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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탐]"이재명도 윤석열도 유세에서 '이재명' 외친 이유는?"



국회/정당

    [정탐]"이재명도 윤석열도 유세에서 '이재명' 외친 이유는?"

    편집자 주

    ★ [김광일의 정탐]은 CBS 김광일 기자가 대선 기간 후보들의 정책을 탐구하고 정치의 새 방향을 탐색하는 코너입니다

    이재명·윤석열 유세발언 10만 단어 분석
    '이재명' 이재명 557회, 윤석열 98회 말해
    尹은 정권교체, 李는 인물론 내세워 활용
    호남 둘러싼 각축전, '김대중'도 높은 순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일 (CBS 기자)
     
    대선 기획 '김광일의 정탐' 정책탐구. 김광일 기자 어서 오세요.
     
    ◆ 김광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은 뭘 좀 탐구해 볼까요?
     
    ◆ 김광일> 오늘로 제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끝나거든요. 선거운동 기간 양당 후보들의 말을 분석해 봤습니다.
     

    ◇ 김현정> 유세하다 보면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말을 쏟아낼 텐데 그걸 다 어떻게 분석하셨어요?
     
    ◆ 김광일> 일단 민주당 이재명 후보랑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발언만 모아봤는데요.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2월 15일부터 2주간 두 사람이 유세현장에서 쏟아낸 말을 합하니까 10만 단어 정도가 되더라고요. 이걸 다 모아다가 형태소 단위로 끊어서 컴퓨터에 입력했습니다. 그리고 텍스트 데이터 전문 분석업체랑 같이 살핀 결과를 이제 전해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선거기간 전체를 어떻게 보면 꿰뚫어볼 수 있는 시간인데, 말하자면 각 후보들의 키워드를 추출해 본 거네요?
     
    ◆ 김광일> 그렇습니다. 후보들 입에서 나온 인물, 장소, 그리고 정책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 김현정> 시작해 보죠. 인물. 누구 이름이 제일 많이 언급됐나요?
     
    ◆ 김광일> 제일 흥미로운 포인트였는데요. 이재명, 윤석열 두 사람이 가장 많이 외친 이름이 겹쳤습니다.
     
    ◇ 김현정> 가장 많이 외친 이름이 똑같은 한 인물이에요?
     
    ◆ 김광일> 네. 누구냐면 다름 아닌 '이재명'이었습니다.
     
    ◇ 김현정> 윤석열 후보 입에서 나온 가장 많은 이름도 이재명이고 이재명 후보 입에서 나온 가장 많은 이름도 이재명이에요?
     
    ◆ 김광일> 먼저 이재명 후보는 본인 이름을 557차례나 말했거든요. 2주 동안 언급한 모든 키워드 중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국민', '경제', 이런 단어들보다 더 많이 외친 게 '이재명'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는 본인 이름을 본인이 잘 안 하잖아요. '제가요, 내가요' 이러지 '저 현정이가요' 이렇게 잘 안 하는데 (웃음)
     
    ◆ 김광일> (웃음) '광일이가요' 이러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겠죠.
     
    ◇ 김현정> 윤석열 후보는 그런데 이재명 후보 이름을 제일 많이 외쳤어요?
     
    ◆ 김광일> 이것도 신기한데요.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98차례, 윤석열 본인의 이름보다도 두 배 이상 말을 했습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그래픽=안나경 기자
    ◇ 김현정>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 그걸 한번 연구해 보죠.
     
    ◆ 김광일> 제가 키워드만 계속 바라보다가 연관해서 같이 썼던 단어가 뭐가 있나 살펴보니까 분석하기에 조금 더 수월하더라고요. 앞뒤 문장에서 어떤 단어랑 같이 나왔는지 묶어서 맥락을 파악해 봤습니다.
     
    ◇ 김현정> 이재명이라는 이름과는 어떤 단어가 제일 많이 쓰였어요?
     
    ◆ 김광일> 윤석열 후보의 말부터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단어를 '민주당', '민주당 주역들', '민주당 자기들', '민주당 세력들'. 이런 단어랑 같이 썼습니다. 기본적으로 정권교체 여론을 의식한 것 같거든요.
     
    ◇ 김현정> 정권교체 여론이 사실 선거 내내 높았잖아요. 그거를 의식해서 얘기하다 보니까 이재명 후보까지 같이 나온 거군요.
     
    ◆ 김광일> 그렇게 정권교체 여론이 높고 또 민주당 지지율도 최근에야 역전되긴 했지만 대체로 좀 국민의힘보다 낮았거든요. 그래서 민주당 세력들, 이런 프레임에 이재명 후보를 가두려는 전략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예시로 어떤 발언을 들어보면 안 돼요?
     
    ◆ 김광일> 직접 골라왔는데요. 지난주에 강원 동해에서 (윤석열 후보가) 했던 연설을 들어보겠습니다.
     
