적이 있었다는 점을 거론한다. 대선 캠프에서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았던 장 의원은 아들의 무면허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 물러났고, 대선 기간 당 사무총장을 지냈던 권 원내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 및 지지율 하락 국면에 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후퇴했지만 내부적으로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아직 존재한다"며 "비서실 등에 이 사람들이 다 자기 사람을 박아놨다"고 말한 것처럼 영향력은 여전했다. 실제로 장제원 의원의 경우 물밑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 작업을 주도했고, 대선에서 승리하자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는 등 화려하게 복귀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VIP의 핵심 측근 지위는 특별할 수밖에 없고, 집권 이후 자연스럽게 이들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됐다. 장 의원이 참여한 공부모임 '민들레'에는 60명 이상의 의원이 동참하며 '친윤그룹'이 형성됐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심'을 토대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이후, 권 원내대표의 실수로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당대표'라는 생각이 국민들에게 공개되자, 친윤그룹의 주도 하에 이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차단해버리는 비대위 출범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문제는 법원이 이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벌어졌다. '비상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은 국민의힘이 예상했던 시나리오에 들어있지 않았다. 격론 끝 내려진 결론은 당헌당규를 바꿔 별도의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시킨다는 쪽으로 정해졌다. 한 중진의원은 "윤 대통령의 생각은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던 문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며 "하지만 그 문자를 토대로 소위 친윤계라는 의원들이 '대통령의 뜻'을 운운하며 무리수를 두니 당이 우스운 처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윤핵관 및 이들과 궤를 같이하는 인사들의 행태가 과거 '진박 감별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발언을 가지고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진실한 사람'을 추려 대거 20대 총선에 공천했다가 참패했던 상황과, 지금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이미 충성 경쟁의 폐해를 경험했던 정당인데, 지금도 레밍처럼 '윤심'을 향해 떼를 지어 다니는 상황" 이라며 "이런 행태가 이어진다면 국정 동력도, 총선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진환 기자 황진환 기자
    따라서 당내에서는 윤핵관들의 2선 후퇴 결정이 '위장 후퇴'가 아니라 권노갑 전 의원의 선언처럼 충실히 지켜져야 정부·여당의 쇄신과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의원총회에서 4선의 홍문표 의원은 윤핵관을 향해 권노갑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권노갑 의원은 대선 승리의 1등 공신이었지만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일등공신이 참여하지 않는다니 다른 공신들도 알아서 뒤로 물러섰고, 김대중 대통령이 전국의 인재를 모아 내각을 꾸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 의원은 실제로 김대중 정부 내내 어떠한 구설수에도 오른 적이 없었다"며 "윤핵관들이 권노갑 정신을 본받아 제대로 실천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미비한 점을 보완할 기회를 갖게 되고, 여당도 계파 논란을 불식하고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노갑 전 의원. 윤창원 기자권노갑 전 의원. 윤창원 기자
    지난 7월 말 최고위원을 사퇴하며 윤핵관들의 '실질적 2선 후퇴'를 가장 먼저 요구했던 조수진 의원도 통화에서 "권노갑 전 의원이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대선 이후 측근 정치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해소시킨 명장면"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장제원 의원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컸고, 인사 등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죽어야 산다'는 말처럼 두 사람이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과 여당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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