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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만찬 대신 도시락회의…'총리대행' 추경호의 무거운 어깨



경제 일반

    대통령 만찬 대신 도시락회의…'총리대행' 추경호의 무거운 어깨

    핵심요약

    윤석열 정부 출범일에 '대통령 만찬' 불참하고 기재부 간부들과 '도시락' 회의
    물가·금융·환율·금리·무역수지 등 경제 현황의 엄중함 표현
    첫 회의부터 비상경제대응TF 출범…취임식서도 "민생안정" 일성
    "8년만에 돌아와 반갑고 기쁘다"…후배와 대화하며 조직 보듬기도
    역할론 엇갈리는 국무총리 대행에 부담…의회경험은 당정 소통에 장점으로 꼽히기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관련된 2차 추경 편성을 다루는 당정 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관련된 2차 추경 편성을 다루는 당정 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 수장을 맡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고물가와 저성장이라는 엄중한 당면 과제에 '국무총리 권한대행'이라는 가욋일까지 맡게 되면서 어느 부총리보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수지 적자까지…대통령 만찬 불참하고 간부들과 도시락 회의

    시민들이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시청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시민들이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시청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일인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축하 만찬에 불참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기 경제정책 총괄책임자인 만큼 윤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각료들과의 교류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지만, 최근 심각한 경제 상황이 그의 마음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추 부총리가 대신 선택한 것은 기재부 간부들과의 도시락 회의였다.
     
    정부서울청사에 1급 이상 간부들을 불러 모아 도시락을 먹으며 당면한 물가와 금융시장 동향을 살피고, 12일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안 내용을 점검했다.
     
    단순한 회의 대신 도시락을 선택한 것은 현 경제 상황의 타개책을 만드는 것이 시급을 다투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경제관료들에게 전한 것이다.
     
    13년 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4.8%의 소비자물가, 2600선이 붕괴된 코스피, 128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6개월 새 1%p가 오른 기준금리, 2개월 연속 무역적자 등 현 상황의 엄중함을 대통령 만찬 불참과 도시락 만찬으로 강조한 셈이다.
     

    업무 첫날 만든 비상경제TF…"민생 안정" 외치며 직원들과 대화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관련된 2차 추경 편성을 다루는 당정 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관련된 2차 추경 편성을 다루는 당정 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추 부총리는 업무 첫 회의에서 기재부 내에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회의 전에는 민간전문가들과 만나 올해 세수를 점검했다.
     
    단순히 의지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비상경제대응TF에는 경제정책국장, 국제금융국장, 국고국장, 대외경제국장, 예산총괄심의관, 조세총괄심의관 등 주요 국장들을 대거 포함, 말 그대로 총력대응을 가능케 했다.
     
    추 부총리의 경제 살리기 의지는 11일 열린 취임식 일성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그는 "비상한 시기에 새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며 "앞으로 기재부 내 비상경제대응TF를 중심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외환시장 등 경제 상황 전반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선제 대응 조치를 마련해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물가 안정 등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 "민간·시장·기업 중심의 경제 역동성 되살리기", "과감한 규제 혁신을 통한 창의적 기업활동 발목을 잡는 족쇄 풀기" 등도 언급하며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차례차례 언급했다.
     
    시급성만을 앞세운 채찍질 뿐 아니라 후배 경제관료들을 향한 애정도 드러내며 조직 보듬기에도 나섰다.
     
    추 부총리는 "8년 만에 이곳으로 돌아와 후배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고 기쁘다"고 인사를 건네는 한편, 취임식 후 별도의 직원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승진 적체, 부서 간 업무 칸막이 등 후배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였다.
     

    정권 시작부터 총리 권한대행…재선 의원 경험은 강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배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배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추 부총리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숙제는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 뿐이 아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부총리로서 국무총리 권한대행까지 맡게 된 것이다.
     
    상당수 국무위원 후보들이 국회 인사청문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탓에 가뜩이나 '반쪽 정부'라는 소리를 듣는 상황에서 총리 역할까지 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신속한 정부 구성을 위해 추 부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국무위원 임명을 제청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그럴 경우 국회가 총리 인준 권한으로 대통령의 내각 구성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한 헌법 정신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역할에 대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점은 추 부총리의 재선 의원 경력이 경제정책 수립 과정에서 국회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차관 등 기재부 관료로서 국회를 상대했고, 2016년부터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으로 정부를 상대하는 등 양쪽 경험을 모두 갖고 있는 만큼 일반 관료들보다 여당인 국민의힘과의 소통이 수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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