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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배드민턴 심데렐라? "내가 미쳤다고 했지만 다들 미쳤던 거였죠"



스포츠일반

    女 배드민턴 심데렐라? "내가 미쳤다고 했지만 다들 미쳤던 거였죠"

    지난 14일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중국과 결승에서 마지막 5단식에 출전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뤄낸 심유진. 대한배드민턴협회지난 14일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중국과 결승에서 마지막 5단식에 출전해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뤄낸 심유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우승을 차지한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의 축승연이 열린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 김충회 감독과 배기대·김용현·장영수·이경원·성지현 코치를 비롯해 선수 12명까지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태국오픈을 마친 선수단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곧바로 버스를 타고 우승 기념 환영회에 참석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은 "선수단이 혼연일체가 돼 65년 배드민턴 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었다"고 칭찬했고, 공식 후원사인 요넥스코리아 김철웅 대표이사도 "7시간 결승을 보면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맛봤는데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저력을 느꼈다"고 격려했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1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우버컵 결승에서 최강 중국을 대접전 끝에 3 대 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단체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앞서 4강전에서는 숙적 일본을 3 대 0으로 누르며 6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이뤘고 여세를 몰아 중국까지 격파한 것이다.

    당초 대표팀은 전력 면에서 4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적잖았다. 더욱이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에 유일한 메달(동)을 안긴 여자 복식 김소영(인천국제공항)이 다리 부상으로 출전하기 어려웠다. 주장이 빠진 가운데서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우승 기념 환영연 및 포상식에서 선수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우승 기념 환영연 및 포상식에서 선수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승에서 대표팀은 에이스 안세영(삼성생명)이 지난해 올림픽 챔피언 천위페이에 1 대 2로 아깝게 지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복식 이소희-신승찬(이상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에 2 대 1 역전승을 거뒀고, 김가은(삼성생명)이 3단식에서 졌지만 김혜정(삼성생명)-공희용(전북은행)이 4복식을 따내며 균형을 다시 맞췄다.

    마지막 5단식의 심유진(인천국제공항)이 방콕 대첩의 대미를 장식했다. 심유진은 왕즈이와 7번의 듀스 끝에 28 대 26으로 1세트를 따내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 지친 왕즈이를 농락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심유진은 단식 세계 랭킹 46위로 14위의 왕즈이와는 차이가 적잖았다. 지난달 '2022 광주 요넥스 코리아 마스터즈'에서도 심유진은 왕즈이에 0 대 2로 졌던 터였다. 그러나 심유진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왕즈이를 잡으며 신데렐라가 됐다.

    축승연 뒤 인터뷰에서 심유진은 "솔직히 결승 마지막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면서 "1세트 계속 듀스가 이어졌을 때도 '아 어떡하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 경기로 우승과 준우승이 결정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료들의 성원에 힘을 냈다. 심유진은 "응원이 잘 들려서 긴장을 풀고 최선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면서 "사실 왕즈이가 더 부담이 됐을 거고 나는 운도 따랐고 컨디션도 좋아 이겼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결승까지 많은 고비가 있었는데 모든 선수들이 노력해서 일궈낸 우승"이라면서 "(안)세영이도 책임감을 갖고 자기 역할을 잘 해줘서 다른 선수들이 잘 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중국과 결승에서 심유진(가운데)이 마지막 5단식을 이기고 우승을 확정하자 선수단이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 협회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우버컵) 중국과 결승에서 심유진(가운데)이 마지막 5단식을 이기고 우승을 확정하자 선수단이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 협회

    본인도 동료들도 믿기지 않는 승리였다. 심유진은 "선수들 전부 다 미쳤다고 생각했다"면서 "속으로 '이게 맞나? 진짜로 내가 이긴 게 맞나'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결승 뒤 3일 동안 선수들이 '우리 참 우승했지?' 전부 다 안 믿기는 상황이었다"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다시 미소를 지었다.

    신데렐라도 떠올랐지만 아직 심유진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여전히 심유진은 세계 정상권과는 거리가 있다. 심유진은 "선발전을 잘 뛰어서 열심히 하면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라면서 "만약 아시안게임에 나가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운동을 하면서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라면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6월 2일 밀라노에서 열리는 2022 이탈리아국제배드민턴챌린지대회와 7일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인도네시아마스터즈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안세영, 심유진 등 주전급 선수들은 인도네시아 대회에 나서는데 또 한번의 낭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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