    ★ 윤석열(2월 28일 강원 동해 유세)> 이번 선거는 5년에 한 번씩 오는 이런 선거 아닙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라고 보셔도 안 됩니다. 이번 선거는 우리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상식과, 부패하고 썩은 이재명 민주당 세력들과의 싸움입니다, 여러분.
     
    ◇ 김현정> 이런 식으로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많이 언급됐다?
     
    ◆ 김광일> 그런데 반면에 문재인 대통령 이름은 거의 안 나왔습니다. 순위권에서도 빠졌거든요.
     
    ◇ 김현정> 정권교체를 외치려면 사실은 지금 정권, 문재인 대통령 이름이 많이 나와야 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 김광일> 여론조사만 봐도 정권교체 여론은 높지만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한 40%대를 유지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윤석열 후보 본인이 문재인 대통령한테 직접 임명됐던 인사라는 점에서 딜레마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는 왜 본인이름을 그렇게 많이 얘기했을까요?
     
    ◆ 김광일> 557차례나 언급을 했는데 반대로 정권교체론을 탈피하려는 전략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재명 후보가 이재명이라는 단어 쓸 때 앞뒤에는 뭘 많이 썼습니까?
     
    ◆ 김광일> 연관 키워드가 '성남시', '경기도', '성남시장', '도지사', 이런 게 많았거든요. 그러니까 윤석열 후보랑 달리 민주당이랑 같이 묶지 않았어요.
     
    ◇ 김현정> 민주당-이재명 이게 잘 묶이지 않았어요?
     
    ◆ 김광일> 옛날만 해도 '이재명의 민주당' 이렇게 했었는데. 이번에 조사했던 2주 기간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본인의 자치단체장 시절 성과를 부각해서 인물 경쟁력은 내가 더 낫다는 걸 강조하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이것도 (이재명 후보의) 충남 천안 유세 현장 발언을 직접 들어보실까요?
     
    ★ 이재명(2월 23일 충남 천안 유세)> 그 사람의 미래를 보려면 그 사람이 살아온 과거를 보면 됩니다. 그가 약속을 지킬 지는 그가 과거에 약속을 지켰는지 보면 됩니다. 그가 실력이 있는지는 그가 과연 과거에 실력을 실적으로 증명했는지를 보면 됩니다. 이재명, 성남시장 경기도지사하면서 확실하게 실력을 실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이런 식으로 썼군요. 자신의 이름을.
     
    ◆ 김광일> 이재명 후보의 통계가 특히 의미가 있는 게 분석시점에는 이재명 후보가 거의 즉흥연설을 했어요. 최근에 유세할 때는 스크립트에 나와 있는 거 미리 적어놓은 거 읽고 정제된 말을 했는데 그 일주일 전만 해도 그냥 말을 하면서 이걸 보면 선대위 차원의 전략이 깊게 깔려있다기보다는 가감 없는 속마음을 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이 양 후보의 리스트 상위권에 다 분포돼 있어요?
     
    ◆ 김광일> 이재명 후보 입에서 34차례, 그러니까 2위죠. 이재명 다음으로 김대중이 많았고.
     
    ◇ 김현정> 이재명 후보가 내뱉은 말 중에 1위는 이재명, 2위는 김대중이에요. 윤석열 후보는 1위가 이재명, 2위가 윤석열, 3위가 김대중.
     
    ◆ 김광일> 그러니까 호남 민심에 러브콜 보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대목 중 하나가 민주당이랑 호남 사이의 틈이 좀 벌어졌다는 거예요. 옛날 같은 경우에는 호남에서 민주당 몰표 주고 그랬을 텐데 지금은 이재명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호남 기준으로 한 60%대, 많아야 70%대밖에 안 나오거든요. 젊은 층이 많이 빠졌고 또 당내 패권 다툼에서도 노무현, 문재인계가 주도권을 계속 유지해 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중심의 동교동계, 호남 쪽이 많이 소외가 됐었죠. 그래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제 동교동계 원로인사, 지금 이재명 선대위에 합류해 있는 분한테 직접 물어봤는데 호남 사람들이 거의 이재명을 찍기야 찍겠지만 예전처럼 다른 지역 지인들한테 막 전화해서 이재명 찍어라, 이렇게 열성적으로 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 틈을 윤석열 후보가 파고든 거다?
     
    ◆ 김광일> 그렇죠. 그래서 그런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목포 같은 호남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인천, 경기, 경남 같이 호남 출향민들이 많은 곳에서 계속 유세 중에 소환을 하더라고요. 여기에는, 이 대목에는 김한길 전 대표가 모종의 역할이나 조언 같은 걸 하지 않았겠나 하는 얘기도 취재하면서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반면에 이재명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걸 막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까 자주 호남에 또 내려가서 방어를 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호남을 두고 양측이 경쟁하다 보니까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도 자주 호명이 됐다. 인물 키워드는 그렇고 장소는 어떻습니까?
     
    ◆ 김광일> 두 후보 모두 제일 많이 언급한 지역 키워드가 '대한민국'이었습니다.
     
