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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선거에 모두 이기고도 '비상(非常)'인 여당



칼럼

    [칼럼]선거에 모두 이기고도 '비상(非常)'인 여당

    핵심요약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이긴 여당 비대위 구성하는 기이한 상황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초래한 인적 리스크로 지지율 폭락
    이준석 대표 축출을 위한 수순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
    이 대표 재진입 막기 위한 비대위 전환이라면 지지율 회복 어려워
    대통령 역시 비서진 대폭 개편등 쇄신책 내놔야 할 것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난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난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여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승리한 것이 '비상'이라면 국민의힘에게 '정상'적인 상황은 뭔지 모르겠다.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집권에 성공했다. 정당의 최종 목표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크게 승리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큰 발판을 마련했다. 이쯤 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아무리 여소야대 국면이라고 해도 국민들의 지지를 동력삼아 자신들이 추구하는 국정목표를 쉽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취임 한 지 불과 석 달 밖에 안 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밑으로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당의 구심점조차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과연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집권 석 달 만에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에 놓인 것은 무엇보다 대표의 부재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낡고 보수적인 당의 분위기를 쇄신하며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지방선거 승리에도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빌미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며 사실상 퇴출수순을 밟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역시 이 대표의 '재진입'을 막기 위한 수순으로 이해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잇단 실수도 당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면서 위기상황을 자초했다. 권 대표는 자신에게 거액의 후원을 한 지역구 선거관리위원의 아들을 청와대 9급 행정요원으로 일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며 '떳떳하게' 공개했다. 그러면서 7급으로 채용하지 않은 것이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의 이 발언은 당연히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아무리 공채과정이 없이 채용하는 행정요원이라고는 하지만 공무원 그것도 청와대 공무원이 될 기회를 잡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며 만일 권 대표의 '지인'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조국 사태'에 실망해 윤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던 20대 젊은이들의 민심이 등을 돌렸다.
     

    내부총질이나 하던 대표가 없으니 좋다는 취지의 대통령의 문자는 가뜩이나 악화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의 '축출'이 결국 대통령의 의지였음이 확인된 셈이다. 또한 당무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윤 대통령의 말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이 붕괴되고 있다는 우려가 국민들 사이로 점점 번지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절대 지지층이었던 TK지역에서조차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사난맥상, 잇따른 대통령의 말실수, 국정현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여당과 대통령실 참모들. 악재에 악재가 겹치면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지율 하락이라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상황타개만을 위한 방안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지지율 하락을 막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지적한 대로 이준석 대표의 재진입을 막기 위한 비대위라면 당의 갈등은 더 깊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대표의 반격에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결국 사람이 제공했다. 무엇보다 가장 리스크를 제공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다. 윤 대통령은 '과거'와 단절하지 못하고 있다. "전 정권에서 이렇게 훌륭한 장관을 봤냐"고 말할 것이 아니라, '훌륭한 대안'을 다시 찾아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당 대표를 '내부총질 하는 사람'으로 적대시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람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권성동 대표 역시 '7급을 못시켜 아쉽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견고한 참모진의 재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충성을 다하는 참모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경험이 풍부하고 상황대처능력이 뛰어난 참모가 필요한 시기다. 국면전환을 위해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도 좋은 방안이다.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으로도 험난한 길이 남아있다. 비대위로 전환하는 명분도 약해 보인다. 비대위로 전환한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맡길 것인지. 또한 비대위의 기간은 얼마로 정할 것인지. 반발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게 기회를 다시 줄 것인지. 분명한 것은 비대위 체제가 이어지는 동안 '권력투쟁'이 재연된다면, 국민의힘은 떨어진 지지율을 다시 만회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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