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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 온다' 부대에 알린 공군 지휘관들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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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성추행 피해자 온다' 부대에 알린 공군 지휘관들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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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15특수임무비행단 대대장·중대장, 오늘 1심 선고공판서 무죄
    이모 중사 전속 당시 성추행 피해 사실 알린 혐의
    "명예훼손의 '사실적시'는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대대장 '불미스러운 일', 중대장 '성 관련 일로 추정' 말로는 유추 어려워"
    유족은 '튕기기' 언급 있었는데 제지 안 했다며 탄원서 내…선고 뒤 강력 반발

    연합뉴스연합뉴스
    지난해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당시, 피해자가 전출 갔던 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성추행 피해 사실을 부하들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 지휘관 2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26일 오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15비 정보통신대대장 안모 중령과 중대장 어모 대위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이 중사가 3월 2일 20전투비행단에서 장모 중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이를 신고하고 4월에 15비로 전속 왔을 당시 그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부대원들에게 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중령은 이 중사가 전입을 오게 된 경위를 알아보던 중 문제의 사건이 있었다는 내용을 들은 뒤, 그가 전 소속부대(20비)에 관련된 업무를 하지 않도록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중대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이 중사가 불미스러운 일로 전입을 온다"고 한 혐의를 받는다.

    어 대위는 주요 간부들이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이 중사와 관련해 '좋지 않은 일로 전속을 오니 (20비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다른 인원에게 '이런 언급 자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자 이를 삭제했다. 그 뒤 반장들에게 말로 "20비를 언급하지 말고 반갑다, 환영한다고 하라"고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이유를 묻자 "성 관련 일로 추정되니 언급하지 말고 적당히 둘러대라"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명예훼손에서 규정하는 '사실적시'는 특정 인물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가 침해될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하며 그러려면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더라도 특정 문구에 의해 유추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안 중령이 말한 '불미스러운 일로 전입을 온다'는 말로는 성범죄 사실을 특정할 수 없으며 다양한 가치판단을 내포하고 있고, 성범죄 피해자란 사실을 유추하기 어려워 증명 가능한 사실로 보기 어렵다"며 본인과 참고인 등 진술 등을 참고할 때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의도가 있거나 그런 결과가 발생할 것을 인식함으로써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당시,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부하들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 지휘관 2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혐의가 인정되어 1심에서 징역 7년이 구형된 노모 준위. 연합뉴스공군 부사관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당시,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부하들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 지휘관 2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혐의가 인정되어 1심에서 징역 7년이 구형된 노모 준위. 연합뉴스
    어 대위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일로 전속을 온다'는 말로는 어떤 일인지 예측이 어려우며 성범죄 사실을 전제로 한 표현이나 이를 암시한다고 볼 수 없고, '성 관련이라 추정된다'는 말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도 모르고 '추정'이라고만 했다"며 "사실적시라 할 만큼 구체성을 띠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어 대위는 1차 지휘관(중대장)으로서 부대원들을 보호할 권한과 책임이 있고, 반장들을 부른 자리에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표현만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명예훼손 법리에 비춰 살펴보면 수집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작성한 글이나 발언이 사실적시에 해당하거나, 명예훼손 고의가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중사 유족은 두 사람에 대해 지난해 말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었다. 여기에는 "안 중령이 회의에서 한 간부가 '오면 튕기기(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괴롭혀 스스로 다른 부대로 전출 가게 만드는 것)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도 제지나 경고를 하지 않는 등, 이를 막지 않겠다고 묵시적으로 허락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선고 직후 유족은 재판부에 항의하며 두 사람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피고인들은 이에 대답하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국방부 검찰단은 판결에 항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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