    ◇ 김현정> (웃음) 이거 너무 당연해 보이는데요.
     
    ◆ 김광일> 이재명 후보 322차례, 윤석열 후보 231차례 외쳤는데요. 그래서 제가 눈여겨 본 건 다음 순위였어요.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가 2위, 161차례였고요.
     
    ◇ 김현정> 이거는 왠지 알겠어요. 본인의 성과를 강조하려다 보니까 경기도 얘기가 많이 나왔겠죠.
     
    ◆ 김광일> 맞아요. 그 다음이 또 '지방'이었습니다. 3위 '지방'은 70차례 언급을 했는데요. 여기서는 지방차지, 지방분권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소신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윤석열 후보는 어떤 장소 키워드가 많았어요?
     
    ◆ 김광일> 대한민국 다음으로 '대구', '대장동', '북한', 이 순서로 많이 언급이 됐습니다. 대구광역시가 60차례, 대장동이 56차례, 북한이 45차례였는데요. 이중에서 대장동은 주로 이재명 후보 비판용, 북한은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비판용으로 쓰였고요.
     
    ◇ 김현정> 대구는 국민의힘 보수야당 쪽 텃밭이라고 불리는 곳 아니에요?
     
    ◆ 김광일> 아까 이제 민주당이랑 호남이 틈이 벌어졌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영남 같은 경우는 틈이 벌어졌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이랑은 좀 다르거든요. 국민의힘에서도 TK, PK 민심이 내일 본 투표에서 얼마나 결집되는지 이 대목이 당락을 가를 포인트 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그래픽=안나경 기자 
    ◇ 김현정> 그래요, 인물, 장소 키워드 살펴봤고 나머지 키워드 중에는 어떤 게 많이 언급이 됐습니까?
     
    ◆ 김광일> 기본적으로 아까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국민'이라는 단어가 두 후보 모두 많았고요. 이재명 후보 같은 경우에는 '경제', '미래', '정치', '세상' 이런 단어들이 상위권에 랭크가 됐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정권교체론, 회고적 투표를 벗어나서 미래상을 제시하고 인물론을 부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정치라는 단어 같은 경우는 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정치교체, 정치개혁 이런 프레임 내세우면서 많이 쓰였습니다.
     
    ◇ 김현정> 진짜로 많이 쓰였는지 한번 들어볼까요?
     
    ◆ 김광일> 울산 유세현장입니다.
     
    ★ 이재명(2월 27일 울산 유세)> 정치를 바꿔서 선거제도를 바꿔서 진정한 정치교체, 우리의 세상을 교체하자. 더 나쁜 정권교체가 우리의 삶에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더 나은 정치교체가 가능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가 가진 기득권 내려놓을 수 있죠. 내려놔야죠.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 김현정> 윤석열 후보는 어때요?
     
    ◆ 김광일> '민주당', '정부', '정권', '나라', '부패', '상식'. 아까 이준석 대표도 '상식'이라고 했죠. 이런 단어들이 많이 보였고요. 특별히 '자기들'이라는 단어가 8위로 178차례나 쓰였습니다. '민주당 자기들' 이렇게 쓰였어요. 문재인 정부랑 이재명 후보를 한 묶음으로 엮어서 심판하겠다는 취지였는데요. 정권교체론, 이거를 끈덕지게 이어가면서 정치교체 프레임에 끌려가지 않겠다 하는 전략이 깔려있겠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역시 한 번 들어볼까요?
     
    ◆ 김광일> 경남 거제 연설입니다.
     
    ★ 윤석열(2월 19일 경남 거제 유세)> 이번 대선은 자기들끼리 이권을 나눠먹고 국민의 혈세를 엉뚱한 데 낭비하고 양극화 소득격차를 더 벌려내는 무능하고 부패한 이재명 민주당의 주역들을 심판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정책 얘기를 또 빼놓을 수가 없을 텐데 이거는 따로 키워드 정리를 해 보셨습니까?
     
    ◆ 김광일> 네. 해봤습니다. '탄소 중립', '에너지전환', '국가안보', '부동산', '취약계층 복지'관련 정책을 입에 많이 올렸습니다. 지금의 시대정신이 여기있다고 봤다는 얘기겠죠. 언급 빈도는 살짝 갈렸는데요. 이재명 후보는 탄소중립, 환경 일반 분야가 가장 많았습니다. '재생 에너지', 'RE-100', '새만금', 이런 단어가 많았고요.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는 이거보다 '에너지전환', '탈원전' 이런 단어가 많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을 중단하라고 줄기차게 요구를 했죠.
     
    ◇ 김현정> 그렇죠. 마지막 마무리요.
     
    ◆ 김광일> 이재명 후보는 방어적이었고요. 윤석열 후보는 이렇게 좀 공격적인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정책탐구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김광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김광일> 고맙습니다.

    ※ 키워드 분석은 CBS 정치부, 팩트체크팀과 데이터 분석업체 '스피치로그(대표 주재선)'가 함께 진행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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