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전쟁에서의 '종식과 승리'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회의 토론에서 코로나19가 남측에서 유입됐다고 거듭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10일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중요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간고했던 방역전쟁이 바야흐로 종식되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승리를 선포하게 됐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코로나19 방역전쟁의 종식과 승리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그러면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정상방역체계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 당과 정부는 지난 5월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오늘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김 위원장은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국적인 감염자 발생 수는 어제까지 연 12일 간 영(0)을 기록했으며 마지막 완쾌자가 보고된 때로부터도 7일이 지났다"며, "우리 영토를 최단기간 내에 악성 비루스가 없는 청결 지역으로 만들 데 대한 우리의 비상방역 투쟁의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과학연구부문이 제출한 구체적인 분석 자료에 근거하여 나라에 조성됐던 악성 전염병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당 중앙위원회와 공화국 정부를 대표하여 영내에 유입됐던 신형 코로나비루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당과 정부를 대표한 선언으로 코로나19 비상 방역전쟁에서의 승리에 무게를 실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다만 "최대비상방역전의 승리를 선포하였다고 하여 전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완전히 없어졌거나 국가비상방역 사업이 다 끝났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김 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김덕훈 내각 총리의 보고, 김여정 당 부부장과 리충길 국가비상방역사령관, 김영환 평양시비상방역사단장, 리영길 국방성비상방역사단장, 리성학 내각 부총리 등이 토론에 나섰다.
김여정 부부장은 토론 연설을 통해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우려하고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으며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 곳을 가리키게 됐다"면서, 남한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김 부부장은 "과학적 견해를 가지고 볼 때 남조선 지역으로부터 오물들이 계속 쓸어 들어오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나 수수방관해둘 수만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 이미 여러 가지 대응 안들이 검토되고 있지만 대응도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코로나19 유입경로와 관련한 김여정 부부장의 책임전가 주장에 대해 "북한이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리 측에 무례하고 위협적인 발언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방역등급의 조정수준이 아닌 승리를 언급한 만큼 그동안의 방역성과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체 평가를 한 셈"이라며, "다만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 상황을 언급한 만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방역 긴장감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방역조치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방역전쟁에서의 승리를 선포해 리더십과 성과를 부각시켰다"며, "과거 수해나 자연재해 대응처럼 위기를 성과로 전환하는 북한 특유의 '전화위복' 선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 위원장도 이번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확진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김여정 부부장은 토론 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방역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민 실장은 "김 위원장이 확진되었거나 확진된 주민들과 같은 고통을 겪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지도자의 희생 리더십을 강조하며 국가의 위기대처능력을 부각시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