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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양계장서 닭은 쓰러지는데 병아리는 괜찮은 이유



사회 일반

    폭염 속 양계장서 닭은 쓰러지는데 병아리는 괜찮은 이유

    • 2022-07-06 15:33

    환풍기 돌리고 물안개 뿌려도 달궈진 온기 쉽게 안 빠져
    폭염경보 속 충북 닭·돼지 폐사 이어져…"환풍 신경써야"

    양계장 천장에 설치된 안개분무기. 연합뉴스양계장 천장에 설치된 안개분무기. 연합뉴스
    지속되는 폭염 속에 수은주가 34도까지 치솟은 6일 오후 충북 진천의 정원영(58)씨 양계장은 말 그대로 찜통이었다.

    철제 하우스 구조로 지은 6천㎡의 계사에는 여러 대의 대형 환풍기가 분주하게 돌아가면서 후끈 달아오른 공기를 순환하느라 여념없다.

    바깥 온도가 32도를 넘어설 때 작동하도록 설계된 물안개 분무기는 5분마다 2분 30초씩 차가운 냉기를 뿜어댔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쏟아지는 날씨지만, 농장주 정씨는 계사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더위에 지친 닭을 살피느라 잠시도 몸을 쉬지 못했다.

    부화 후 70일 됐다는 닭들도 목이 타는 듯 식수대에 부리를 대고 연신 물을 빨아댔다. 군데군데 더위에 지쳐 축 처져 있는 닭도 눈에 띄었다.

    정씨는 "닭은 체온이 높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더위에 취약하다"며 "병아리 때는 몸집이 작아서 괜찮은데 성장할수록 계사 내 밀집도가 높아져 더위를 더 잘 탄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위가 심할 경우 닭이 사료를 먹지 않아 성장을 멈추거나 집단 폐사할 수도 있다"며 "냉방장치가 잘 도는지 수시로 확인하면서 더위에 지친 닭들도 일으켜 세워야 해 잠시도 여유 부릴 틈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의 농장에는 열흘 뒤 출하 예정인 토종닭 4만5천 마리가 있다.

    예년보다 일찍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그는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농장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정씨는 "사람도 견디기 힘들 지경인데, 좁은 환경에서 다닥다닥 뭉쳐 지내는 닭들은 얼마나 힘들겠냐"며 "비라도 한바탕 쏟아져 땡볕에 달궈진 온도를 낮췄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충북에 내려진 폭염특보가 1주일째 이어지면서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이날도 보은을 제외한 10개 시·군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폭염주의보는 18일, 폭염경보는 10일 일찍 발령됐다"며 "이번 주 후반 장마전선 북상으로 잠시 비가 내린 뒤 다음 주 다시 고온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폐사하는 가축도 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기준 16개 농가에서 닭 5천600마리와 돼지 49마리가 죽었다.

    도는 가축 폐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해가 우려되는 농가 등에 가축 관리 요령 등을 전파하고 있다.

    또 환풍기 등 실내 온도를 낮추는 장비와 최대 200만 원의 가축재해보험 가입 지원도 진행한다.

    도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폐사를 줄이려면 개방형 축사는 바람이 잘 통하도록 주변 장애물 등을 치우고 밀폐형 축사는 공기 흐름을 방해하는 거미줄, 먼지 등을 제거해야 한다"며 "시·군 축협에 통해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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