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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육아휴직 불이익 인사' 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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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대법원, '육아휴직 불이익 인사' 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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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휴직 복귀 후 실질 권한·임금 하향 발령은 차별"
    "육아휴직 후 인사 발령 차별 여부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 처음으로 제시"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육아휴직에서 복귀한 직원을 전보다 불리한 직무에서 일하도록 인사 발령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식적 직급은 같더라도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 임금 수준 등을 낮춘 인사는 차별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롯데쇼핑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전직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롯데마트 한 지점에서 일하던 40대 남성 A씨는 '발탁매니저'로 근무하던 2015년 6월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롯데마트에선 통상 과장 이상이 '매니저'를 맡는데, 인력 사정에 따라 대리가 매니저 업무를 담당하는 '발탁매니저' 제도를 운영했다. A씨는 발탁매니저로 일하면서 업무추진비와 사택 수당을 추가로 받았다.

    고상현 기자고상현 기자
    A씨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2016년 복직을 신청했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대체근무자가 이미 매니저로 인사 발령을 받아 근무하고 있다"며 A씨를 매니저보다 낮은 직급인 식품 파트 영업 담당으로 발령했다. A씨는 "부당전직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 행위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부당전직을 인정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롯데쇼핑은 2017년 1월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쟁점은 롯데쇼핑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였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를 휴직 전과 동일한 업무나 동등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발탁매니저는 임시 직책일 뿐이며, 업무추진비와 사택 수당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아 A씨가 육아휴직 전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다고 볼 수 없다"며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2심은 롯데쇼핑 측 손을 들어줬다. 발탁매니저는 필요에 따라 부여되는 임시직에 불과해 A씨를 다른 업무에 복귀시켰다고 볼 수 없는 데다, A씨를 육아휴직 전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직무로 복귀시켰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근로자에게 부여한 업무가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려면, 휴직 전후 업무에서 직책이나 직위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서 사회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업주가 '같은 업무' 대신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육아휴직 사용 근로자가 복귀 후 받는 임금이 휴직 전과 같은 수준이기만 하면 사업주가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실질적으로 불리한 직무를 부여하는 것인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발탁매니저로 일하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 대부분 복귀 후에도 발탁매니저 직책을 부여한 점 등에 비춰보면 발탁매니저를 임시직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육아휴직 복귀 시, 형식적으로 직급이 같더라도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 실질적인 임금 수준 등을 하향시키는 전직은 차별에 해당한다"면서 "전직 전후에 차별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첫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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