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16일 웰컴저축은행과 프로당구 팀 리그 파이널 6차전에서 샷을 구사하고 있다. PBA프로당구 여자부(LPBA) 최강자다운 기량을 펼쳤지만 승리의 여신은 다른 팀에 미소를 보냈다.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의 분전에도 블루원리조트는 아쉽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블루원리조트는 16일 밤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2021-22' 파이널 6차전에서 웰컴저축은행에 2 대 4로 졌다. 시리즈 전적 3승 4패로 우승컵을 내줬다.
다만 블루원리조트는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일약 강팀으로 거듭났다. 블루원리조트는 올 시즌 후기 리그 우승과 시즌 종합 3위를 이룬 뒤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4위 NH농협카드, 2위 크라운해태를 연파하며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연이은 격전의 피로감과 상위팀 어드밴티지까지 극복하진 못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시즌 통합 1위로 파이널에 1승을 안고 파이널에 선착했다. 두 팀은 6차전까지 3승 3패로 맞섰지만 1승의 이점을 안은 웰컴저축은행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하위 블루원리조트를 강팀으로 변모시킨 일등공신은 스롱이었다. 지난 시즌 뒤 블루원리조트는 드래프트에서 스롱을 전격 영입했다. 스롱은 LPBA 개인 투어에서도 올 시즌에만 2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최강으로 거듭났다.
특히 스롱은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했다. 크라운해태와 플레이오프(PO), NH농협카드와 준PO에서 2세트 여자 단식 5전 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주장 엄상필은 올 시즌 수훈 선수로 주저 없이 "피아비"라고 외쳤다. 강민구도 "워낙 스롱이 여자 선수로 독보적이어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16일 프로당구 팀 리그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웰컴저축은행 선수들(왼쪽)과 준우승을 거둔 블루원리조트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PBA6차전에서도 스롱은 제 역할을 해냈다. 김예은과 2세트 여자 단식에서 13이닝 만에 11 대 9 역전승을 이뤄냈다. 강민구와 나선 4세트 혼합 복식에서도 스롱은 원뱅크 걸어치기, 비껴치기 대회전에 이어 7이닝 스리뱅크와 투뱅크 넣어치기까지 신들린 샷을 선보이며 승리를 이끌었다.
파이널 6차전까지 스롱은 여자 단식 5승 1패, 혼합 복식 4승 2패를 기록했다. 특히 서한솔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홀로 12경기를 모두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파이널 9승 3패는 웰컴저축은행 서현민의 10승 1패 다음으로 좋은 기록이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스롱의 편이 아니었다. 블루원리조트는 5. 6세트 남자 단식을 모두 내줬다. 특히 6세트 상대 한지승의 원뱅크 샷이 키스가 났음에도 행운의 2득점이 됐고, 하이런 8점으로 연결되면서 승패가 갈렸다.
경기 후 스롱은 패배의 눈물 대신 "팀 리그가 처음인데 결승까지 와서 행복하고 좋다"면서 "오빠들과 1년 동안 추억도 많고 열심히 배우고 큰 도움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엄상필은 "지난 시즌에는 불안감이 많았지만 피아비가 오면서 여자 선수 라인업에 안정감을 주자 팀 전체의 합이 맞게 됐다"면서 "이제 우리 팀을 모두 우승 후보로 생각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스롱은 포스트시즌에서 여자 선수 경기를 홀로 책임진 데 대해 "경기만 쳐도 너무 좋다"면서 "피아비라는 이름이 있어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팀원들의 응원해줘서 마음이 든든했다"고 공을 돌렸다.
오는 19일부터 펼쳐질 개인 투어 왕중왕전인 'SK렌터카 PBA-LPBA 월드챔피언십 2022'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스롱은 "팀 리그처럼 매 경기 열심히 해서 우승컵을 안고 캄보디아로 빨리 가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