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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나오는 '인적쇄신' 카드…尹의 선택은



대통령실

    위기 때마다 나오는 '인적쇄신' 카드…尹의 선택은

    취임 100일 위기 속 '정책수석 신설·홍보 강화' 착수 尹
    '광우병 사태'로 비서진 교체한 MB…임기 6개월 만에 비설시장 바꾼 朴
    지지율 폭락 근본 원인 진단 주목…부실 인사검증 논란도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만에 지지율 폭락 사태를 맞은 가운데 '인적쇄신'을 통한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 역대 정권들에서도 '인사 개편' 카드로 위기 국면을 돌파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0일 계기로 본격 인적쇄신에 착수했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직을 신설하는 동시에 홍보수석 교체 등을 통한 전열 재정비를 유력 검토 중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슬림화를 전면 내세우며 '2실-5수석' 체제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에 이어 '내부총질' 문자 파동, '만 5세 입학' 정책 혼선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20%대까지 폭락하자 인적쇄신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윤 대통령은 '사람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특유의 인사 스타일을 고수했지만,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당 안팎의 '인적쇄신'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여권 내부에서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윤 대통령은 정책기획수석 신설과 김은혜 전 의원 영입을 통한 홍보라인 보강‧교체를 중심으로 소폭 개편에 무게를 둔 상태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인적쇄신을) 해선 안 된다"며 정치적 카드로써의 인적쇄신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나온 '만 5세 입학' 정책이 논란이 된 점을 고려해 정책라인이 신설될 경우, 현행 '2실(비서·안보)-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에서 '2실-6수석' 체제로 조직이 확대된다. 일각에선 과거 정책실장 기능을 담당하는 실장급 자리 신설안도 거론되며 '3실-7수석' 개편설도 나왔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내부 '인사 개편' 쪽으로 선회한 데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인사' 문제가 부정 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19일 발표한 결과(지난 16~18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심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8%, 부정 평가는 64%로 집계됐다. 2주 전 조사(긍정 24%)에 비해선 소폭 반등했지만, 부정평가의 가장 큰 이유로는 여전히 '인사'(26%) 문제가 꼽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과 내각 등 요직에 검찰 출신들을 임명하면서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이 일었고, 한때는 대통령실에서 '사적 채용' 논란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새 정부는 '인사' 문제가 부정평가의 요인으로 지적되는 만큼 이번 인적 쇄신은 외관상 직접적인 해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역대 정권을 되돌아보면 '인적 쇄신'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됐던 사례들이 심심찮게 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황진환·윤창원 기자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황진환·윤창원 기자 
    대표적인 사례로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 '광우병 사태'로 인해 지지율이 20% 초반까지 폭락하며 위기를 맞은 가운데 대대적인 인사 개편으로 반등 모멘텀을 마련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부 출범 117일 만인 지난 2008년 6월 20일 류우익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7명 전원을 교체하는 등 충격요법을 썼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인 검증을 철저히 해서 가능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며 몸을 낮췄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6개월 만에 당시 청와대 참모진을 대거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8월 5일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 등 참모 5명을 전격 교체했다. 취임 162일 만이었다. 특히 허태열 초대 비서실장을 이른바 '7인회' 멤버 중 한 사람인 김기춘 비서실장으로 교체하면서 사실상 '측근 정치'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정권 초기 '윤창중 사태'와 공기업 인사중단, 국가정보원 사태 관련 미흡한 대처 등으로 민심이 흔들리자, 인적쇄신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선 셈이다.
     
    다만, 인적쇄신 카드가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고 있지만, 일시적인 국면 전환에 그치지 않으려면 명확한 원인 진단이 선행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정부 들어 18개 부처 중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수장은 여전히 공백 상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부실한 인사 검증으로 인해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는 점에서, 인사 라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부 업무보고 받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교육부 업무보고 받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교육부는 김인철 전 후보자가 '논문 표절' 의혹에 낙마했고, 박순애 전 장관은 '음주운전 이력'과 '만 5세 입학' 혼선 등으로 취임 35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복지부는 정호영 전 후보자가 '아빠찬스' 논란으로, 김승희 전 후보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으로 물러났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 방역 컨트롤타워 부재 사태가 길어지고 있고, 윤 대통령이 3대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교육개혁을 담당할 주무 부처 수장도 공석인 상황이다.
     
    새 정부에선 대통령 인사비서관실의 추천 후 법무부 소속 인사정보관리단에서 1차 검증,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2차 검증 등으로 인사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추천과 검증을 분리해 독립‧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게 당초 취지였다. 그러나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검증 라인에 배치되면서 편중된 시각으로 인해 오히려 검증 기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건 나토 순방 직후 불거진 '사적 채용' 논란이 계기가 됐다"며 "인사 검증 라인에 대한 문책 없이 어물쩍 넘어 오면서 일이 커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도 "땜질식 인사 개편보다는 인사 라인을 교체하면서 성찰하는 느낌을 줘야 하는데, 자칫 하나마나 한 쇄신으로 그칠 수 있어 걱정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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