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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추억을 어루만지고 현재를 위로하는 '버즈 라이트이어'



영화

    [노컷 리뷰]추억을 어루만지고 현재를 위로하는 '버즈 라이트이어'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감독 앤거스 맥클레인)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포일러 주의
     
    어린 시절 추억이 어린 장난감이었을 때부터 '토이 스토리' 시리즈 속 캐릭터들은 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를 전했다. 어느덧 '전설'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우리의 친구 버즈 라이트이어는 첫 솔로 무비 '버즈 라이트이어'에서도 여전히 용감하고, 또 여전히 따뜻하게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인류 구원에 필요한 자원을 감지하고 현재 수많은 과학자와 미지의 행성으로 향하던 버즈 라이트이어(크리스 에반스)는 이번 미션이야말로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쓸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버즈의 실수로 삭막하고 거대한 외계 생물만이 사는 폐허의 땅에 모두가 이곳에 고립되고, 버즈는 모두를 구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기로 한다.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탈출 미션을 위해 1년의 준비를 마쳤지만, 버즈의 미션은 이것만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우주를 집어삼킬 '저그'와 대규모 로봇 군사의 위협에 맞서게 되고, 어쩌다 한 팀이 된 정예 부대와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픽사 '토이 스토리'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픽사 '토이 스토리'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1995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이자 이제는 레전드 캐릭터로 자리 잡은 버즈 라이트이어가 첫 번째 스핀오프 작품으로 오랜 팬들을 찾아왔다. 앤디가 가장 좋아했던 영화가 무엇이었을지 궁금했던 그 시절 우리들에게 '버즈 라이트이어'는 이에 화답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토이 시리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버즈 라이트이어'는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를 통해 영화가 SF 어드벤처 장르임을 선명하게 그려내면서 관객들을 앞으로 나아갈 모험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오프닝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
     
    영화는 타이틀롤인 버즈를 중심으로 그가 어떻게 실수를 극복하고 비로소 진정한 '자신'으로 거듭나는지를 그린다. 자신의 실수로 팀원들이 미지의 행성에서 떠나지 못하게 되자 버즈는 자신의 친구와 동시대를 살아가지 못하고 다른 시간대를 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음에도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시험비행에 나선다. 그렇게 버즈는 실수를 저질렀던 그때 그 나이에 머물러서 동료들이 늙어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걸 지켜보게 된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홀로 그때 그 시간에 머무는 버즈는 그때 그 실수, 즉 과거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 그 자체처럼 보인다. 실수에 매달려서 이를 극복하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붓느라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 시간의 행복을 만끽하지 못한 것이다. 마치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의 내면이 트라우마를 일으킨 그때에 머물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저 '자신의 실수'에 목맨 채 시간을 반복하던 버즈의 또 다른 실수는 또 다른 버즈의 존재로 나타난다. '중요한 존재'여야 한다는 또 다른 버즈의 믿음, 즉 '강박'은 버즈를 외골수적인 존재로 만들고 버즈는 물론 버즈의 새로운 동료들의 목숨마저 위협한다. 버즈 대 버즈의 대결은 실수를 만회하는 최선의 방법이자 올바른 방법을 보여준다.
     
    버즈와 새로운 동료들의 모험은 버즈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 과거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트라우마 극복기이기도 하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과거에 머물러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했던 버즈가 새로운 동료들과 모험하며 실수를 바로잡고,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또 누군가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인간이 으레 그러하듯 실수하기도 하고, 완벽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역설적으로 비로소 완벽한 인간이 된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버즈의 원년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앨리샤의 손녀이자 열정 넘치는 이지, 인생의 방향을 잃은 채 방황하는 모, 법의 경계를 넘나든 경력이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 다비, 모두 아직은 부족하고 방황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존재다. 사실 사람은 모두 완벽하지 않고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갖지 못한 부분을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채워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버즈와 팀원들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진정한 '원팀'이 된다. 이러한 이들을 부르는 또 하나의 단어는 바로 '대안 가족'이다. 혈연으로 묶이진 않았지만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마치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고, 동 시간대를 살았던 이들을 모두 보낸 버즈에게도 이들은 가족이자 친구이자 동료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때부터 버즈는 새로운 시간대에서 다시 새롭게 자기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어느덧 자란 그 시절 우리들처럼 버즈도 어른이 됐고, 어른들 역시 실수하고 또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나의 모자란 부분을 발견하고 그러한 모습조차 나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렇게 어른이 된 우리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여전히 넘어지기도 하지만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우리는 결코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지 않고 누군가와 함께하기에 이 거대한 우주 한 자락에서도 외롭지 않다고 다독여준다.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픽사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세계 최초 100% CG 3D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곧 기술 발전의 역사였다. 이번에는 최초로 IMAX(아이맥스) 카메라 촬영이 등장한다. 시리즈는 기술적 변화뿐만 아니라 시대 변화도 담아냈다. '토이 스토리 4'의 양치기 소녀 인형 보 핍이 능동적·도전적인 캐릭터가 되어 세상을 향해 나아간 것처럼 앨리샤나 이지 등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하고, 다양한 인종과 성소수자 등을 그려내며 새 시대의 가치를 전한다.
     
    이 영화의 최고의 신스틸러는 고양이 로봇 '삭스'다. '고양이는 최고다'라는 고양이 덕후들 사이에 오가는 오랜 진리를 다시금 실감하게 만든다. 삭스는 버즈의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 버즈를 안팎으로 도와준다. 그게 아니더라도 그냥 삭스의 모든 행동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다.
     
    105분 상영, 6월 15일 개봉, 쿠키 2개 있음, 전체 관람가.

    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디즈니·픽사 '버즈 라이트이어'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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